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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연합이 꺼내든 '최윤범 회장 쟁점 5가지', 양사 입장은'전문경영 vs 약탈적 M&A' 명분 싸움…원아시아펀드 등 쟁점

허인혜 기자공개 2024-09-19 08:15:31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그룹·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의 지분 경쟁 속 양측이 지키거나 빼앗아야 하는 건 고려아연의 지분뿐 만이 아니다. 시장은 꼭 숫자의 논리로만 흘러가지는 않고, 명분과 당위성도 투자자와 당국이 기업의 주인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따라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자격일 수 있다. 영풍·MBK연합이 다섯가지 의혹을 들어 최 회장을 공격한 이유도 이때문이다. 최 회장의 자격이 흔들려야 '기업 사냥'이라는 수식어 없이 정당한 사유로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노릴 수 있게 된다.

반대로 고려아연은 최 회장의 경영 전문성을 증명해야 '영풍·MBK연합의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이라는 공개매수 반대공시가 힘을 얻는다. 양사는 다섯가지 쟁점에 대해 어떤 주장을 펴고 있을까.

◇"원아시아펀드 투자 손실·SM 시세 조종 연루" vs "블라인드 펀드"

영풍·MBK연합은 13일 고려아연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 등을 냈다. 다섯가지 청구 배경을 들었다.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이그니오 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의무 위반 △이사회 결의 없는 지급보증 관련 상법 위반 혐의 △일감 몰아주기 등의 의혹을 들었다.

전면에 대두된 쟁점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와 이에 따른 SM엔터 주가조작 관련 의혹이다. 이 쟁점은 지난해 카카오 법인과 경영진이 연루된 SM엔터 시세조종 논란 당시에도 불거져 영풍이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다. 원아시아가 카카오와 공모해 장내에서 SM엔터 주식을 매집하고 공개매수를 방해했는데 원아시아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한 고려아연도 책임이 있다는 게 영풍 측 취지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원아시아가 운용하는 펀드 대부분에 유일한 출자자로 해당 펀드들이 엔터나 부동산, 여행상품 등 고려아연의 본업과는 무관한 기업에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또 펀드의 투자 수익률이 좋지 못했고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과 최 회장 사이 친분이 있다는 점도 문제로 봤다. 하바나1호와 연결된 SM엔터 시세조종에 대한 의혹 제기도 기본적인 궤는 같다.

고려아연 측은 원아시아 펀드가 블라인드로 운용된 만큼 투자처를 파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의도를 갖고 출자했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는 게 고려아연의 입장이다. 또 현재 법정공방이 진행되며 법리적 문제가 있었던 관계자들은 이미 혐의가 드러나고 있지만 고려아연의 연루 근거는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과 지창배 회장은 미국 뉴욕에서 업무 기간이 겹쳐 인맥으로 발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아연의 여유자금으로 투자한 상황에서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이 나오면서 일부 펀드는 이미 청산됐다는 설명이다.

◇"이그니오 비싸게 샀다" vs "자원순환 기업가치 높았을 뿐…볼트온 전략 초기단계"

또 다른 쟁점은 이그니오 홀딩스 투자다. 고려아연은 미국법인 페달포인트 홀딩스(Pedalpoint Holdings, LLC)를 통해 이그니오 홀딩스(Igneo Holdings, LLC)를 인수했다. 2021년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5800억원을 투자해 사들였다. 이그니오 홀딩스는 미국의 전자폐기물 업체다.

영풍·MBK연합의 주장을 요약하면 '비싸게 샀다'는 것이다. 이들은 고려아연이 당시 이그니오 홀딩스에 대한 가치평가 내용에 대해 특별히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동종기업 매각가가 매출액 대비 11~12%였는데 이그니오 홀딩스는 매출액 대비 200배에 달하는 금액이 몸값으로 책정됐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통해 적정가 자문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동종업계 대비 비싼 값을 지불했다는 주장에는 자원순환 기업의 가치가 확장되고 있던 당시 투자를 집행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부실 기업을 비싸게 산 것이 아니라 당시 값이 뛰고 있던 신사업 기업을 산 탓이라는 의미다. 또 고려아연의 직접 인수가 아닌 페달포인트를 통한 매수로 페달포인트가 캐터맨을 사들이면서 자산이 늘어 순손실 규모도 축소됐다고 부연했다.

고려아연은 이그니오 홀딩스 인수가 전략적 선택이었고 유관 전략도 현재진행형이라고 설명했다. 자원순환 기업들을 모아 밸류체인을 구축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의 일환이라는 이야기다. 현재는 투자 초기로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장기수익성을 전망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씨에스디자인그룹 일감 몰아주기도 논쟁 대상이 됐다. 영풍은 부당하게 특수관계인 등에 용역을 제공하는 행위일 수 있다고 봤고, 고려아연은 원칙적으로 영풍그룹에 속한 기업으로 ㈜씨에스디자인그룹과 특수관계인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거래 규모는 10억원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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