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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독일하나은행, 54년 업력…꺾이지 않는 성장세①4년새 총자산 40%, 업무이익 84% 증가…폴란드·체코·헝가리 네트워크 관리

프랑크푸르트(독일)=조은아 기자공개 2024-10-25 12:42:26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은 전세계 200개가 넘는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법인은 모두 11개로 홍콩, 인도네시아 등 국내 은행들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아시아 지역 외에도 미국, 멕시코, 러시아, 캐나다, 독일 등에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독일법인의 역할은 뭘까. 독일은 유럽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크다. 하나은행 독일법인(독일하나은행)이 소재한 프랑크푸르트는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금융 중심지이기도 하다. 독일하나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유럽 전역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특히 한국 기업들의 유럽 진출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업력 54년…폴란드·체코·헝가리 네트워크 관리

독일하나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99억원(하나은행 사업보고서 기준)을 거뒀다. 워낙 규모가 큰 인도네시아법인(381억원)보다는 적지만 미국법인들(157억원), 러시아법인(155억원) 등에 이어 손가락 안에 꼽힌다.

하나은행이 독일에 네트워크를 마련한 건 무려 5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 지점으로 설립돼 1992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독일 내 한국계 은행의 터줏대감으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 업력과 안정적인 고객층, 탄탄한 자산구조를 바탕으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독일하나은행은 하나은행 유럽 네트워크 중 유럽연합(EU) 내 은행 라이선스를 보유한 유일한 법인이기도 하다. EU 회원국에서 자유롭게 지점을 개설할 수 있는 'EU지역 동일인 원칙(EU Single Passport Rule)'에 따라 하나은행의 유럽 소재 영업 네트워크 확대 전략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08년 체코 오스트라바에 사무소를 열었으며 현재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지점 개설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문을 연 헝가리사무소 역시 독일하나은행이 관리하고 있다. 특히 체코에 사무소를 둔 곳은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체코는 현대차의 완성차 공장이 세워진 곳이다. 체코사무소에선 현대자 체코공장 밸류체인에 속한 협력사 등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익구조는 여신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자이익이 약 50%로 절반을 차지한다. 여신의 대부분은 기업 고객이며 지상사 90%, 현지기업 10%로 이뤄져 있다. 나머지는 수출입 및 송금·자금이체 수수료 40%, 기타(외환매매익 및 파생상품, 여신 관련 수수료) 10%로 구성돼 있다.
독일하나은행 전경
◇꾸준한 외형 확대…총자산 40%, 업무이익 84% 증가

긴 업력은 탄탄한 고객 확보의 기반이 됐다. 독일하나은행은 시중은행의 유럽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고객수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은 체력을 보유한 회사가 됐다.

수치로도 증명된다. 최근 4년 사이(2019년 말~2023년 말 기준) 성장세를 살펴보면 총자산은 10억100만 달러로 2억8600만 달러 늘어났으며 총경비를 제외한 업무이익은 1400만 달러로 640만 달러 증가했다. 총자산 증가율은 40%, 업무이익 증가율은 84%에 이른다.

또 대출자산 증대와 함께 2022년 7월부터 시작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 확대로 5개년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가 5.5%에 이른다. 독일 은행들의 평균 ROE는 3∼5% 수준인데 이보다 높다. 다만 앞으로는 성장세가 다소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 6월 ECB가 금리를 인하한 데다 향후 추가적인 인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독일하나은행 관계자는 "순이자마진 감소가 예상되지만 동유럽 채널 확대를 통한 대출자산 규모 확대와 조달 다각화를 통한 조달비용 감축을 통해 증대된 이익 규모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력도 점차 키워나가고 있다. 7월 말 기준 임직원 수는 45명에 이른다. 법인장을 포함해 본국 파견직원 7명, 현지직원 38명으로 구성됐다. 2년 전과 비교해도 인원이 크게 늘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법인장을 포함해 본국 파견직원 5명과 현지직원 21명을 더해 26명이었다. 2년 사이 70% 이상 증가했다.

조직은 독일 현지 은행법에 따라 프론트오피스(영업) 5개 부서, 백오피스(영업지원)를 더해 7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 고객계, 여신계, 자금계, 수출입계, 전산계 등으로 업무가 나뉘어 있다. 직원간의 직무 분리(프론트오피스/백오피스)를 통해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등 시스템이 안정돼 있다.

하나은행이 독일에서 50년 이상 네트워크를 유지해 왔던 것은 그 만큼 이 지역의 매력도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대다수 한국계 기업의 유럽본부 또한 프랑크푸르트나 인근 도시에 위치하고 있다.

독일하나은행은 현지 신규고객도 적극 발굴하며 자산 증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고객층을 바탕으로 유로화 자산 증대에 필요한 자금을 예수금으로 100% 자체 조달하는 것은 큰 장점이다. 금융시장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조달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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