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삼성전기, 체계적 운영 돋보여…경영성과 '과제'[총평]①255점 만점 중 170점…경영성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고른 평점
백승룡 기자공개 2024-10-18 07:38:4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15: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카메라모듈·반도체패키지기판 등을 제조해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전체 매출액에서 삼성전자 계열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어선다.사업적으로나 지분관계로나 긴밀하게 엮인 탓일까. 이사회 평가모형도 마치 삼성전자의 ‘하위호환’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삼성전기는 이사회 구성과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등 전반적인 지표에서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기업의 본질과도 같은 경영성과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전방 수요가 둔화되면서 성장률 지표가 시장 평균을 크게 밑돈 데다가, 주주환원 지표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이면서다.
◇ 255점 만점 대비 170점…이사회 구성·참여도 ‘양호’
더벨은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해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삼성전기의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 대비 170점으로 산출됐다.
우선 이사회 ‘구성’은 평균 3.9점(이하 5점 만점)을 받았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자율적으로 BSM(Board Skills Matrix)을 공시, 이사회 멤버들의 역량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관리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삼성전기 이사회 총원이 7명으로 만점(11명 이상) 대비 적었고, 사외이사 비중도 57%로 만점(70% 이상)에 못 미쳐 감점이 있었다. 또 삼성전기는 이사회를 지원하는 조직으로 피플(people)팀을 두고 있지만, 별도 조직이 아닌 이사회 지원 업무를 겸하는 부서라는 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참여도’ 지표는 평균 3.8점이 부여됐다. 이사회의 정기적인 개최와 이사회 구성원들의 출석률 등이 우수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안건을 공지하는 점과 정기적으로 교육을 제공하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인 감사위원회의 연간 개최 횟수나 감사위원회를 위한 교육과정 횟수가 적어 감점이 있었다.
◇ 전반적으로 고른 평점…취약점은 '경영성과' 지표
삼성전기는 ‘견제기능’ 지표에서 평균 4.1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있고, 내부거래위원회를 통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인 점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등기이사의 장기성과 인센티브를 자기자본이익률(ROE)·주당수익률 등 주주가치 지표와 연동한 점과 감사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한 점도 돋보였다. 사외이사만으로 이뤄진 회의가 적게 열린 점은 감점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보 접근성’ 지표는 평균 3.7점으로 평가됐다. 이사회 활동 내역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회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충실하게 공시하고 있지만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주주환원정책도 중장기 계획, 혹은 연간 계획을 미리 공시하지 않고 배당 결의 이후 공시하는 등 예측 가능성이 떨어져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활동을 평가하고 이를 추후 반영하는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선 3.6점을 받았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재선임에 반영하고 있지만, 평가결과를 주주들에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사회 활동에 대한 내부평가는 있지만 외부평가는 수행하지 않는 점,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점 등도 감점요인이었다.
마지막으로 ‘경영성과’ 지표는 평점 1.9점으로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의 육각형 평가모델이 오각형에 가까운 모습을 나타낸 것도 이 때문이다. 매출성장률·영업이익성장률 등 성장성 지표는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ROE 등 수익성 지표는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비롯해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등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한 지표도 모두 평균치에 미달됐다.
재무구조는 여전히 우수한 수준을 유지, 부채비율이나 상환여력(순차입금/EBITDA) 등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성장성 지표나 주주가치 제고 관련 지표의 낮은 점수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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