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케이엠더블유, 5G 안정기·노키아 이탈 '직격탄'②최근 3년새 실적 급감, 최대 거래처 잃고 신규 일감 '아직'
최현서 기자공개 2024-06-14 09:45:55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신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실적 사이클은 통신 시장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새로운 통신망의 등장으로 기지국 같은 인프라 수요가 늘면 통신소부장의 실적도 좋아진다. 반대로 통신망이 성숙기에 들어서면 실적이 침체되는 양상을 보인다.케이엠더블유(KMW)도 이런 형태의 실적 그래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상황이 여의치 않다. 국내 다수 통신소부장 기업과 달리 글로벌 통신 장비업체를 고객사로 삼고 있는데 주요 고객사가 이탈한 영향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새로운 통신망인 6세대 이동통신(6G) 시대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기대를 모은다. 다만 새 고객사를 맞이하고 시장을 넓혀야 하는 과제는 미완이다.
◇5G 상용화 바람 타고 매출·이익 '펄쩍'
KMW의 주 수익원은 무선주파수(RF) 사업이다. 지난해 매출 1001억원 중 819억원(81.8%)이 RF에서 발생했다. 819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매출 182억원은 LED 조명 몫이다.
RF는 크게 △시스템류 △안테나류 △필터류로 나뉘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RF 부문 중 가장 많은 매출을 벌어들이고 있는 건 필터류다. 819억원 중 634억원(77.4%) 매출이 필터류에서 발생했다. 특정 주파수 대역의 신호를 통과시키거나 막는 역할을 하는 기지국 장비 종류다.
처음부터 필터류가 KMW의 주 수익원 역할을 했던 건 아니었다. 이전에는 시스템류가 효자 역할을 했다. 시스템류는 네트워크 성능을 높이고 기지국 구축의 효율성을 높이는 부품들이다. 다중입출력장비(MMR), 기지국용 초소형 송·수신 입출력 장비(RRH), RRH와 안테나를 결합한 라디오 안테나(RRA) 등이 시스템 부문 매출로 분류된다.
시스템류가 강세를 보였던 시기는 새로운 통신망의 도래와 맞물린다. 상용화가 곧 수요 증가를 의미한다. 일례로 5세대 이동통신(5G)이 세계적으로 상용화되기 시작한 2019년을 보면 시스템류 매출은 42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407억원 대비 9배 넘게 뛴 수치다. '퀀텀 점프'한 시스템류 매출이 KMW의 창사 이래 최대 매출(6829억원)을 견인했다.
필터류가 주 매출원으로 자리잡은 시기는 5G 보급이 안정기에 들어간 2021년부터다. 필터류 매출은 △2021년 1108억원(매출의 54.0%) △2022년 1366억원(76.1%) △2023년 634억원(63.4%)이다. 반대로 시스템류 매출은 △2021년 632억 △2022년 152억 △지난해 53억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0.8%에서 2022년 8.5%, 지난해에는 5.3%까지 곤두박질쳤다.
◇노키아 대안 아직, 새 고객·시장 찾기 과제
시스템류 매출의 급감은 5G 상용화의 성숙기와 더불어 고객들이 지갑을 닫은 영향이다. KMW와 같은 기지국 부품 제조사는 고객사를 많이 확보하고 기지국 수요가 높은 새 시장을 찾는 게 중요하다.
특히 2021년은 KMW에게 뼈아픈 해였다. 최대 고객사였던 핀란드의 노키아가 이탈했기 때문이다. KMW의 전성기였던 2019년 노키아는 KMW RF 매출의 63.5%를 책임지며 최대 고객사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2020년 그 비율이 45.8%로 줄었고 2021년에는 리스트에서 아예 제외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노키아는 지난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3위(19.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통신장비 시장에서 큰 손이다.
노키아가 고객사에서 빠지는 동시에 KMW의 실적도 점차 가라앉기 시작했다. 2021년 매출 2052억원, 영업적자 279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매출은 1795억원, 영업적자 450억원이다. 지난해에는 외형이 보다 대폭 줄었다. 이 기간 매출은 1001억원, 영업적자 629억원을 기록했다. 역대급 적자다.
노키아가 빠진 원년 최대 고객사는 일본의 라쿠텐(25.4%)이 됐고 이후에는 삼성전자가 그 자리를 지켜줬다. RF 부문 매출의 30% 이상이 삼성전자 몫이다. 하지만 에릭슨과 더불어 유럽 통신시장에서 양대 강자였던 노키아의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아직 미진한 수준이다. 시장을 넓히고 추가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차세대 이동통신인 6G의 표준화는 2028년, 상용화는 2030년에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에릭슨과 같은 글로벌 통신장비사가 6G를 대비하고 있는 것과 발을 맞춰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고지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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