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 보드]네이버웹툰-스노우, CEO끼리 이사회 '품앗이'김준구·김창욱 대표 상호교차 선임, 영상콘텐츠 등 계열사 간 사업적 협력
원충희 기자공개 2024-10-08 08:12:58
[편집자주]
기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을 원한다. 모이고 분화되고 결합하며 집단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공통의 가치와 브랜드를 갖고 결속된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지분관계로 엮여있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배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 주요 의결기구인 이사회 간 연결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집단 내 이사회 간 연계성과 그룹이 계열사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13: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의 계열사 네이버웹툰과 스노우는 대표이사(CEO)들이 서로의 이사회에 들어가 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스노우 이사회에, 김창욱 스노우 대표는 네이버웹툰 이사회에 사내이사로 있다.서로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는 두 회사가 최고경영자끼리 이사회 '품앗이'하는 이유는 사업적 협력 때문이다.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 콘텐츠를 전담하는 네이버웹툰은 보유한 저작권(IP) 등을 활용해 영상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스노우는 자회사를 통해 영상콘텐츠 사업 확장하는 중이다. 여기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합치한 게 이사회 교류로 이어졌다.
◇양사 CEO들이 서로의 이사회에 입성
네이버웹툰 이사회는 김준구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김창욱 스노우 대표와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가 사내이사로, 김희철 네이버 CV센터 리더가 감사로 있다. 비상장사인 만큼 사외이사 비중과 소위원회에 대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기에 네이버그룹 인사 위주로 꾸려져 있다.
스노우도 비슷하다. 김창욱 대표가 이사회 의장으로, 유봉석 네이버 정책·RM 리더와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김희철 네이버 CV센터 리더가 감사로 있다. 이곳 역시 비상장사라 네이버 인사들로 이사회를 채웠다.
주목할 부분은 양사의 CEO들이 서로의 이사회에 등재돼 있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상호 간의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다. 스노우는 네이버가 지분 90%, 라인플러스가 10%를 갖고 있으며 네이버웹툰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네이버의 해외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가 지분 100%를 소유한다.
두 회사의 CEO가 서로 등기이사 품앗이를 하는 배경에는 지분보다 사업적 관계가 있다. 네이버웹툰은 웹소설·웹툰 등 스토리 콘텐츠에 주력하는 계열사다. 스토리 콘텐츠의 특징은 2차, 3차 창작이 가능한 멀티유즈다. 인기 웹소설을 웹툰화하고 이를 영화 및 드라마로 만들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같은 작품은 동명의 웹소설이 웹툰화되고 드라마로도 성공했다.
스노우의 경우 영상제작 기술이 자회사 플레이리스트와 세미콜론스튜디오로 분화됐으며 여기서 네이버웹툰과의 깊은 사업적 접점이 생겼다.
◇스토리 콘텐츠 영상화로 이해관계 맞아
스노우는 2017년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앱) 홍보를 위해 웹드라마를 제작했다. 이게 생각보다 큰 규모로 제작을 진행됐으며 결국 같은 해 5월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게 플레이리스트다. '연애플레이리스트' 같은 웹드라마 시리즈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플레이리스트는 일약 웹 콘텐츠 제작사로 자리잡게 된다.
원래 기획했던 영화 제작 및 배급사업은 또 다른 별도 법인을 설립해 맡겼다. 그렇게 탄생한 곳이 세미콜론스튜디오다. 2019년 8월 플레이리스트로부터 물적분할 후 영화·비디오물 및 프로그램 배급업을 담당하게 됐다. 웹툰 IP 콘텐츠 제작 업무를 병행했던 세미콜론스튜디오가 영화 관련 사업으로 전향한 것도 이때부터다.
기존 IP의 영상화를 추구하던 네이버웹툰이 여기에 지분을 태웠다. 양사는 공동출자를 통해 플레이리스트 지분을 각각 25%씩 보유하고 있다. 세미콜론스튜디오 역시 처음에는 네이버웹툰과 스노우가 5대 5 지분을 유지했다. 다만 스노우는 2020년 9월부터 세미콜론스튜디오에 꾸준히 출자해 현재는 지분 79.05%를, 나머지 20.95%는 네이버웹툰이 갖는 형태로 바뀌었다.
영상콘텐츠 사업이 심화됨에 따라 두 회사의 사업제휴와 합작법인 운영은 이사회 차원에서의 협력이 필요한 수준까지 올라갔다. 양사의 CEO가 서로의 이사회에 자리하게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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