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2기]명확해진 M&A 원칙, 힘실릴 계열사는 어디③외형 확대보다 ROE 제고에 방점…수익성 입증해야 지주 지원 받는다
최필우 기자공개 2025-03-31 12:42:59
[편집자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일각에서 남은 재판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으나 첫 임기 그룹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무난히 재선임됐다. 그는 고졸 행원으로 시작해 하나은행을 대표하는 영업통, 그룹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CEO로 성장했다. 이번 마지막 임기에 함 회장은 40여년 은행원 커리어의 화룡점정을 찍으려 하고 있다. 함 회장 체제 2기 문을 연 하나금융의 경영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15시3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2기 체제에서도 기존의 인수합병(M&A) 원칙을 이어간다. 그는 최근 IR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형 확대가 아닌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가 비은행 포트폴리오 보강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내부 역량을 키우는 오가닉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대형 M&A보단 출자를 통해 기존 비은행 계열사를 지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함 회장은 첫 임기 때도 수차례에 걸친 출자를 통해 비은행 계열사 성장과 체질 개선을 도모했다. ROE를 높이는 차원에서 앞선 출자 후 가시적인 성과를 낸 계열사 중심으로 추가적인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3년간 여덟차례 걸쳐 1조7000억 출자…지원 규모 증권·보험·카드 순
함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이후 3년 간 하나금융은 여덟차례에 걸쳐 비은행 계열사 출자를 단행했다. 출자 금액은 총 1조6796억원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금액을 약 1조5000억원으로 정한 것을 고려하면 어지간한 대형 M&A에 들어가는 금액을 비은행 계열사 출자에 쓴 셈이다.

함 회장은 M&A를 통해 새로운 자회사를 추가하는 것보다 기존 계열사 출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함 회장은 지난 3년 간 1건의 M&A도 이행하지 않았다. UBS로부터 하나자산운용 지분을 완전히 사들이고 SK텔레콤이 보유한 하나카드 지분을 매입해 계열사 지배구조를 정비한 것 정도가 첫 임기 중 이뤄진 딜이다.
이같은 전략 배경에는 함 회장의 M&A 원칙이 자리한다. 함 회장은 M&A를 통해 계열사 숫자를 늘리거나 자산 외형을 키우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룹 ROE를 최대한 높이는 방식으로 계열사에 자본을 분배해야 한다는 게 함 회장의 지론이다. 첫 임기 때 하나은행 중심의 성장 전략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함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하나금융은 기존의 M&A 전략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물을 검토하되 대형 M&A에 가급적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기존 계열사 지원을 우선시하는 전략이다.
지난 3년간 계열사 출자 현황을 보면 하나증권에 대한 지원 규모가 가장 컸다. 하나금융은 2022년 하나증권에 5000억원을 출자했다. 하나카드가 3300억원의 지원을 받아 뒤를 잇는다. 하나손해보험은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500억원을 지원받았다. 그 다음은 하나생명으로 2000억원 출자가 이뤄졌다. 보험업에만 4500억원을 투입한 것이다. 업권별 출자 규모는 증권, 보험, 카드 순이다. 하나캐피탈, 하나에프앤아이, 핀크에도 각각 2000억원, 1496억원, 500억원이 투입됐다.

◇ROE 관리 차원, 증권·카드 힘 실릴듯…보험은 '아픈 손가락'
함 회장은 앞선 출자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입증한 계열사 위주로 추가 출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은 비은행부문 기여도를 30% 수준까지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ROE를 제고한다는 경영 목표를 밝혔다. 함 회장의 경영 원칙을 고려하면 자본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계열사 위주로 지원이 이뤄지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하나증권과 하나카드가 함 회장 2기 체제의 핵심 계열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나증권은 2023년 2924억원 규모 순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2251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털어내고 전통 IB와 리테일 영업 위주 리밸런싱이 효과를 봤다. 하나카드는 2023년 1710억원, 2024년 221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숨에 주력 계열사로 올라서며 그룹 내 위상이 높아졌다.
보험 계열사는 함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4500억원 규모의 출자가 이뤄졌음에도 아직 그룹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2023년 순이익 54억원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순손실 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하나손해보험은 2023년 879억원, 2024년 30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함 회장이 추가적인 출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저축은행경영분석]위기에 빛난 애큐온저축의 남다른 '수신' 전략
- [여전사경영분석]BC카드, 2024년 순익 90% 급증…우리카드 이탈에도 선방
- [여전사경영분석]한투캐피탈, PF 부실 여파 순익 급감…건전성 개선 위안
- [은행경영분석]토스뱅크, NIM 나홀로 상승하며 연간 흑자 '스타트'
- [은행경영분석]씨티은행, 14년 만에 ROE 5% 돌파…배경엔 '순익·배당'
- [이사회 분석]SBI저축, 금감원 출신 금융보안 전문가 사외이사 영입
- [NPL CEO 돋보기]대신F&I 주성균, 'NPL 큰손'의 리스크 게임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통합 2년차 KB프라삭은행, 희비 엇갈려
- 산은, NPL 매각 시동…올해 2000억 규모
- [IBK저축은행은 지금]전병성 신임 대표가 제시한 청사진, 핵심은 '건전성'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카자흐, 2년 연속 '퀀텀점프' 성장 지속가능성 입증
- [thebell note]김기홍 JB금융 회장 '연봉킹 등극' 함의
- [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2기]명확해진 M&A 원칙, 힘실릴 계열사는 어디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베트남은행, 한국계 해외법인 '압도적 1위' 지켰다
- [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2기]밸류업 재시동 트리거 '비은행 경쟁력'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NH농협, '보험 전문가' 후보군 꾸렸지만 선임은 아직
- [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2기]'40년 커리어' 마지막 과업, 금융시장 '부채→자본 중심' 재편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JB금융, 사외이사 후보군 '자문기관 위주' 전면 개편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DGB금융, 'BSM 고도화·외부 평가' 깐깐한 사외이사 검증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DGB금융, 사외이사 후보 '소비자보호' 전문가 보강 초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