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본사 자본 의존도 낮추고 포트폴리오 다변화한다"②김성진 코리안리 런던법인장
런던(영국)=최필우 기자공개 2024-10-25 12: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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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리안리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 중 런던법인은 가장 중요성이 큰 거점이다. 전 세계 보험 투자 기회가 결집하는 런던 로이즈 시장에서의 성과로 코리안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계 유일 로이즈 사업자라는 상징성도 갖고 있는 만큼 런던법인의 성과는 코리안리를 넘어 보험업계의 관심사다.김성진 코리안리 런던법인장(사진)이 변곡점에 있는 런던법인을 이끌고 있다. 런던법인은 설립 후 누적 흑자로 전환하고 잇따라 연간 순이익을 내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하는 시점이다.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해 본사 의존도를 낮추고 본사와 겹치지 않는 보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김 법인장의 비전이다.
◇본점으로부터 자본 독립 필요…ROE 관리가 관건
김 법인장은 영국 런던 소재 로이즈 빌딩에서 진행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런던법인 순이익을 늘리는 것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본점 자본 의존도를 낮추고 투자 유보금으로 법인이 운영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며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본사와 차별점을 만들어 기여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법인장은 두 번째로 런던법인에 부임해 근무 중이다. 런던법인은 대리급 주재연수생을 1년간 파견해 글로벌 경험을 쌓도록 하는 인사 제도를 운영 중이다. 과거 김 법인장도 주재연수생으로 근무했고 본점으로 복귀해 경력을 쌓은 뒤 런던법인으로 돌아왔다. 현재 주재연수생으로는 김경선 대리가 근무 중이다.
코리안리 런던법인은 로이즈 시장 내에서 김 법인장이 주재연수생이었을 때보다 한층 위상이 높아졌다. 로이즈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하위권 멤버의 자격을 박탈하는 룰을 운영하는데 코리안리는 최근 수년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법인 설립 후 누적 순이익 흑자로 전환하고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갱신해 고무적인 분위기다.
김 법인장은 "2019년, 2020년에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2021년 마켓 하드닝 흐름이 나타난 기회를 살려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다"며 "보험 투자로 이익이 나 유보금을 쌓고 유보금을 바탕으로 신규 투자를 할 수 있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런던법인은 순이익 상승세를 바탕으로 본점 자본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춘다는 목표다. 그간 본사에서 런던법인에 세 차례에 걸쳐 출자를 단행했는데 자금 조달을 본점에 의지하면 법인으로 자생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게 김 법인장의 진단이다.
김 법인장의 구상대로 코리안리 런던법인 ROE는 우상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1.5%였던 ROE는 2022년 12%로 상승했고 2023년에는 19.7%까지 올랐다.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가급적 이익이 보장되는 보험 투자를 지속하는 법인 운영 원칙이 결실을 맺었다.
김 법인장은 "최소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투자한 보험에서 이익이 나면 ROE는 상승하게 돼 있다"며 "최적의 요구 자본으로 ROE를 극화화는 게 런던법인이 가장 중시하는 경영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디케이트 네트워크' 강화…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
김 법인장은 ROE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로이즈 멤버 네트워크를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익이 담보되는 보험 투자에 참여하고 차별화된 기회를 잡으려면 현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필수다. 단순히 한두차례 만남에 그치지 않고 신디케이트 협업사간 신뢰를 만들고 장기적인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게 김 법인장 업무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선 신디케이트 협업사 뿐만 아니라 브로커, 에이전트와의 관계도 돈독히 해둬야 한다. 보험 투자 모델링 값 산출 프로세스, 요구 자본, 다른 참여 멤버사 동향, 분산투자 효과 등을 기민하게 파악하려면 현지 네트워크 없이는 불가능하다.
김 법인장은 "신디케이트 건이 추정치대로 진행될 수 있는지 옥석을 가리는 게 핵심"이라며 "투자는 언제나 불확실성이 존재하다보니 믿을 수 있는 파트너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험 투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본사와 시너지도 고려해야 한다. 로이즈 시장에서 더 많은 보험 투자 기회를 접하는 만큼 본사에서는 확보하지 못하는 섹터에 집중해야 한다. 선진 보험 시장에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코리안리의 보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도 런던법인이 수행해야 하는 과제다.
김 법인장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분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런던법인이 맡고 있는 중요한 임무"라며 "본사에서 자연재해 관련 보험을 상대적으로 많이 취급하는 만큼 런던법인은 가급적 다른 섹터에 주목해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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