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주식병합' 케이사인, 신사업 준비 '아직'10년 내 첫 상반기 적자, 수익성 개선 '관건'
이종현 기자공개 2024-10-16 08:30:03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사인이 주식병합을 위한 거래정지 기간에 접어들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74배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는 기업가치가 이번 주식병합으로 제 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다만 일각에서는 주식병합이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악화하고 있는 기업 실적을 만회할 만한 신성장 동력을 선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중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사인은 지난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한 주식병합 신주를 오는 11월 1일 상장한다. 주식병합에 따라 주권매매거래는 신주가 상장하기 전인 10월 31일까지 정지된다. 적정 유통주식수 유지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한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최현철 대표가 주도했다.
케이사인은 보통주 10주(액면가 100원)를 1주(액면가 1000원)으로 병합한다. 이에 따라 케이사인의 발행주식 총수는 7067만1257주에서 706만7125주로, 주가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 957원에서 9570원(예상)으로 조정된다. 주식병합으로 발생하는 1주 미만 단수주는 현금지급될 예정이다.
케이사인은 지금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최승락 회장이 1999년 설립한 1세대 벤처기업이다. 데이터베이스(DB) 보안, 암호·인증 등 보안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개인정보 암호화 솔루션 'KSignSecureDB'를 핵심 제품으로 삼고 있다. 자회사인 샌즈랩과 함께 악성코드 탐지 등 영역으로 사업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케이사인이 코스닥에 상장한 것은 10년 전인 2014년이다. 상장 첫해 26.1%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뒤 2016년까지 순항했지만 2017~2018년 부침을 겪었고, 2019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이어오기 시작했다. 2019년 연결기준 26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471억원으로, 연평균 18.7%씩 성장했다.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매출과 달리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올해 5월부터 우하향을 시작해 기업 주가는 1300원대에서 900원대로 내려앉았다. 시가총액은 676억원으로, 자회사인 샌즈랩(약 1280억원)에도 크게 못 미친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4배로 저평가돼 있다. 장부상 가치보다도 낮게 평가되고 있다.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는 주가 흐름에 케이사인은 연초부터 조직 개편에 나섰다. 창업주인 최승락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재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 회장에 이어 대표직을 맡은 것은 사업총괄을 맡은 구자동 대표와 경영총괄을 맡은 최승락 대표다. 사업영역 확장, 자회사와의 시너지 등을 위한 개선 작업에 착수한 상태이고, 이번 주식병합 역시 그 일환이다.
그러나 아직 가시적인 변화가 감지되진 않고 있다. 케이사인은 소프트웨어(SW)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용역·유지보수를 수행한다. SW를 개발하고 용역·유지보수를 수행할 인력 충원이 제조업의 제조설비 투자나 마찬가지인데, 케이사인은 지난 8월 기준 84명으로, 연초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 중이다. 신규사업을 위한 인력 충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어 본격화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사인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업계에서도 특히 낮은 편에 속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케이사인의 2023년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1.2% 남짓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 대비 1.1%만 투자했다. 지니언스, 라온시큐어, 파수, 파이오링크 등 여타 보안 기업이 매출액 대비 15~20%가량을 투자하는 것에 비해 크게 낮다.
강점이던 순이익도 최근 감소 추세다. 케이사인의 순이익은 2021년 60억원에서 2022년 58억원, 2023년 47억원으로 2년 연속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14억원으로 전자로 전환했다. 케이사인이 반기 적자로 전환한 것은 최근 10년 사이에 처음 있는 일이다. 샌즈랩의 적자 확대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사옥을 위한 이자 비용도 영향을 미쳤다. 순이익이 감소하자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은 연초 20배에서 35.4배로 높아졌다.
다만 케인사인과 자회사 샌즈랩 모두 하반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하반기 사업 성과에 따라 만회 가능한 수준이다. 곧 발표될 3분기 실적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샌즈랩 IR 담당자는 신규 사업의 추진 상황을 묻는 질문에 "이것저것 준비 중이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차츰 영업 부문을 넓히는 단계"라고 답했다. 또 최근 실적과 관련해서는 "자회사인 샌즈랩이 준비 중인 것이 많다 보니 적자가 커진 것 같다. 그 영향으로 연결기준 적자를 기록했는데, 케이사인 별도로는 흑자를 유지 중"이라고도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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