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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의 생존전략]'수익성 둔화' 미디어로그, 탈출구 '중고폰'⑤알뜰폰 사업 이후 첫 영업이익, 지난해 흑자폭 감소

최현서 기자공개 2024-09-11 08:04:04

[편집자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동통신사업자 할당 취소를 확정했다. 이제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카드로 알뜰폰이 지목된다. 하지만 알뜰폰 시장의 현실은 차갑다. MNO에서 MVNO로 번호를 이동하는 가입자가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사업자들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어 시장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레드오션이 되어가는 알뜰폰 시장의 현주소와 플레이어들의 생존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0일 0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디어로그는 2017년 7월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시장에 진입할 때부터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미디어로그의 사업 시작에 우려를 표했다. 고난 끝에 알뜰폰 시장에 발을 디딘 미디어로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투트랙' 전략을 내세워 KT엠모바일의 뒤를 잇는 사업자가 됐다.

다만 내실 있는 성장은 거두지 못했다. 알뜰폰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영업적자 폭이 대폭 늘었다. 2022년 알뜰폰 사업 시작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영업이익 폭이 줄며 성장 흐름세를 잇지 못했다. 돌파구로 삼은 건 중고폰 사업인데 아직 묘수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어려웠던 알뜰폰 사업 시작

미디어로그는 LG 계열사다. 한 식구가 된 건 1999년이다. LG그룹 인수 이전까지 동양그룹 내에서 '데이콤' 간판을 걸고 유선통신업을 했다. LG인터넷의 사업을 양수해 2000년 '데이콤멀티미디어인터넷'으로 사명을 변경했다가 2012년 5월 주문형비디오(VOD) 사업을 시작하면서 지금의 미디어로그로 바꿨다.

유선통신과 콘텐츠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던 미디어로그가 알뜰폰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건 2014년 4월이다. 알뜰폰 전체 가입자 수가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어섰던 당시다.

알뜰폰 시장 내 대기업은 사실상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과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링크 뿐이었다. CJ헬로비전은 KT망을 쓰고 있었는데 SK텔링크가 선불 서비스를 시작한 2012년 6월 당시 KT의 알뜰폰 망 점유율은 52.1%에 달했다. SK텔레콤(텔링크) 점유율은 22.5%에 불과했다.

하지만 SK텔링크는 반전을 그렸다. 2014년 5월 SK텔링크 알뜰폰 망 점유율은 47.2%까지 상승해 1위를 차지했고 KT는 45.1%로 뒤쳐졌다. 이 시기 LG유플러스 알뜰폰 망 점유율은 2012년 6월 25.5%에서 2014년 5월 7.7%로 곤두박질쳤다.

LG유플러스가 미디어로그를 선택한 것도 SK텔링크 같은 '역전 스토리'를 봤기 때문이다. 문제는 SK텔링크를 포함한 사업자들은 미디어로그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거세게 반발했다는 점이다.

SK텔링크는 미디어로그도 자사와 같은 조건으로 사업에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K텔링크는 2011년 알뜰폰 사업자로 등록해 시장 선점 효과를 노렸지만 시장 장악 우려를 이유로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없었다. SK텔링크는 2012년 6월 선불 서비스, 2013년 1월 후불 서비스를 차례로 시작한 뒤에야 본격적인 알뜰폰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 중소 사업자들은 빅 플레이어의 알뜰폰 시장 장악을 우려했다.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고심 끝에 통신3사 자회사의 사업 진출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애초에 알뜰폰 정책의 목표가 '중소업체의 자생'이 아닌 '통신비 인하'여서다. 그로 인해 미디어로그도 2014년 7월부터 알뜰폰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SK텔링크가 요구했던 조건 대신 △통신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 50% 이내 유지 △모기업 지원, 유통망 활용한 영업활동 및 보조금 지급 금지 등 5가지 조건이 붙었다.

◇내실 있는 성장은 '옥에 티'…해결사로 나선 중고폰

후발주자였던 미디어로그는 사업 초기 홈쇼핑을 앞세워 고객 접점을 확대했다. 중소 사업자가 도입하기 어려웠던 LG전자의 스마트폰 'G2' 등 당시 프리미엄 폰도 도입했다.

이후 오프라인 채널도 늘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2017년 7월 알뜰폰 업계 최초로 편의점에서 유심칩을 판매한 게 대표적이다. GS25 전용 요금제도 내놓으며 전국에 퍼진 편의점망을 이용한 접점 확대 전략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성과를 거뒀다. 사업 시작 6개월 만인 2015년 1월 알뜰폰 가입자 수는 10만명을 넘겼다. 1년 6개월 뒤에는 20만명, 2019년에는 50만명을 돌파했다. 1년에 약 10만명씩 신규 가입자를 모집하면서 올해 4월 가입자 100만명을 넘겼다. 사실상 KT엠모바일 뒤를 잇는 알뜰폰 사업자 2인자로 올라섰다.

LG유플러스도 미디어로그에 대한 실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 시작 한 달이 지나지 않은 2014년 7월 25일 미디어로그에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2017년에는 450억원 유상 증자도 단행했다. LG유플러스의 미디어로그 지분은 99.6%까지 늘었다. 지금까지도 이 지분율이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미디어로그는 알뜰폰 사업 직전 해인 2013년 매출 974억원, 영업적자 4억원을 기록하고 있었다.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 2014년의 매출은 전년 대비 거의 2배 가깝게 성장한 1830억원이었지만 영업적자는 18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5배 이상 늘었다.


이후 미디어로그는 2021년까지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자급제 단말기와 알뜰폰 요금제를 결합하는 추세가 퍼지면서 2022년 처음으로 흑자전환(143억원)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2478억원) 대비 4% 증가한 2578억원이었다. 부채 비율은 60.2%로 같은 기간(112.1%)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며 재무 건전성도 좋아졌다.

미디어로그 성적표의 관건은 첫 흑자 기록 흐름을 유지하는 것에 있다. 지난해 미디어로그의 매출은 2954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전년 대비 64.1% 줄었다. 특히 전년 257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에 비해 지난해에는 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고폰 거래 플랫폼 '셀로'의 흥행 여부에 따라 미디어로그의 수익성 개선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중고폰 거래량이 지난해 700만대를 넘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이에 맞춰 미디어로그도 지난해 1월부터 셀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해 12월 셀로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했다. 같은 해 미디어로그의 '단말기 판매 및 기타 서비스' 매출은 460억원으로 전년(272억원) 대비 69.3% 늘어나 셀로 매출이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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