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아트 브랜딩]하나금융, 20년 넘게 이어진 아트뱅크 의지①옥션 투자·아트페어 후원·3000점 컬렉션 조성…24년 아트 비즈니스 히스토리
서은내 기자공개 2024-10-24 09:51:46
[편집자주]
아트와 금융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후원이나 ESG의 형태를 띠기도 하며 나아가 미술시장 활성화 또는 투명화라는 보다 구체적인 목적의식을 둔 경우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아트'는 금융사 브랜드 이미지의 품격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금융사들이 진행 중인 예술 관련 사업의 스토리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2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은 금융사들 가운데 가장 일찍부터 문화예술 분야의 투자에 관심을 가져온 곳이다. 국내 양대 옥션회사인 서울옥션, 케이옥션에 지분투자를 하기도 했고 직접 미술품을 구입해 컬렉션을 만들기도 했다. 사기업이 아닌 금융기관에서 이처럼 예술과 실제적인 협력을 모색한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금융과 아트의 협업이 이뤄진 건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의지이기도 했다.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도 회장 재임 시절 국립중앙박물관 후원회 모임의 회장, 부회장을 맡는 등 문화예술계 패트런으로 자리했다. 임원진들이 이처럼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깊었기 때문에 은행의 문화예술 사업 기반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아트 비즈니스 역사는 24년간 이어졌다. 장기간 미술업계와 협업해 온 결과 현재 문화예술계와 맞닿은 은행의 브랜드 이미지가 어느정도 잘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아트뱅크'를 모토로 나아가 미술시장을 활성화하고 투명화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런칭한 미술품 신탁사업이나 수장고 서비스는 그 일환이다.
◇ 은행권 첫 아트페어 조성, 메이저 아트페어 후원까지
하나은행은 2001년 하나아트클럽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당시 서울옥션과 협업, 미술 경매정보나 전시 정보를 제공했다. 2005년 케이옥션과 지분 공동 출자, 전략적 제휴를 맺어 미술품 투자설명회를 열고 아트어드바이저리 서비스를 운영했다. 2007년 80억원 규모로 3년 만기 파인아트펀드를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12년부터는 국내 대규모 아트페어의 하나인 '아트부산'의 메인스폰서로 참여하며 미술시장에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현재까지 10여년간 아트부산 후원을 진행 중이다. 아예 직접 아트페어를 열기도 했다. 2022년 복합문화공간 하트원 개관과 함께 '하나프라이빗아트페어(Hana Private Art Fair)를 개최한 것이다.
정종헌 하나은행 하나아트뱅크 팀장은 "금융권 최초의 아트페어를 만들었고 당시 출품작 50여점의 총 작품가액이 300억원을 넘길만큼 대가의 작품들을 많이 취급했었다"며 "앞으로 아트뱅크로서의 브랜딩을 더 강화할 계획이며 아트부산에 이어 또다른 메이저 아트페어 추가 후원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예술 이해 기반 3000여점 컬렉션 조성, 기획전시 병행
현재 하나은행 소유의 미술품은 3000여점에 이른다. 그 중 상당수는 은행 지점에 진열돼 있고 또 일부 컬렉션은 하나은행의 '하트원'에서 전시기획에 활용하고 있다. 하트원은 2022년 문을 연 하나은행의 복합문화공간이다. 개방형 수장고의 이미지를 띠고 기획전시들을 해나가고있다. 은행 내에 전문 큐레이터 인력도 배치돼있다.
과거 구입했던 미술품 컬렉션에 이어 현재도 꾸준히 하나은행은 신진 작가 작품 구입을 지속하며 작가들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은행에서 작품 구입을 해나가고 있다. 조만간 신진작가 작품 구입 작업의 정식 명칭을 만들고 본격적인 작품 공모 사업도 런칭할 계획이다.
은행은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공간이 많은 곳이다. 하나은행은 오래 전부터 이 은행의 오프라인 공간을 고객을 위한 전시공간으로 만들어왔다. 때로 은행의 미술품 구입이 부정적인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하나은행은 꾸준히 아트뱅크의 의지를 키워가고 있다.
정 팀장은 "작품을 구입함으로써 작가들에게는 후원의 기능을 하고 또 은행을 찾는 고객들에게 문화적 체험을 전해 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선대 회장부터 임원들까지도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문화산업에 체계적으로 지원해왔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은행은 을지로 복합문화공간인 '하트원'과 삼성동 '하나클럽1' PB센터를 거점으로 아트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하트원은 개방형 수장고의 모토로, 하나클럽1은 미술품신탁 사업의 거점으로 키워갈 계획이다. 정 팀장은 "미술품 신탁은 미술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한 상품"이라며 "아트뱅크 사업을 다각도로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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