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의 힘, 유한양행·오스코텍·제노스코 재무효익은 총 804억 마일스톤 연내 유입, 6대 4로 배분…안정적 수익기반, R&D 재투자
김형석 기자공개 2024-09-13 08:30:08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07: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항암신약 렉라자가 병용요법으로 미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은데 따라 유한양행과 원개발사 오스코텍 그리고 제노스코까지 연내 수백억원의 마일스톤을 확보하게 됐다.유한양행은 마일스톤만으로도 올해 2조원 매출 달성을 앞두게 됐고 오스코텍은 작년 대비 7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게 됐다. 제노스코는 든든한 수익기반으로 상장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점쳐진다.
◇내년부터 얀센 로얄티로만 연 3000억 기대
유한양행은 11일 J&J 자회사 얀센 바이오테크(Janssen Biotech)로부터 EGFR 표적 항암 치료제인 '레이저티닙(한국 제품명 렉라자)'의 마일스톤을 지급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유한양행은 60일 이내에 해당 금액을 수령한다.
이번 마일스톤은 레이저티닙이 미국서 신약 품목허가를 받은데 따른 상업화 기술료다. FDA는 8월 20일 얀센이 신청한 렉라자의 신약 품목을 승인했다.
마일스톤은 6000만달러, 우리 돈 약 804억원이다. 유한양행과 오스코텍 그리고 제노스코는 6대 2대 2로 마일스톤을 나눠 갖는다. 유한양행이 수령할 액수는 약 482억원이다. 오스코텍과 자회사인 제노스코 몫은 총 322억원으로 각각 161억원씩을 확보한다.
제노스코는 레이저티닙의 원 개발사다. 계약을 추진한 오스코텍과 절반씩 나눠갖는 구조로 계약을 했다.
이들 개발사들이 앞으로 수령할 마일스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렉라자의 미국 매출의 10~12%가 로열티다. 연간 최대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또 유한양행과 오스코텍, 제노스코가 나눠갖는다.
대신증권이 연도별 추정 로열티를 계산한 결과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받게 될 로열티 수익은 출시 이듬해인 2025년 260억원, 2030년 1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양사가 절반씩 나눠도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여기에 유럽과 중국, 일본 등 타 국가 승인 시에도 마일스톤을 추가로 수령할 수 있다. 유럽과 중국에서 품목 허가를 받을 경우 양사가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은 각각 3000만 달러, 4500만 달러다. 일본은 1500만 달러다.
◇신약 R&D 자금 확보, 제노스코 상장 무난한 통과 기대
유한양행의 경우 이번 마일스톤은 작년 매출 1조8000억원 대비 약 3%에 달한다. 상반기 기준 매출 성장률 3.7%를 감안해 추산해보자면 올해 별도 매출은 1조9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조 매출 달성까지 머지 않은 셈이다.
바이오텍인 오스코텍과 제노스코 입장에서는 이번 마일스톤 수령 의미는 더더욱 크다. 아직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코텍은 제노스코를 포함한 연결기준 매출이 작년 50억원에 불과했다. 상반기까지는 26억원을 벌어들였다. 연내 322억원이 유입되는 만큼 전년대비 7배에 달하는 연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
오스코텍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현금 곳간은 6월 말 기준 870억원으로 넉넉한 편이다. 그러나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R&D에 투입할 자금 확보는 언제나 고민거리다. 이런 상황에서 마일스톤 수령 그리고 로얄티 수령 가능성은 재무적으로 상당히 호재다.
오스코텍이 단독으로 확보한 마일스톤 161억원은 1년치 R&D 비용과 맞먹는 액수다. 오스코텍은 작년 임상 등 R&D 비용으로 160억원을 투입했다.
오스코텍 역시 이번 마일스톤으로 확보한 자금을 R&D에 재투자 할 계획이다. 현재 오스코텍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은 항암신약의 내성을 막아주는 후보물질인 데피보티닙과 OCT-598 등 2개다.
데피보티닙은 ‘FLT3’와 ‘AXL’을 이중 저해하는 후보물질이다. 올 하반기 임상1상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다. OCT-598은 EP2·4 이중 저해제다. 2022년 국내 바이오텍인 카나프테라퓨틱스로부터 도입한 물질이다. 오스코텍은 내년 초 OCT-598의 임상 1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자회사인 제노스코의 상장 추진에도 이번 마일스톤은 긍정적이다. 올해 3분기부터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4월에는 나이스 평가정보와 한국생명과학연구원으로부터 각각 AA 등급을 받았다.
그간 기업공개(IPO)에 도전한 바이오텍 중 기술수출 레코드를 지닌 곳들은 많았지만 신약 상용화를 거둔 곳은 없었다. 상용화는 일시적으로 받는 마일스톤과 달리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존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는 "FDA 승인에 따른 이번 마일스톤 상당액은 R&D 임상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로열티를 비롯해 향후 수령할 수 있는 마일스톤 활용 방안에 대해 발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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