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0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도 9월 첫주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가 열렸다. 이맘때쯤이면 서울 전역의 호텔, 공간대여 업체들은 블록체인 행사를 유치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규모는 매년 더 커지고 있다. 올해는 일주일 동안 300개 넘는 행사가 서울 곳곳에서 펼쳐졌다.국내 최대 블록체인 행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메인 행사에는 내로라하는 업계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 리차드 텅 바이낸스 CEO 등이 참석했다. 마크 우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임위원이 KBW 참석차 방한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연사 라인업, 방문객 숫자로만 보면 올해 KBW는 대성공이다. 하지만 축제가 화려했던만큼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진정성 없는 해외 프로젝트의 태도에 대한 지적이 특히 많았다.
다수 해외 프로젝트들이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코인을 홍보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행사를 개최하면서 말 그대로 돈을 펑펑 퍼준 프로젝트도 있었다. 그럼에도 정작 알맹이는 빠져 있었단 반응이 주를 이룬다.
대표적인 사례가 월드코인이다. '챗GPT 아버지'라 불리는 오픈AI의 샘 알트만이 공동설립자로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이번에는 알렉스 블라니아 CEO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은 중요한 시장으로 투자와 파트너십을 확대하겠다고 말하면서도 가장 공들이고 있는 지역으로는 동남아와 남미를 꼽았다.
샘 알트만의 행보에 따라 출렁이는 월드코인 가격에 대해선 "코인 투자를 하지 않아 모르겠다"고 답했다. 기업 CEO가 주가에 대한 질문에 "우리 회사 주식을 사본적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라고 하는 것과 같은 무책임한 답변이다.
해외와 달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기관이 아닌 리테일 투자가 활성화돼 있다. 법인의 투자 진입을 제한하는 규제 때문도 있지만 코인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를 알기에 해외 프로젝트들도 국내 투자자 대상 코인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국내서 코인 가격 올리기에만 급급할 뿐 프로젝트의 비전은 하나도 보여주지 않았다.
행사 기간 동안 만난 업계 관계자는 "조금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코인 발행도 안 한 프로젝트까지 와서 코인을 홍보하는데 이건 한국을 단순히 '판매용 시장'으로만 보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왜 현상이 나타났는지 근본부터 짚어봐야 한다. 기술 육성이 배제되고 투자 시장만 커지면서 발생한 기현상이 아닐까. 그렇다면 '진가'가 통하는 시장을 조성하는 게 먼저 아닐까. 해외 프로젝트의 태도를 타산지석 삼아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발견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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