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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15년 만 '자산 재평가'로 재무체력 쌓는다 명동본점·잠실점 토지재평가 차액 반영, 부채비율 낮춰 투자유치 기반 마련

홍다원 기자공개 2024-10-16 10:15:02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연결 법인 자산 재평가를 진행한다. 백화점·마트·슈퍼·영화관 등 여러 형태의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만큼 이들은 롯데쇼핑의 중요 자산이다. 시간이 지나 자산 가치가 올랐고 장부가에 비해 상승한 현재가격을 반영하면 자본 총계가 늘어나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노릴 수 있다.

15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보유한 자산의 실질적인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자산 재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자산 재평가는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롯데쇼핑의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는 롯데백화점(백화점·쇼핑몰·아울렛), 롯데마트(대형마트), 롯데슈퍼, 롯데하이마트(가전양판점), 롯데컬처웍스(영화관) 등이다. 전국에 점포를 두고 오프라인 형태로 매출을 내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처럼 부동산 형태로 보유한 유형자산이 많아 이들의 실질적인 가치가 재무 구조나 주가에 반영되기 어렵다.

점포가 위치한 토지 등 유형자산의 장부가치와 현재 시점에서의 가치가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특히 백화점, 마트 등은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땅값이 비싸질 경우 재평가를 통해 자산과 자본을 추가로 확충할 수 있다. 토지 자산은 감가상각이 이뤄지지 않아 순손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롯데쇼핑은 재무구조 개선을 노리고 자산 재평가에 나섰다. 올해 유통업계에선 처음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하는 등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 중 하나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총계가 늘어나면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추가 자산과 재평가잉여금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롯데쇼핑의 자산 총액은 30조5117억원이다. 각각 부채 19조8619억원과 자본 10조6498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186.5%다. 여기에 자산 재평가를 통해 현재 롯데쇼핑 자산에 추가적인 토지재평가 차액과 재평가 잉여금반영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롯데쇼핑의 주요 토지 공시지가는 15년 간 크게 오른 상황이다.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이 위치한 서울 중구 남대문로 81 명동본점의 단위면적(m2)당 공시지가는 2009년 3430만원에서 2024년 6530만원으로 90.5%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위치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40 역시 같은 기간 2700만원에서 4800만원으로 78.1% 증가했다.

특히 롯데쇼핑은 기업가치의 저평가 원인으로 재무구조 개선 방안 제시 부족을 꼽았다. 롯데쇼핑의 올해 상반기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19배에 그친다. PBR이 1보다 낮다는 것은 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업가치가 장부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전부 팔고 사업을 접더라도 현재 주가가 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롯데쇼핑 부채비율이 경쟁사보다 높아 외부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졌고 기업가치 저평가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롯데쇼핑은 정기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는 만큼 자본 조달을 위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중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자산 재평가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이 늘어나면 부채비율이 낮아져 향후 롯데쇼핑 신용등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신용도 강화 등으로 조달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롯데쇼핑은 현재 해외 사업과 이커머스 등 미래 신사업에서 막대한 비용 지출이 예정돼 있다. 롯데쇼핑은 동남아시아에 iHQ(인터내셔널헤드쿼터)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iHQ는 새로운 조직으로 싱가포르에서 투자유치 등 자금 조달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이 미래 사업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만큼 자산 재평가로 재무 건전성을 끌어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금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구체적인 자산 재평가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회계법인, 감정평가법인 등과의 협의를 통해 자산 평가를 마친 후 추후 재무제표에 반영될 예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번 자산 재평가는 IR을 강화하고 투자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재평가 계획을 밝힌 상황인 만큼 정확한 자산 재평가 반영 시점은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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