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여파, 2차전지 IPO 줄줄이 '심사철회' 배터리 공급망 직격탄…에스엠랩·씨아이에스케미칼 등 행보 주목
손현지 기자공개 2024-09-02 15:27:32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이녹스에코엠, 이피캠텍 등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상장 작업을 철회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의 캐즘으로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등 대장주들 조차 힘을 못쓰자 상장 밸류에이션에 불리하다고 판단해 내린 조치다.심사 대기 중인 다른 2차전지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캐즘 직격탄을 맞은 양극재 업체인 에스엠랩, 소재기업인 씨아이에스케미칼 등이 대표적이다. 업황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데다가 금융당국의 밸류에이션 심사도 강화된 상황이라 원하는 몸값을 책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캐즘…2차전지 관련주 약세, IPO도 '주춤'
29일 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피캠텍에 이어 최근 이녹스에코엠가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철회 신고서를 접수했다. 각각 5월, 6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이후 2개월 만에 철회 결정을 내렸다.
보통 상장 심사 철회는 한국거래소 상장심의위원회로부터 미승인 결정을 통보받을 가능성이 높을 때 선택한다. 미승인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대신 자발적 철회라는 형식을 취하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철회 배경은 2차전지 업황 악화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으로 시장 전반이 주춤하면서 예상 미래실적 추정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커졌다. 얼마전 전기차 화재로 인한 불안감과 함께 수요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관련 업종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식었다. 1~6월 전기차 판매량 기준으로 역산한 2차전지 시장 성장률은 11%에 불과하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2차전지 수요 성장률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으며 공급 과잉 국면으로 파악된다"며 "2025~2026년 저가형 전기차들 판매가 활성화될 때까지는 수요 성장 침체기에 머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다수의 2차전지 상장사들이 최근 주가 약세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LG화학 등을 담고 있는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최근 6개월 20% 넘게 하락했다. 전체 KRX 테마 지수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최근 1년간의 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50% 가까이 내렸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 2차전지 종목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올해 4월 상장한 2차전지 믹싱장비 전문기업 제일엠앤에스 주가는 1만원 초반선으로 공모가(2만2000원) 대비 50% 넘게 하락했다. 초소형 2차전지 기업인 코칩도 1만원 초반으로 공모가(1만8000원) 보다 35% 넘게 떨어졌다.
◇에스엠랩 등 '양극재' 등 소재기업, 심사 철회 고심 중
업계에선 에스엠랩, 씨아이에스케미칼 등의 행보도 주목하고 있다. 에스엠랩은 단결정 세계 최초로 단결정 '양극재'를 개발한 기업이다. 양극재는 2차전지의 4대 소재 중 하나인 데다가 배터리 가격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고가이자, 중요도가 높은 소재로 꼽힌다. 앞선 시리즈 투자에서 6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던 배경이다.
하지만 배터리 업계의 캐즘 국면으로 '양극재' 업체도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중국의 배터리 공급 과잉으로 배터리사들의 공급망 내 재고 부담이 커져 메탈가가 약세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탈가 의존도가 큰 양극재 업체 입장에서는 판가 하락과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인한 수익성 감소 및 재고 평가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메탈 시세 변화에 민감한 국내 전구체·양극재 업체에 부정적"이라고 짚었다.
에스엠랩은 기술특례상장 트랙을 밟고 있는 만큼 거래소로부터 깐깐한 잣대로 심사를 받고 있다. 미래이익추정치를 기반으로 밸류에이션에 임하고 있어 향후 금융감독원의 심사도 챌린지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제 3공장 증설에 나선 가운데 IPO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을 꾀하고 있다.
씨아이에스케미칼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 고객사에 2차전지 전구체용 원료 소재인 고순도 니켈 수산화 침전물(Pure-MHP)을 납품하는 업체로 최근 캐즘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양극재 등 소재 기업 다수의 밸류에이션이 향후 2026년에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가정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 잠재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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