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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건설부동산 포럼]"기업형 임대주택 사업 '선순환 모델' 구축해야"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 연구위원

김서영 기자공개 2025-04-25 07:45:05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4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건설사는 저성장기 변동성이 높아진 주택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수주 방식부터 영업 방식까지 전부 달라질 필요가 있다.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에 있어 '선순환 모델'을 구축해 성숙기 도래 전 시장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 연구위원(사진)은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생존 전략 찾는 건설사, 기회와 변수'를 주제로 열린 '2025 더벨 건설부동산 포럼'에 참석해 '주택시장과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을 발표했다.

허 연구위원은 "인구가 감소하고 젊은 사람들이 주택 매매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주택사업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 미분양 문제가 계속되고 서울과 같은 우위 시장이 한정적 상황에서 주택시장이 나아갈 방향성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 연구위원

그는 우리나라 건설 시장에서 주택사업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진단했다. 주거용 비중은 40% 수준이지만, 비주거용에 속하는 오피스텔이나 생활형 숙박시설 등도 사실상 주거용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그 비중이 더 크다는 의미다.

허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나아갈 방향성을 찾기 위해 일본과 미국 시장을 벤치마킹 사례로 꼽았다. 일본 시장은 버블 경제 이후 주택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했다. 반면 미국 주택 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했으나 코로나 팬데믹 시기 급등했고, 금리 상승기 다시 하락하는 등 등락이 존재한다고 봤다.

허 연구위원은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일본 주택시장은 우리나라 지방의 상황과 유사하다"며 "이와 달리 주택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미국 주택시장은 우리의 수도권 상황에 빗대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스크와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며 여기에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일본 사례에서 주목한 건 건설사들이 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왔다는 점이다. 일본 건설사 '대동건탁'은 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매출액 1조6000억엔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22년간 연간성장률이 8%를 기록했다.

대동건탁이 임대주택 사업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차지차가법', 즉 서브리스(sublease) 방식 덕분이다. 차지차가법은 임대관리회사가 공실률과 상관없이 계약기간 최대 35년 동안 시장 임대료의 80~90%를 토지소유주에게 보장하는 사업 방식이다. 토지소유주와 리스크를 분산하고 제3자에게 주택을 재임대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허 연구위원은 "임대주택 사업이 선순환 사업모델 구축에 유리하다"며 "건설사가 임대주택 사업의 밸류체인 모델을 '기획 및 시공→관리 및 운영→자산관리'로 구축해 토탈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존 소비자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주목한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은 '자가보유의 나라'로 2000년대 초반 그 비율이 70%에 이르렀지만, 2018년 63%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고 MZ세대가 임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미국 임대주택 시장을 이끌어가는 플레이어는 기관투자자였다. 대표적으로 기관투자자 '블랙스톤'은 '인비테이션 홈즈(Invitation Homes)'를 설립해 임대형 단독주택 투자에 나섰다. 이외에도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받은 기업으로 △아메리칸 홈즈 포 렌트(American Homes 4 Rent) △콜로니 아메리칸 홈즈(Colony American Homes) △프로그레스 레지덴셜(Progress Residential) 등이 있다.

허 연구위원은 "블랙스톤은 2012년부터 4년간 100억달러를 투자해 압류 주택을 대량 매집해 2019년 엑시트에 성공, 약 70억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했으며 주택 가격이 상승하던 2020년 시장에 재진입했다"며 "기관투자자 주도로 중고가 단독주택을 매집해 임대업을 영위하는 사례가 미국 내 확산하는 추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미국의 임대주택 시장 사례를 통해 허 연구위원은 건설사의 포트폴리오 세분화와 경기 변동성 리스크를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주택가격 상승기의 주력 상품은 개인을 위한 판매용 주택이란 사실에는 변화가 없으나 분양만 하는 포트폴리오는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품 세분화와 소득과 연령 등 소비자 특성에 기반한 주택 상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 건설사들은 변동성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시공과 영업 부문의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임대주택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공업화 주택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업화 주택은 원가율 변동이 극히 낮고 기술 개발을 통한 수익률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허 연구위원은 "저성장기 일본의 임대주택 시장에서 알 수 있듯 시장 1, 2위에 해당하는 주택메이커가 강세를 보이며 과점화되는 양상이 강력하다"며 "우리나라 주택시장도 역시 성숙기에 도래하기 전에 시장 지분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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