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속도전' 택한 금감원, 정기검사 첫날 수시검사 결과 발표국감 앞두고 '저축은행·캐피탈' 검사 성과 공개, '그룹 차원' 문제 강조
최필우 기자공개 2024-10-10 12:54:27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11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 정기검사에 착수한 당일, 앞서 진행한 수시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부정 대출 사건에 초점을 맞춘 정기검사가 막 시작한 시점에 수시검사 결과를 내놓으며 속도전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0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감안한 행보로 읽힌다.이번 수시검사로 우리은행과 연계된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금융캐피탈 부적정 대출 정황이 상세히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번 부적정 대출이 일부 계열사가 아닌 그룹 차원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주가 내부통제에 실패하고 은행 경영진이 사전 인지에도 불구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게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저축은행·캐피탈, 7억 씩 부적정 대출 확인

수시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금융캐피탈은 각각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처남의 배우자, 손 전 회장의 장인에게 각각 7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 시점은 우리금융저축은행 2024년 1월, 우리금융캐피탈 2022년 10월이다.
구체적으로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우리은행 출신인 부장급 직원과 C 법인의 재무이사에 의해 부적정 대출이 발생했다. C법인 재무이사가 우리금융저축은행 부장급 직원에게 대출을 신청했고 이 과정에서 비은행 출신 직원이 부적정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재무이사, 부장급 임원이 우리금융저축은행 그룹장과 면담 후 대출이 취급됐고 대출금은 손 전 회장 친인척인 C 법인 대표이사에 의해 유용됐다.
우리금융캐피탈에서도 우리은행 출신이 대출을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D 법인 대표이사 아들이 우리금융캐피탈 부동산금융팀장을 통해 대출을 실행했고 이후 원금 미납으로 기한 이익이 상실됐다. 하지만 우리은행 출신인 여신심사본부장 등이 있는 여신위원회에서 채권보전 조치 없이 만기 연장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자금 용도 사용여부도 점검되지 않아 대출금 일부가 손 전 회장 친인척의 개인 용도로 사용됐다.


◇"구태의연한 조직 문화" 강도 높은 비판
금감원은 수시검사 잠정 결과 발표에서 줄곧 이번 부적정 대출 사건이 금융지주 차원의 문제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금융 전반적인 조직 문화가 이번 사태의 단초가 됐다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면서 "구태의연한 조직 문화"라고 지적하는 등 비판 수위를 높였다. 또 지주 차원의 내부통제 미작동으로 금융사고 예방과 조기 적발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은행과 경영진이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부적정 대출 인지 후에도 즉각적인 대처를 취하지 않은 게 다른 계열사로 부적정 대출이 확대되는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설명이다. 지주의 내부통제 미흡과 함께 은행의 사전 인지 사실도 짚은 것이다.
이번 수시검사는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금융캐피탈에 초점을 맞췄으나 결과적으로 우리은행, 더 나아가 우리금융지주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앞서 부적정 대출 사건과 관련한 책임 소재가 임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지주·은행 경영진에 있다고 지적했다.
수시검사 결과는 오는 10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상세히 다뤄진다. 임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 최초로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로 했다. 과거 다른 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개인 일정을 이유로 출석을 피했으나 임 회장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임 회장은 사태가 드러난 직후 금감원의 조사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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