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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사업구조 재편]'캐시카우' 빠진 두산에너빌리티, 분할비율 산정에 영향 미칠까원전수주 잭팟 두산에너빌리티…원전 생태계 복원 기대감

고설봉 기자공개 2024-09-09 08:26:28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4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 분할비율에 대한 이의제기의 또 다른 양상은 ‘캐시카우’를 떼어낸 뒤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치 절하다. 그동안 두산밥캣은 두산에너빌리티의 부진한 실적을 메우고 이를 통해 펀더멘털을 지탱하는 효자 계열사였다. 두산밥캣이 빠지면 두산에너빌리티의 매출과 순이익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의 분할비율을 재설정해 두산밥캣 주주들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존재해왔다. 그러나 두산그룹은 그동안 정책적 측면에서 눌려있던 원전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빠르게 두산에너빌리티가 매출을 늘리고 수익성을 배가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오히려 두산밥캣을 떼어내 투자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되면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예측이다.

◇두산에너빌리티 펀더멘털 지탱한 캐시카우 두산밥캣

2023년 연결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의 매출은 17조5899억원으로 집계됐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고유사업인 원자력 및 화력 등 발전설비, 해수담수화 플랜트, 환경설비 및 연료전지 등 신재생 관련 기자재의 제작 등을 통해 매출을 올렸다. 또 자회사인 두산밥캣이 건설장비 제작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이 계상됐다.

다만 고유사업인 원자력 및 화력 발전설비 등 영역의 매출은 전체의 절반에 못 미친다. 2023년 기준 두산밥캣 및 그 자회사가 거둬들인 연결 매출은 9조7589억원으로 집계됐다. 두산밥캣 연결 매출은 두산에너빌리티 전체 매출의 55.48%를 차지했다. 다만 연결조정 등 없이 양 사의 매출을 직접 비교해 산출한 수치다.

이러한 두산밥캣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매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최근 3년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두산밥캣은 연결 매출 5조816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결 매출은 11조2836억원이었다. 두산밥캣 매출 비중이 51.55%를 차지했다. 2022년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연결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매출 15조4211억원 가운데 두산밥캣 매출은 8조6219억원으로 55.91%를 기록했다.

단순히 매출 의존도만 높은 것은 아니다. 두산밥캣이 두산에너빌리티의 캐시카우로 불리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2021년 두산밥캣의 연결 기준 순이익은 3859억원으로 순이익률 6.63%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순이익 6441억원으로 늘고 순이익률은 7.47%로 높아졌다. 2023년에도 두산밥캣은 순이익 9215억원, 순이익률 9.44%를 기록하며 순항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여전히 수익성 부진에 놓여 있다. 두산밥캣과 그 종속회사를 단순 제외한 두산에너빌리티 순이익은 많지 않다. 오히려 최근 3년 동안 2022년을 제외하고 모두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저하 흐름이 뚜렷하다. 순손실이 누적되면서 펀더멘털도 약화됐다.

두산에너비릴티는 2021년 순손실 1조972억원으로 큰 폭의 적자를 봤다. 당시 두산밥캣이 연간 6441억원 순이익을 냈음에도 두산에너빌리티 연결 순손실이 4532억원까지 떨어졌다. 2022년 순이익 2599억원으로 깜짝 반등했지만 2023년 다시 순손실 4040억원을 기록 중이다.

두산밥캣이 빠지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매출이 크게 줄고 순이익 규모도 작아질 것으로 전망된다.수주 상황과 영업환경 등의 영향으로 순손실을 보는 경우도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선 두산밥캣의 가치가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치보다 낮게 책정된 것에 대한 불만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매출과 수익성이 더 높은 자회사의 가치를 오히려 낮게 평가했다는데 대한 이의제기가 결과적으로 규제 당국 등에 수용된 것이란 분석이다.


◇살아나는 원전 생태계…두산에너빌리티의 진정한 승부수

다만 두산그룹은 그동안 눌려있던 원전 생태계로 인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이익창출력이 잠시 주춤했던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전 정부 시절 대체 에너지 개발을 명분으로 원전 가동률을 낮추고 신규 원전에 대한 발주도 사실상 중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고 원전 기술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는 긴 암흑기를 보냈다.

그러나 최근 원전 생태계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특히 유럽 등에선 에너지 정책이 급변하며 두산에너빌리티에 사업 기회가 열렸다. 이미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체코원전 1기, 해외원전 2기(폴란드) 등을 수주하며 일감을 확보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당초 예상보다 원전 생태계 부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발주가 늘어났다. 당초 예상보다 올해 사업기회가 크게 늘어 체코원전 2기 우선협상대상에 선정됐다. 또 추가로 2기 수주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외 폴란드, UAE, 사우디 원전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등에서도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향후 5년간 총 10기 내외 수주를 전망하고 있다.

원전생태계가 살아나면 두산에너빌리티 매출은 크게 늘고 수익성은 배가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원전 2기 총 공사비 추정액은 24조원으로 전망된다. 추가 2기 공사비 추정액은 30조원 규모다. 공사가 시작되면 두산에너빌리티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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