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저무는 PF, 다시 뜨는 전통 IB…'연봉 순위' 판도 변화전통 IB 임원들, 톱5 '진입'…자취 감춘 PF맨들, 업황 맞춰 사업구조 개편 여파
윤진현 기자공개 2024-09-03 07:24:43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30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국내 주요 IB 하우스 임원들의 성과 보수 순위가 재편되고 있다. 이른바 '전통 IB',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 인력을 비롯한 IB 인력들이 연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그간 부동산 PF맨들의 연봉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다만 부동산 PF 업황 악화가 장기화하자 오랜 기간 상위권을 지키던 부동산금융 본부 인력들이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그 자리를 보다 다양한 본부 인력들이 채울 수 있게 됐다.
◇PF 임원들 떠난 자리, 'ECM+DCM' 전통 IB 부상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증권사 임원의 보수가 전반적으로 개편된 모습을 보였다. KB증권의 경우 지난해 연간 단위의 연봉 상위 5인 명단에서 단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 바뀌었다. 김성현 대표이사만 자리를 지켰다.
그중에도 전통IB 영역을 이끄는 인력들이 상위권에 오른 점이 눈길을 끈다. WM부문의 서영칠 전문영업직에 이어, DCM 부문의 주태영 IB1총괄본부장, 어드바이저리부문의 양현종 전무, ECM 부문의 심재송 IB2총괄본부장 등이 순위에 올랐다.
전통 IB 부문과 어드바이저리 부문 등에서 거두는 수익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KB증권의 기업금융부문의 순익은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516억원)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PF맨들의 연봉 쏠림 현상이 사라진 결과로도 분석된다. 부동산 PF 업황 악화가 장기화하면서 오랜 기간 상위권을 지키던 부동산금융 본부 인력들이 순위권에서 빠졌다. 대신 그 자리를 보다 다양한 본부 인력들이 채울 수 있게 됐다.
이 특징은 NH투자증권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해 연간으로 보면 신재욱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장이 연봉 상위 5위권에 올랐으나 올 상반기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임원 순위 변화 증권사 '공통점'…업황 맞춰 방향성 개편 '숙명'
대신 NH투자증권의 이주현 투자금융본부장(상무)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이 본부장은 정영채 전 대표이사와 윤병운 현 대표이사, 퇴직자인 송원용 이사대우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NH투자증권의 IB 임원들 중 고연봉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금융본부는 DCM과 ECM 등 전통자산을 총괄하는 IB1사업부 산하 조직에 속한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투자금융본부장으로 올랐다. 특히 이 본부장은 담당 조직이 순영업수익 1972억원을 달성한 성과가 인정됐다.
반면 퇴직 인력들로 인해 현직 IB 인력들이 순위권에서 빠진 사례도 있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적인 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 연봉 상위권 2명이 퇴직자로 집계됐다. 이두복 전 부사장과 한상춘 전문위원의 경우 퇴직 소득이 집계되면서 연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기준 임원 보수 상위권에 올랐던 허선호 WM사업부 대표와 강성범 IB1사업부 대표는 올해 상반기 순위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세대교체로 인해 IB 사업 인력들의 연봉 순위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각 하우스별로 소폭 차이점이 있으나, 사업구조 재편에 따라 변화하는 방향성은 동일하단 게 IB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 의견이다. 고객, 그리고 시장 분위기에 발맞춰 사업 방향성 역시 선회하는 게 IB 하우스의 숙명으로 여겨지는 탓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스타 PF 맨들이 주류로 자리매김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수익원 다각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생긴 변화로 보여진다"며 "RM(Relationship Manager) 단계부터 밟아 성장해온 IB맨들의 성장세는 내부 조직원들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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