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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코리안리, 글로벌 '보험 수도' 로이즈에서 성장 궤도 올랐다①순이익 누적 흑자 전환 이어 역대 최대치 갱신…ROE 두자리수 '고공행진'

런던(영국)=최필우 기자공개 2024-10-24 12: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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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2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리안리가 영국 런던에 위치한 보험 거래소 로이즈에 진출한 지 9년 만에 안정적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로이즈는 전 세계 일류 보험 프로젝트가 결집하는 글로벌 보험 중심지다. 코리안리는 한국 재보험사 중 유일하게 로이즈에서 보험 프로젝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코리안리 런던법인은 그동안 로이즈 시장 내에서 네트워크와 보험 투자 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면 이젠 실적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누적 순이익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법인 차원에서 가장 중시하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두자리수로 고공행진 중이다.

◇200여개국 보험 인수 가능한 시장…플레이어 중 1곳으로 자리매김

코리안리 런던법인은 로이즈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SPV(특수목적법인) 형태로 설립돼 있다. 현재 김성진 런던법인장, 류주용 과장, 김경선 대리가 본사 파견 인력으로 근무하고 있고 여기에 현지 직원인 김정현 과장이 추가돼 총 4명이 근무하고 있다.

*영국 런던 로이즈 빌딩 내부 전경

코리안리 런던법인은 2015년 설립돼 올해 10년차를 보내고 있다. 법인 역사는 10년이지만 사무소 시절까지 포함하면 코리안리가 런던 로이즈 문을 두드린 기간은 더 길다. 1972년 런던 사무소가 설립됐고 50여년 동안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같이 로이즈 진출에 공을 들인 건 전 세계 보험 시장에서 로이즈가 갖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로이즈는 지난 259년간 전 세계 보험을 인수하는 시장으로 기능했다. 글로벌 일반보험 시장의 심장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전 세계 200여국의 보험을 인수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로이즈가 보유하고 있다. 2023 회계연도에 로이즈 수입보험료 규모는 521억파운드(약 93조원)에 달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만큼 시장인 만큼 로이즈 멤버 지위를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로이즈 멤버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 모든 신디케이트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다른 멤버들과 유대 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하다. 하위권 사업자를 정리하는 로이즈 방침으로 한국계 보험사 중 중도 하차한 곳도 있다.

코리안리는 법인 전환 후 경험과 네트워크를 축적한 끝에 로이즈 멤버 지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2020년에는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2021년 흑자 전환했다. 2022년에는 법인 설립 후 누적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3년에는 306만파운드(약 55억원)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ROE는 2021년 1.5%, 2022년 12%, 2023년 19.7%로 우상향하고 있다. 본점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해외 현지법인 특성상 런던법인에게 ROE는 가장 중요한 재무 지표로 꼽힌다. 누적 순이익 흑자로 전환한 것은 물론 연간으로도 잇따라 흑자를 내면서 런던법인이 독자적으로 거둔 수익으로 보험 투자를 반복하는 선순환 사이클이 만들어지고 있다.


◇재보험 호황기 아직 안끝났다…성장세 유지 전망

코리안리 런던법인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와 올해 글로벌 보험 시장은 하드마켓 경향을 띄었다. 하드마켓은 보험 요율이 높게 형성되는 시장을 의미한다. 수요 대비 공급이 적어 보험료가 높게 책정되고 공급자 입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용이한 흐름이다.

지난해 하드마켓 기조가 강해지면서 코리안리 런던법인도 역대 최대 순이익을 갱신할 수 있었다. 코리안리 런던법인이 다른 재보험사와 비교해 보험 인수 품질을 정하는 언더라이터 중심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한 것도 호실적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의 특성과 가격 등을 고려하는 언더라이터의 권한을 키운 효과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하드마켓으로 이행하는 하드닝의 반대 개념인 소프트화가 진행되고 있으나 과거에 비하면 여전히 보험 투자자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근래 업황이 가장 좋지 않았던 2018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갈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평이다. 로이즈 전체를 놓고 봐도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성진 코리안리 런던법인장은 "하드마켓이 끝나가는 시점에 있지만 과거와 비교해 업황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로이즈 네트워크를 더 기민하게 관리하고 신티케이트 옥석 가리기에 만전을 기해 성장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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