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하나은행 싱가포르, 현지 화폐 영업확대 '박차'①한국계 은행 중 유일한 싱가포르달러 결제은행…한국계 기업과 연계에 강점
싱가포르=강용규 기자공개 2024-10-25 12:43:10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은 싱가포르에 가장 먼저 진출한 국내 시중은행이다. 한국계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싱가포르달러 결제 및 조달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앞세워 로컬기업 및 현지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과 함께 성장하는 '현지화의 모범사례'로 여겨진다.하나은행 싱가포르지점은 관련 인력을 확대하는 등 싱가포르달러 기반 영업의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달러 영업의 강점 극대화 시도
하나은행이 싱가포르에 지점을 연 것은 전신인 외환은행 시절이었던 1973년으로 한국계 은행들 가운데서 가장 먼저 싱가포르에 진출했다는 상징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주재원 9명과 현지 직원 39명 등 총 48명이 재직하고 있다.
단순히 진출이 빠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국내 4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이 모두 싱가포르에 지점을 보유한 지금도 하나은행 싱가포르지점은 현지 화폐 싱가포르달러의 결제망에 가입된 유일한 한국계 은행이다.
한국계 은행의 싱가포르지점은 모두 동남아시아 권역에서 그룹의 해외채널과 연계하는 역외금융이 주력이다. 하나은행 싱가포르지점 역시 싱가포르달러 결제 기능을 토대로 한 리테일 영업은 국내 기업의 현지 주재원들이나 교민들의 편의를 위한 측면이 강하다.
그런데 하나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이 분야의 영업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리테일 업무 담당자를 전 직원의 30% 수준인 15명까지 증원하기도 했다. 이는 싱가포르달러 기반 업무를 확대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지점 측 설명이다.
한국계 은행 중 하나은행 싱가포르지점이 유일하게 싱가포르달러 결제망에 가입돼 있다는 것은 현지 기업간의 싱가포르달러 계좌이체가 가능한 유일한 한국계 은행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싱가포르달러 기반 업무의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결국 이 강점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시도다.
◇한국계 기업 싱가포르 진출, 포트폴리오 '균형 성장' 기회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서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기업들의 주요 거점 국가다. 동남아에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싱가포르에 사업 총괄본부를 설립하고 동남아에 투자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한국계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최근에는 싱가포르 정부의 미래 먹거리 유치에 힘입어 제조공장이 싱가포르에 진출하기도 한다. 현대자동차의 첨단 모빌리티 제조거점인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좋은 사례다.
싱가포르에는 크고 작은 600여개 금융기관이 소재해 있다. 한국계 기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한국계 은행을 찾기보다는 다양한 금융기관을 상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펀딩을 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다만 현지 기업간의 거래가 필요한 기업은 싱가포르달러 결제가 가능한 은행을 찾아야 한다. 하나은행 싱가포르지점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 것도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포트폴리오 전략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나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올 9월 말 기준으로 15억6600만달러(US달러)의 대출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CB(상업은행)와 IB(투자은행)의 비중이 50대 50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같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유지하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고객 유치와 IB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영업이 요구된다.
지점 관계자는 "자산 증대를 위해 싱가포르에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과 연계해 지상사 대출 증대에 힘쓰는 한편으로 동남아 시장에 론칭되는 우량 신디케이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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