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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은 지금]그룹 지원 이끈 허병훈 대표, 재무구조 '확' 바꿨다선임 후 첫 이사회 안건 신종자본증권…부채비율 976.2%→147.7%, 유동비율 3배 이상 증가

이재빈 기자공개 2024-09-09 07:43:56

[편집자주]

신세계건설은 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다. 재무건전성 악화로 인해 시공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팽배했던 지난해 말에는 요주의 건설사로 꼽혔고 대규모 적자로 인해 그룹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올들어 허병훈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그룹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과 자체적인 노력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실적 반등도 기대하고 있다. 더벨은 신세계건설의 재무적·사업적 상황을 점검하고 정상화를 위해 남은 과제들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건설이 반년 만에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했다. 새롭게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허병훈 대표(사진)가 기획 및 주도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재무구조 개선의 일등공신이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허 대표의 첫 이사회 업무였다.

이밖에도 계열사 흡수합병과 사모사채 발행, 사업부문 매각 등도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해 말 1000%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150%를 하회했고 70%에 그쳤던 유동비율도 250%를 웃돈다. 재무안정성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신세계건설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1170억에서 7316억으로 6.3배 급증, 유동부채 비율도 크게 줄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말 신세계건설의 별도기준 자산총계는 1조8122억원을 기록했다. 1조2587억원이었던 지난해 말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부채총계는 1조1418억원에서 1조806억원으로 5.4% 감소했지만 자본총계가 1170억원에서 7316억원으로 6.3배 급증하면서 자산총계 증가를 견인했다.

자본총계가 견인한 자산총계 증가는 재무비율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976.2%였던 부채비율이 상반기 말 147.7%로 대폭 개선됐다. 신세계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기 전이었던 2021년 말(266.6%)과 2022년 말(265%) 대비로도 낮은 수치다.

부채의 질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말 신세계건설의 유동부채는 9117억원이다. 부채총계의 79.8%가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급한 불이었던 구조다. 하지만 상반기 말 유동부채는 5866억원으로 부채총계 대비 비중이 54.3%로 개선됐다.

유동부채가 줄어들면서 지급여력 등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되는 유동비율도 상반기 말 257.9%로 개선됐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신세계건설의 유동비율이 70.8~72.3% 그쳤다.

기존에는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유동자산 규모를 웃돌았지만 이제는 단기부채를 상환하지 못 해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 종합건설업 평균 유동비율은 143.94%로 나타났다.

◇신종자본증권·사모사채 발행 및 레저부문 매각 효과, 시장 신뢰 회복 추세

재무건전성 개선에 가장 크게 기여한 요소는 신종자본증권이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5월 6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만기가 30년으로 설정된 채권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본 확충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발행조건은 표면이자율 7.078%, 3년 후부터 조기상환 가능, 이마트 신용보강 유동화법인(SPC)의 신종자본증권 매입 등이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허 대표가 새롭게 CEO로 선임된 후 수행한 첫 이사회 업무다. 허 대표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직접 기획한 셈이다. 5월 9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된 허 대표는 같은달 28일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신세계그룹의 재무관리를 총괄했던 허 대표의 이력 덕분에 이마트의 지원이 제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출신으로 2018년 신세계그룹에 합류한 허 대표는 신세계 지원본부장 부사장, 신세계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 부사장,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한 그룹의 핵심 인사다.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과 레저부문 매각도 재무건전성 개선에 보탬이 됐다. 지난 1월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서 신세계건설은 659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레저부문 매각 양수도대금은 기존 1818억원에서 2078억원으로 260억원 늘었다. 양도인이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인 점을 감안하면 그룹 지원 규모가 확대된 셈이다. 양수도대금 증액을 통한 지원 규모 확대에도 허 대표가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결정된 사모사채 발행 작업도 마무리됐다. 앞서 신세계건설은 2024년 1월과 4월, 7월 세 차례에 걸쳐 총 2000억원 규모 2년 3개월 만기 사모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가 600억원을, 금융기관이 1400억원을 매입하는 구조로 자금이 조달됐다.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면서 신세계건설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회복되는 추세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4월 신한은행과 300억원 규모 신규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신세계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외상채권이 담보가 됐다. 시중은행이 신세계건설의 채무상환능력을 다소 인정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6월에는 고성봉포리 생활형숙박시설과 대구 빌리브 루센트 중도금 대출약정서가 체결됐다. 중도금 대출약정에는 건설사의 연대보증이 제공된다. 건설사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금융기관의 중도금 대출약정이 제공되기 어렵다. 신세계건설에 대한 신뢰도가 통상적인 시공사 업무 수행은 가능할 정도로 개선됐다는 의미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재무 안정화를 바탕으로 그룹 사업 외에도 수익성을 갖춘 사업들을 수주할 예정"이라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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