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인사 톺아보기]'가성비→가심비' KUS 방향성 이끈 부사장단슈퍼볼·TV쇼 협업 마케팅으로 이미지 고급화·38년차 베테랑 맡은 고객서비스
허인혜 기자공개 2024-10-10 07:35:38
[편집자주]
우리 기업들에게 해외조직의 중요성은 전례없이 커졌다. 매출과 잠재력에 따라 해외법인·지사의 존재감이 본사의 위치를 압도하거나 뛰어넘는 사례도 심심치 않다. 그만큼 해외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의 인사도 글로벌 기업에게는 중요한 덕목이다. 시장 진출과 매출, 브랜딩 등 지역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인사를 통해 나타난다. 해외거점을 이끄는 '대어'들은 한 조직에서만 머물기보다 국내·다른 거점으로 이동해 메기가 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은 해외조직의 현재를 조망함과 동시에 이들이 합류할 새 거점의 변혁을 점칠 재료가 될 수 있다. 더벨이 주요 기업들의 해외조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과 강점, 조직도와 변화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는 가성비가 좋은 차지만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은 지양한다".기아 미국 판매법인(KUS)의 러셀 웨이저(Russell Wager)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기아의 마케팅 정체성을 이 말로 정리하며 방향성을 완전히 바꾼 인물 중 하나다. 평범한 광고를 넘어 TV쇼·슈퍼볼 등과 접목한 마케팅으로 KUS의 변신을 이끌었다. 서비스 부문은 38년차 베테랑이 진두지휘 중이다.
기아 미국 판매법인은 '세일즈'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무 수장인 부사장단도 판매와 마케팅, 애프터서비스(AS)와 고객경험을 중심으로 구축했다.
현대차의 미국법인 고위급 임원에는 닛산 출신이 포진해 있다면 기아 미국법인에는 포드와 마쓰다 출신 인물들이 기용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글로벌 완성차 시장 '올스타'에 오른 인물이 포함되는 등 굵직한 임원 영입과 인사에 집중하고 있다.
◇기아 이미지 바꾼 마케팅·플랜S 이끈 영업 부사장
기아 미국법인은 변화의 큰 기로마다 주요 인물을 기용했다. 부사장을 영입하거나 승진시킬 때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부과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기아의 '가성비' 이미지를 바꾸는 데 공들인 러셀 웨이저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다.
기아 미국법인은 2019년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러셀 웨이저 부사장을 영입했다. 마쓰다 북미 법인의 전 마케팅 부사장 출신으로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마쓰다 등 완성차 기업 경험도 갖췄지만 아예 광고와 브랜딩에만 초점을 맞춘 경력을 잘 활용한 인물로 보인다.
글로벌 광고 마케팅 회사 등을 거친 이력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글로벌 광고제작사인 TBWA\Chiat\Day에서 가장 오래 몸담았다. 에미상(Emmy Awards)과의 파트너십이나 아메리카 갓 탤런트 등의 TV쇼를 이용한 이미지 광고, 슈퍼볼 마케팅 등 색다른 마케팅 전략을 여럿 활용했다.
기아에 합류하기 전부터 현대차그룹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왔다. 1989년 광고 관련 기업 Backer Spielvogel Bates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현대차 아메리카와 협력했던 이력이 있다. 2007년 다윗&골리앗에 제직하며 기아차의 프로모션을 담당하기도 했다.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서 마케팅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에릭 왓슨(Eric Watson) 영업부문 부사장은 기아의 자체 미래 비전인 '플랜S'를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에릭 왓슨 부사장이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갖췄다는 점이 주효했다.
에릭 왓슨 부사장은 마쓰다 북미법인과 재규어 랜드로버 북미, 포드 등을 거쳐 2017년 기아에 합류했다. 첫 역할은 현장 운영 이사로, 2021년 3월 영업 운영 부사장 대행이 됐다. 정식 부사장으로 임명된 건 같은 해 8월이다. 브리검 영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38년차 베테랑이 이끄는 서비스·고객경험
기아 미국법인은 두 명의 C레벨 바로 아래에 그렉 실베스트리(Greg Silvestri) 서비스&애프터세일즈 운영 담당 부사장을 배치해 뒀다. 영업과 마케팅, 딜러 관리보다 우선해 고객경험과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는 의미다. 브랜드 경험을 따로 관리하는 브래드 메이스(Brad Mays) 이사도 임원에 올라있다.
그렉 실베스트리 부사장은 부사장단과 C레벨 중 가장 기아 미국법인에 오래 몸담은 인물이다. 2004년 서부지역 운영 이사로 기아에 합류했다.
이전에는 20년간 마쓰다 북미법인에서 근무했다. 완성차 기업 경력만 약 40년에 육박한다. 서비스 부문에 천착한 기간도 길다. 기아에서는 2008년부터 서비스 부문을 맡았다. 노던일리노이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8년 부사장에 올랐다. 기아 미국법인의 '전방위 고객 서비스 부문(Customer 360 Service Initiative)' 전략을 수립하고 구현했다는 평가다. 딜러 관리와 고객 유지, 서비스 만족도, 경쟁력 유지 등을 관리해 왔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에서 기아의 스코어를 계속 향상시킨 인물로 평가 받는다.
◇정의선과 '올스타' 오른 영업부사장
북미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의 '올스타'는 글로벌 자동차 사업의 현재 리더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만큼 국내에서도 수상자를 널리 공표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대를 이어 이 상을 받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2005년과 2010년, 2011년에 각각 올스타에 올랐고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올스타 38인이자 가장 꼭대기인 '올해의 리더'에 등극했다.
같은 해 에릭 왓슨 부사장이 영업 부문에서 올스타에 이름을 올렸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기아 미국법인이 2029년까지 미국에서 8종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 등을 세우고 지속가능성과 디자인, 기술에 중점을 두고 대대적인 브랜드 정비에 나섰다고 봤다. 이 분야를 이끈 대표 인물이 에릭 왓슨 부사장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C레벨과 함께 기아 미국법인에 대한 고평가도 이어졌다. 지난해 기아 미국법인은 전미자동차딜러협회에서 관계성 7위, 브랜드의 미래 가치에 대한 딜러 낙관론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영업그룹 관리를 잘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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