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인도 현지화로 성장 동력 유지할 것"이영주 하나은행 구루그람 지점장 "현지서 성장·수익 모델 찾는다"
델리(인도)=이재용 기자공개 2024-10-25 12:44:37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고 인도가 글로벌 사업의 중요한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앞으로 이런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도 현지화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하나은행의 인도 구루그람 지점은 이영주 지점장(사진)이 부임한 이후 급속 성장했다. 부임 전 2022년 상반기 1억900만 달러 수준이던 대출금은 2년 만에 2억67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나은행 글로벌 전체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의 성장세다.
다만 한국 기업의 인도 신규 진출이 정체돼 더 이상 이전과 같은 한국계 기업 의존 성장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 지점장은 현지에서 성장 및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판단, 더욱 적극적으로 현지화에 나서고 있다.
◇대출자산 150% 성장…글로벌 사업 주요 축으로 거듭나
구루그람은 인도의 수도 뉴델리 남쪽에 위치한 위성도시로 수도광역권(National Capital Region·NCR)에 속한다. 인도 최고의 신산업 허브 도시다. 포춘 500대 기업 중 250개 이상의 현지 사무소가 구루그람에 소재한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인근에 지사를 두고 있다.
하나은행 구루그람 지점은 신도시 지역인 '사이버시티' 인근에 자리를 잡았다. 그곳에서 만난 이영주 지점장은 "많은 주요 한국계 기업이 진출해 있고 인도 공기업과 글로벌 기업도 본사를 둬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며 구루그람에 자리잡은 전략적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하나은행 구루그람 지점은 은행의 전체 글로벌 영업점 중에서도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 지점장이 부임한 이후 급속도로 성장하며 하나은행의 글로벌 사업의 중요한 하나의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 지점장이 부임한 시점은 2022년 7월로 당시 하나은행 구루그람 지점의 대출금은 8100만 달러, 역외대출을 포함해도 1억900만 달러 규모였다. 이듬해부터 급격하게 성장 가도를 달려 2023년 말 2억3500만 달러, 올해 상반기 2억6700만 달러까지 늘었다.
역내, 역외를 막론하고 전 영역에서 다양한 니즈에 맞춰 비즈니스를 확대한 게 주효했다. 덕분에 구루그람 지점은 인도 전역에서 찾는 영업점으로 거듭났다. 이 지점장은 "수도권뿐 아니라 펀자브, 뭄바이 등 전역에 고객이 있다"며 "현지 직원을 포함한 전 직원이 합심해 만든 성과"라고 말했다.
◇인도 일반 우량기업에도 대출…"선별 접근하면 가능성 충분"
가파른 성장을 이루면서도 개점 이래 현재까지 부실 여신이 없다. 신용도가 양호한 한국계 기업과 인도 톱티어 기업을 대상으로만 대출을 해왔기 때문이다. 현지 기업의 경우 최초 여신 승인 시점부터 타행 대비 보수적인 여신 정책을 운용한다. 만일 인도 기업의 실적이 악화하면 구루그람 지점은 선제적으로 대출을 줄인다.
다만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이 지점장은 인도 현지화 전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그간 한국계 기업과 톱티어 인도 기업을 대상으로만 영업했지만 앞으로는 대출 대상을 인도 현지 일반 우량기업으로 확대하고 리테일을 취급하는 등 현지와 밀접한 전략을 실행해 나갈 방침이다.
인도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금융규제 및 예측하기 어려운 세금, 법률 이슈 등으로 많은 전문 인력과 시스템 구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본점 차원에서 인도 전문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RM 채용 비용을 성과평가에서 제외하는 등의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이 지점장은 "인도 기업들은 대부분 내수 위주 기업들로 경제 성장에 따른 혜택을 받아 매년 매출액과 이익이 성장하고 있고 우량한 기업도 많다"며 "일반 인도 우량기업도 현지 은행 대비 엄격한 심사 기준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해 나간다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김병환 "기업 합병·물적분할 개선안 연내 도출"
- [IR Briefing]삼성SDI가 키운 엠오티 “전고체·46파이·LFP 준비 만전”
- 김병환 "대출 위탁 등 은행대리업 전향적 검토"
- [IR Briefing]닷밀 "B2C 확장 지속, 종합 콘텐츠 기업 도약"
- 이랜드그룹, '4000억' 자산 유동화 가능성 '고개'
- 소부장 나비효과? SK하이닉스 납품처 이원화 행보 주목
- [카드사 CEO 연임 신호등]'호실적' 삼성카드 김대환, 장수 CEO 전통 이어갈까
- [글로벌 파이낸스 2024]"우리은행 글로벌 1등 법인…동남아 중심지 역할한다"
- [카드사 CEO 연임 신호등]역대 최대 실적 KB국민카드 이창권, 글로벌 부문은 숙제
- [글로벌 파이낸스 2024]"빠른 안정과 기대 이상 성과 동시에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