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밀화학은 지금]차입 급증에도 여유, 배경엔 탄탄한 재무구조②NCF 기반 CAPEX 투자 기조 유지…일시 업황 둔화에 FCF 적자
김동현 기자공개 2024-09-05 08:16:07
[편집자주]
2022년 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던 롯데정밀화학이 최근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2016년 롯데그룹 편입 이후 성장세를 유지하던 회사였지만 화학 시장의 침체 속에 지난해부터 일시적인 역성장을 경험 중이다. 하지만 그룹 화학군의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을 담당한 만큼 재도약의 실마리를 남겨둔 상태다. 더벨이 롯데정밀화학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반등의 단서를 다각도로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3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이후 총차입금 규모를 1000억원 아래로 유지했던 롯데정밀화학이 올 상반기에만 1000억원 이상의 장기차입(금융리스부채, 장기유동화채무 등 포함)을 일으켰다. 전체 차입금의존도가 올라가긴 했으나 그동안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한 덕에 단기차입금의존도는 1% 미만 수준에 머물렀다.올 상반기 수익성이 꺾이며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에서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금 지급 등을 제한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상태다. 업황 둔화 속 투자 여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장기차입을 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롯데정밀화학이 큰 차입 없이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본업에서의 사업 경쟁력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2010년대 들어 비주력 사업(나프타 기반 암모니아 생산 등)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와 적자 전환으로 어려움을 겪던 롯데정밀화학은 2016년 롯데그룹 편입 후 신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현재 그린소재 사업부문인 셀룰로스 계열의 산업·식의약용 제품에 대한 증설 투자가 시작됐다. 투자금은 사채 발행과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개선에 따른 현금 유입으로 마련했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면서 영업이익이 불어났고 2018년부터는 NCF가 2000억원을 넘어 서며 현금 유입 효과를 봤다.
삼성정밀화학 시절인 2011년에 NCF 1400억원을 찍은 적이 있긴 하지만 이후에는 줄곧 1000억원 아래에 머물렀다. 롯데 편입 후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수익성이 반등하며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유입이 지속됐고 롯데정밀화학은 NCF 내에서 CAPEX와 배당금 지급 등에 현금을 쓰며 FCF도 1000억원대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2022년에는 본업인 케미칼 사업부문 내 에피클로로히드린(ECH·에폭시 수지 원료)과 가성소다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으며 롯데정밀화학은 매출 2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염소·암모니아 계열(케미칼 사업부문) 2022년 매출이 202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데 힘입어 롯데정밀화학 전체 매출도 2년 사이 2배가량 증가한 2조463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NCF도 2배 이상 올라간 6379억원까지 오르며 2022년 별도의 큰 차입 없이 7000억원대 규모의 현금성자산을 쌓았다.
다만 호황기 이후 찾아온 제품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부터 점차 수익성이 약해지기 시작했고 올 상반기에는 NCF가 1076억원까지 떨어졌다. 2022년 각각 톤당 2169달러, 619달러였던 ECH, 가성소다 가격은 올해 상반기 1111달러, 373달러 등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279억원)도 전년 대비 75% 줄었다.
이 가운데 기존에 진행하던 투자가 계속되며 올 상반기에만 873억원이 CAPEX 집행 비용으로 투입됐다. 지난해 연간 CAPEX(1000억원)에 맞먹는 규모로, 상반기 집행한 배당으로 현금 유출 규모가 늘어 FCF가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전환(-307억원)했다.
결국 일시적 업황 둔화기 속에 투자와 운영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올해 대규모 장기차입을 일으킨 셈이다. 2017년 이후 총차입금을 1000억원 아래로 유지했던 롯데정밀화학이기에 이번 장기차입은 나름 큰 규모라 볼 수도 있다. 상반기 말 현금성자산 규모는 작년 말(4601억원)과 유사한 규모인 450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 자체는 222억원에서 1402억원까지 뛰긴 했으나 2조원이 넘는 자산총계에 비교하면 그 규모가 미미해 차입금의존도는 안정 수준인 4.9% 정도로 올랐다. 롯데정밀화학은 2020년부터 차입금의존도와 단기차입금의존도 모두 1% 이하 수준에서 관리했는데 이번 장기차입 발생으로 차입금의존도만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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