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은 지금]외형보단 수익성, '패션·유통' 넘어 신사업도 모색④경영권 인수→시너지 지분투자, 호텔·리조트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 'ING'
김혜중 기자공개 2024-10-17 07:57:45
[편집자주]
이랜드그룹은 매출 규모 5조원, 자산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서는 국내 굴지의 기업이다. 패션을 바탕으로 유통시장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호텔 및 리조트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가고 있다. 다만 확장 과정에서의 진통도 존재했고 2010년대에는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신사업을 위해 계열사 간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더벨은 이랜드그룹의 주요 사업을 분석하고 향후 그룹의 방향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외형을 확장해 왔다. 다만 2010년대 유동성 위기와 2020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투자 기조에도 변동이 생겼다. 경영권을 염두에 둔 인수보다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이 가운데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도 이어가는 중이다. 생활 문화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호텔·리조트 사업을 강화하고 ‘킴스편의점’ 등 신선식품 경쟁력에 기반을 둔 신규 사업모델도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확 바뀐 투자 기조, '인수'보다는 '시너지'에 집중
이랜드그룹의 확장 기반은 M&A다. 뉴코아, 한국까르푸, 동아백화점 등 굵직한 인수합병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자산 규모 10조원의 굴지의 기업으로 도약했다. 다만 확장 이면에는 유동성 위기라는 부작용도 존재했고 브랜드 매각 등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한 차례 더 위기를 맞이한 이후에는 인수합병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기존에는 지분 100%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과감하게 투자를 집행했지만 최근에는 이전과 같은 대규모 M&A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지분 투자로 사업적인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스뱅크와 오아시스다. 이랜드월드는 2020년 토스뱅크 설립 주주로 참여해 올해 6월까지 1935억원을 누적 출자했다. 이랜드월드는 토스뱅크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토스뱅크 투자 목적은 온라인 채널 확장을 위한 시너지 확보다. 토스뱅크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접목시켜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랜드그룹이 오프라인 아울렛·백화점 등을 통해 쌓아 온 고객 데이터와 소비 패턴 등을 금융 상품과 연계시켜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였다.
매년 토스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는 토스가 가진 PG(전자지급결제대행업) 시스템을 이랜드그룹이 가진 온라인 공식몰 등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아시스에 투자한 건 2022년이다. 이랜드그룹 유통 부문을 담당하는 이랜드리테일은 330억원을 들여 오아시스 지분 3%를 인수했고 목적은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랜드리테일은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하이퍼마켓을 육성하고 있었고, 부족한 물류인프라를 협업을 통해 상쇄하겠다는 목표다. 오아시스가 전개하는 새벽배송 등도 핵심 투자 요소였다. 현재 이랜드리테일은 오아시스와의 협업 오프라인 플랫폼인 ‘킴스오아시스’도 운영하고 있다.
◇'패션·유통' 의존도 낮추기 '과제', 해외 활로도 모색
이랜드그룹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패션과 유통 부문 의존도가 큰 편이다. 2023년 매출액 6조5529억원 기준 49.5%에 해당하는 3조2449억원이 패션 부문으로부터 나왔다. 유통 부문 매출액은 1조9320억원으로 29.5%다. 도합 79%로 매출 다변화의 필요성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호텔·리조트 등 사업을 영위하는 이랜드파크에 대한 투자도 늘려가고 있다. 대중의 생활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서 호텔·리조트 및 테마파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이 대여 및 출자 방식으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유통 사업을 전개하는 이랜드리테일은 신선식품 소싱에 대한 강점을 바탕으로 신선식품 특화 편의점 ‘킴스편의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2023년 관악구를 시작으로 현재 서울지역 4개 점포에서 직영 형태로 킴스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해 가맹 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확장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패션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랜드월드는 내수 시장이 줄어들고 있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 속 신사업을 모색하기보다는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서 활로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대표 브랜드 ‘스파오’를 1조원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한국·중국 통합 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중 사업부를 합치고 한국 인기 상품을 중국에서도 동일하게 판매한다. 중국 매장을 한국 매장과 동일하게 꾸며 한류를 바탕으로 한 확장 방식을 선택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전엔 대규모 M&A로 사업 영역을 넓혔지만 최근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규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사업들을 넓히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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