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데이터센터(IDC) 개발사업은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프로젝트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IB들은 앞다퉈 IDC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6월 글로벌 인프라 투자운용사 맥쿼리가 경기도 하남 소재 ID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수요는 공급을 창출한다. 다수의 디벨로퍼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IDC 개발을 추진하는 중이다. GS건설 등이 출자한 마그나피에프브이(PFV)도 경기도 고양시에 IDC를 조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수도권에 있는 IDC인 만큼 첨단 IT기업의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순항이 전망됐던 마그나PFV의 IDC 개발사업은 난관에 봉착했다. 고양시가 민원을 이유로 착공허가를 차일피일 미루다 최종 불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민원의 빌미는 IDC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등이 꼽혔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예상되는 전자파의 강도는 가정용 전자레인지보다도 낮다. 전자파는 핑계일 뿐 실상은 지역구 민심, 이른바 국민정서법이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개발사업에는 수많은 자본시장 이해관계자가 참여한다. 시행사와 시공사뿐만이 아니라 금융주관기관과 대주단, 잠재적 매수의향자 등 수많은 기관이 개발사업의 이해관계자다.
고양 IDC 개발사업의 경우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었던 만큼 이미 대주단 구성도 마무리된 단계였다. 각 기관의 담당자들이 투자심의를 통과하기 위해 투입한 시간과 자금이 묶이면서 발생한 기회비용 등의 규모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착공계 승인을 위한 행정심판 절차가 장기화될 경우 일부 대주가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대주단이 대거 이탈하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크게는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개발사업이다.
글로벌 IB들이 주요국 IDC 개발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벌어진 이 문제는 이미 전세계 자본시장 널리 알려졌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개발사업뿐만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진다.
한국 자본시장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뢰도 높은 행정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행정이 AI기술 발전에 필수적인 IDC 개발의 발목을 잡는 일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외자본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신속하고 합리적인 행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사업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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