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역동적 이사회' 셀트리온, 절차적 투명성 '아쉬움'[참여도]④12명 참여율 90% 상회…후보 관리 평가 프로세스 확충 '숙제'
최은수 기자공개 2024-10-11 07:35:5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16: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적정한 개최횟수와 다양한 업무 역량을 갖춘 구성원들의 성실한 참여가 있어야 한다. 셀트리온은 2023년 이사회 개최횟수가 평균을 웃돌았는데 대규모에 해당하는 12명의 이사진이 90%가 넘는 참석률을 보였다.다만 사외이사진을 꾸릴 때 어떤 방식으로 후보(pool)를 추리고 관리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사외이사를 다양한 분야별 핵심 역량을 갖춘 전문가들로 구성하고 이사회부터 소위원회까지 다이나믹하게 움직였지만 절차적 투명성이 미비했다. 전반적으로 우수한 '참여도'를 보인 셀트리온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대목이다.
◇'다이내믹'한 이사회 참여도 '합격점'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아 총 6개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꾸렸다. 이에 맞춰 셀트리온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한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에 157점이 나왔다.
이사회 평가 6대 공통지표 중에 '참여도' 항목의 경우 총 8개 문항을 배치해 평가했다. 세부적으로 출석률과 사외이사들에 대한 의안자료 제공의 충실도 및 교육 횟수, 사외이사 풀(Pool) 관리의 성실성 여부를 문항을 통해 진단했다.
셀트리온은 정기·임시 이사회에서 이사 출석률이 90%를 웃돌았다. 셀트리온의 전체 이사는 12명이다. 코스피 주요 상장사 가운데서도 매우 많은 편이며 개최 횟수(정기 4회, 임시 13회) 역시 평균 이상에 속한다. 매 이사회마다 이사들의 성실한 참여가 뒷받침됐단 걸 확인할 수 있다.
이사회 안건통지 후 개최까지 기간을 보면 정기 이사회는 3일 임시 이사회는 단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상당한 참석률을 보였다. 통상 다른 코스피 상장 대기업이 통지 후 이사회 개최까지 5~7일 정도 텀을 주는 것과 대비된다. 여기에서도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의 특수성이 나타난다.
신약개발 기업은 성과 창출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각 신약후보물질을 상업화 성공으로 이끌어 가려면 시시각각 변하는 개발 환경이나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셀트리온은 보유한 상업화 도달 파이프라인이 두자릿수에 근접했고 개발 파이프라인도 수십개가 넘는다. 이사회 역시 이에 맞춰 숨가쁘게 운영됐다.
셀트리온 측 또한 "이사회의 관리 및 감독기능 강화, 지배구조 건전성 제고를 위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및 이사회 내 위원회 출석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흡한 사외이사 풀(pool) 관리, 독립성·견제기능 수행 더 따져봐야
셀트리온은 이사들이 성실하게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이나 2023년 한해 동안 소위원회도 활발하게 운영했다. 각각 감사위원회는 7번, 의무설치 대상 이외의 기타 소위원회는 8번을 열었다.
작년엔 그룹 통합을 마무리하고 해산한 특별위원회도 있었다. 이를 포함한 소위원회 개최횟수는 13회다. 2023년 셀트리온 이사회는 코스피 상장기업 가운데서도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였다는 의미다.
셀트리온은 다만 이 역동적인 이사회의 주체 가운데 하나인 사외이사와 관련된 정보 공개는 다소 미흡했다. 사외이사들의 업무 역량이나 이력 등은 충실하게 기재했지만 각 사외이사가 어떤 경로와 절차를 통해 후보로 추천됐고 의사결정을 거쳐 선임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사회 독립성과 견제기능은 사외이사로부터 나온다. 주주나 외부기관의 추천을 받아 다양한 사외이사로 구성할 경우 기업 의사결정이 훨씬 투명해진다는 점에서 선진 지배구조를 가진 곳은 사외이사 후보 추천자들을 공시하고 있다. 국내에선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대표적인데 사외이사 후보 추천자(또는 단체)의 이름 공개하고 있다.
물론 2023년 셀트리온 사외이사 모두 이사회 참석률 100%를 보였고 이사로서 신의성실하게 업무에 임했다. 그러나 셀트리온이 2023년의 경우 사외이사 후보 풀(pool)에 대한 관리 활동을 수행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사외이사로부터 출발하는 셀트리온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에 대한 판단은 섣부른 결과론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셀트리온은 이사 후보 관리가 미흡했던 것과는 별개로 각 이사진에 대해 꾸준히 교육을 진행했다. 코스피 상장사를 기준으로 평균(2회)에 해당하는 별도의 감사위원 지원조직과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머니무브 효과' 수월해진 자금 유치…조달 개선 기대
- 나우어데이즈 신곡 '렛츠기릿', 주요 음원차트 진입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유연성·독립성 갖춘 코웨이 코디, 시공간 제약 없어 'N잡' 가능 눈길
- [SGI서울보증 IPO 돋보기]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thebell note]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의 엇갈린 선택
- 상호금융권, 대부업 자회사 출자 '러시'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change]합병 앞둔 한화인더스트리, '비전 C레벨' 이사회 합류
- [캐시플로 모니터]한화오션, 2조 유증에도 아쉬운 현금흐름 '또 차입'
- DB금투, '약식명령'에 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 흔들
- [CFO 인사 코드]'변화대신 안정' 미래에셋그룹, 재무라인 교체 '없었다'
- [On the move]'그룹 넥스트' 찾는 삼성물산, '신사업 팔방미인' 공채
- 명륜진사갈비의 '변신을 위한 용기'
- [2024 이사회 평가]'AI 투자회사 변신' SK네트웍스, 힘 보태는 이사회
- [2024 이사회 평가]'사내이사 없는 이사회 고수' 한샘, 참여도만 '우수'
- [조달전략 분석]포스코홀딩스, 급전 융통 창구된 '해외 계열사 지분'
- [Board change]'보험 키맨' 필요했던 롯데손보, 금감원 출신 영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