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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저축 매각 '현실'이 될까 [thebell note]

김서영 기자공개 2024-10-14 12:23:4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상인그룹 저축은행의 매각 시계가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상상인은 무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두 곳을 매각해야 한다. 여러 원매자가 태핑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오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진전은 없는 답답한 상황이다.

이 매각 작업은 저축은행업계 내에서도 중요하다. 전체 매각 시장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애큐온, OSB, HB, 민국, 한화저축은행 등이 줄줄이 매각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 작업이 정체된 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인해 업황이 위축된 영향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여러 외부 요인에 의해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의 매력도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먼저 상상인저축은행은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영업권을 두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경기권 기반의 저축은행 15곳 가운데 세 번째로 자산 규모도 크다. 충청권에 기반을 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자산 규모로 우리금융저축은행 다음이다.

저축은행업은 전체 79개사로 한정된 라이선스 사업이다. 금융당국이 더는 신규 인가를 내주지 않아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할 수 없다. 저축은행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기존 저축은행을 인수해야 한다. 지방소멸 현상 속 인구가 많고 수도권 기반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무엇보다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지역 내 의무여신비율도 기존 50%에서 30%로 낮아져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은 대주주가 비수도권 저축은행을 네 개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충청권에서 두 번째로 자산 규모가 큰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여기에 해당한다.

규제 완화 조치에도 저축은행 M&A는 단 한 건도 성사되지 못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2년 새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인수 매력도보다 리스크 요인이 더 부각됐기 때문이다.

넘어야 할 산이 또 있다. ㈜상상인과 금융당국과의 관계다. 두 저축은행이 원매자를 선택한다고 해도 규제산업인만큼 매각 시에도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 ㈜상상인과 금융당국은 행정소송 중이고 우리금융그룹과의 인수 절차도 무산된 바 있다.

상상인그룹이 모토는 '상상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다. 한때 저축은행 영업을 통한 지역발전과 서민과의 상생을 상상했으나 이젠 작별을 고하고자 한다. 매각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매물 자체의 매력도가 희석돼선 안 된다. 두 저축은행의 매각이 성공해 정체된 M&A 시장에 활기가 돌고 구조조정을 통한 위기 극복을 이뤄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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