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ting Watch]ABL·동양생명, 등급상향 올해 넘기나금감원, 손태승 회장 부당대출 재검사 기간 늘려...우리지주는 자회사 편입 심사요청 '아직'
안정문 기자공개 2024-09-05 07:08:13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3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우리금융그룹 합류가 가시화됨에 따라 등급이 상향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계열 지원가능성이 반영되면서 두 보험사의 신용등급이 각 1노치(notch)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딧업계는 3개월 안팎으로 거래가 종결될 것으로 내다봤다.다만 그 시기는 예상보다 미뤄질 수 있다. 최근 터져나온 우리금융그룹의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이 당국의 허가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금융지주의 인수 관련 공시에는 취득예정일자도 비어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아직 금융감독원에 자회사 편입 승인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 지원가능성 반영, 1노치 상향 전망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ABL생명보험, 동양생명보험 지분을 인수하기로 지난 달 28일 결의했다. 같은날 우리금융지주는 중국 다자보험과 주식매매계약(SPA)도 체결했다.
이에 국내 크레딧업계는 일제히 ABL생명 후순위채의 등급을 'A0, 안정적'에서 'A0, 상향 검토(긍정적 검토)'로 조정했다. 마찬가지로 동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등급도 'AA0, 안정적'에서 'AA, 상향 검토'로 변경됐다. 상향 검토( 긍정적 검토)는 3개월 이내의 신용등급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근거는 계열 지원가능성 반영이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모두 우리금융지주로 대주주 변경 시 계열 지원가능성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도와 규모의 차이, 금융업 특성상 평판의 중요성, 금융지주회사법에 의한 자회사 건전경영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유사시 지원가능성 인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금융그룹 합류는 두 보험사의 사업 및 재무안정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내 은행 등 계열사의 연계영업 및 유상증자 등과 같이 영업적·재무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두 보험사의 영업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신평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금융지주로의 대주주 변경이 아닌 재무안정성 지표를 등급상향 요인으로 내놨다. 이는 우리금융그룹 편입 이후에도 유지될 상향조건 지표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신평 관계자는 "상향 요인으로 제시된 정량지표와 관계없이 대주주가 변경되면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등급은 1노치(notch) 상향조정될 것"이라며 "외부요인에 따른 상향이기 때문에 해당 트리거는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재무안정성 지표 수치는 한신평의 상향 트리거와는 거리가 멀다. 지급여력비율 수치와 상향 기준 사이 격차는 ABL생명이 55.7%p, 동양생명이 32.9%p다.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편입 승인 걸림돌
당국의 승인은 넘어야 할 산이다.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건으로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전방위적 검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정대출 당시 손 전 회장의 위력에 따른 취급이 증명되고 이에 우리금융이 제재를 받게 되더라도 인수가 바로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 승인을 얻은 금융기관은 특례조항에 따라 자회사 편입 심사를 받기 때문이다. 해당 심사 관련 조항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같이 제재 이력이 있으면 안된다는 내용이 명문화되어 있지 않다. 다만 심사기간이 길어질 수는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SPA를 맺었는데 이날까지는 금융감독원에 자회사 편입 승인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자회사 편입 승인 요청은 들어오지 않았다"며 "심사를 하게 되면 경영관리 상태나 재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본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심사 과정에서 자료를 요청하고 회신을 받는 기간 등을 처리 소요 기간에서 제외한다. 이를 고려하면 심사 기간은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금감원은 6월 착수한 수시검사에서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이뤄진 특혜성 부당대출 혐의를 적발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은행 경영진이 부당대출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봤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사실을 인지하고 올해 1월 자체감사에 착수해 그 결과를 5월 금감원에 전달했다. 이는 금감원이 부당대출 관련 외부제보를 받고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뒤다. 금융사고 미보고는 은행법, 관련 시행령, 검사·제재 규정 위반이다.
금감원은 이에 대한 재검사 기간을 이번주까지 일주일 추가연장했다. 앞서 1차 검사에서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사안만 검사했는데 추가 검사에서는 손 전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이후 취급된 대출도 살펴본다. 저축은행, 캐피탈에서도 대출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관련 검사도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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