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보류'는 고려 대상 아니었다 일찌감치 인수로 가닥, 의지 확고…"급여와 조직체계 조율 상당한 진척"
조은아 기자공개 2024-08-29 12:31:22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6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이사회 이전에 이미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확정짓고 인수 이후를 위한 작업도 상당히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서 이견이 나오더라도 인수를 추진한다는 의지가 워낙 확고했고 준비 역시 꽤 이뤄졌던 만큼 '보류' 카드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의미다.우리금융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로 했다. 모두 더해 1조5493억원이다.

당초 우리은행의 부당대출 문제가 불거진 만큼 이사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으나 생각보다 가볍게 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인수 의지가 워낙 확고했던 것으로도 알려진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사외이사 7명과 임종룡 회장 등 모두 8명으로 이뤄졌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추후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으면 인수가 물건너 갈 수 있다'는 점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이미 인수를 확정짓고 그 다음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사회 전에 내부적으로 이미 인수로 결정을 짓고 준비에 들어갔다"며 "인사 쪽에서도 급여나 조직체계 등을 우리금융 내부와 맞추기 위한 작업을 상당히 많이 진행했다"고 말했다.
앞서 6월 우리금융은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2~3달 동안 실사를 통해 최종 가격을 조율하는 동시에 인수 이후를 위한 사전작업에도 들어갔다.
동양생명, ABL생명과 우리금융 내 다른 계열사의 조직 및 급여체계를 조율하는 동시에 추후 합병까지 염두에 두고 작업을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최대주주는 같지만 그간 숱한 합병설에도 불구하고 각자도생의 길을 걸어왔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가 그랬듯 두 회사를 초반에는 각각 운영하다 적절한 시점에 통합할 가능성이 높다. 언제, 어떻게 통합하는지 그리고 통합 후 얼마나 빨리 정상화에 접어드는지가 M&A 성공의 관건인 만큼 우리금융 역시 속도를 내기 위해 한참 앞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의 실적이 주춤하고 있어 비은행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기도 하다.
가격 조건 역시 나쁘지 않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가격은 2조원 수준이다. 처음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엔 3조원 가까이 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으나 둘 모두를 사는데 들어가는 돈은 1조 5000억원 수준이다. 예상보다 훨씬 좋은 가격에 인수한다는 점 역시 이사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가격이 시장에 알려지자 동양생명 주가는 무려 19% 가까이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연내 보험사 매각을 마무리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방침을 세운 만큼 가격 협상에서 우리금융이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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