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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최대주주 오른 현대차…술렁이는 BC카드 현대차-BC 협력 시나리오 '솔솔'…현대차 야심작 '현대페이' 재시동 기대

김보겸 기자공개 2024-10-02 10:44:2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하면 우리도 동참할 수 있을까요?"

BC카드 내부에서는 농담처럼 이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KT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BC카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다. 최근 민간기업인 현대차가 기간통신사업자인 KT 최대주주로 적격하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승인까지 받으면서 BC카드는 기대감과 함께 다양한 시나리오도 구상하는 모습이다.

KT는 BC카드의 69.54%의 지분을 보유한 모회사로, KT의 주주 구조 변화는 자연스럽게 BC카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국내 최대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가 카드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갖고 있는 BC카드와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KT 최대주주 등극...BC카드 기대감 커져

현대차는 지난 19일 KT 최대주주로 정식 등재됐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KT 지분은 8.07%다. 현대차가 4.86%, 현대모비스가 3.21%의 지분을 나눠 가진 구조다.


KT를 1대 주주로 둔 BC카드에서도 묘한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그간 BC카드는 카드사들의 결제 거래 전표 매입과 처리 등을 본업으로 삼아 왔다. 그러나 최근 경쟁사들이 독립적인 결제망을 구축하는 데다, 마지막 남은 고객사였던 우리카드까지 이탈하면서 기존 본업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와의 협력이 BC카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현대차-BC카드 협력 시나리오...'현대차 페이' 재추진?

BC카드 내부에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현대차와의 다양한 협력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과거 현대차가 추진했던 ‘현대차 페이’ 사업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현대차는 자동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탄 상태에서 차량 안에 탑재된 네비게이션 터치하기만 해도 주차장, 주유소 등에서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간편결제시스템을 개발했다. 하지만 가맹점 확보의 어려움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BC카드와 협력하면 다시 현대차 페이 사업이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BC카드는 이미 전국에 350만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BC카드의 광범위한 가맹점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현대차가 결제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유리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과거 현대차가 카드업계 인력을 충원한 점도 이 같은 시나리오에 힘을 싣고 있다. 현대차가 직접 가맹점을 모집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만큼, 카드사 출신 인력을 통해 가맹점 네트워크를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과거 사례를 비춰 보더라도 한동안 명맥이 끊긴 현대차 페이 사업을 BC카드와 재개했을 때 승산이 높다는 평가다. 자동차와 결제 시스템을 통합하려는 현대차의 꿈이 기존 한계를 극복하려면 BC카드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기대다.


현대차는 지난 2020년 자동차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시스템을 선보였다.(사진=현대차)

◇'경영 참여' 선 긋는 현대차...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걸림돌

현대차는 KT 지분 확보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경영에 직접 개입할 의도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거에도 현대차는 KT의 주요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 왔다. 지난해 KT 이사회가 KT와 현대차를 두루 거친 윤경림 내정자를 구현모 대표 후임으로 내세웠지만 현대차는 사실상 반대에 나섰다.

사장 선임 과정에도 2대 주주로서 영향을 미쳤던 만큼, 향후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아닌 사업적 영역에서는 현대차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가 KT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BC카드가 직면할 수 있는 규제 이슈도 있다. BC카드는 KT의 자회사이면서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금융사가 대주주의 불법 및 부도덕한 경영에 동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케이뱅크 역시 주기적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향후 KT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현대차와 KT 간의 파트너십이 공고한 만큼 당장 큰 변화가 일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KT-현대차 파트너십 계속될까…BC카드 낙수효과 기대

현대차와 KT는 구현모 전 사장 시절 교환했던 지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사장이 바뀌면 전임자의 성과는 지우게 마련이지만, 전임 체제에서 맞바꾼 지분을 그대로 둔다는 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가져가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끈끈한 협력 관계가 유지되면 BC카드 역시 다양한 협력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가령 자동차 할부 금융, 담보대출, 결제 서비스 등에서 현대차와 협력할 여지가 있다. 경영 참여 의사가 없다는 현대차의 단언에도 사업적 협력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BC카드가 현대차와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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