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공개매수는 끝, 남은 후반전은…결국 의결권 싸움'확실한 백기사' 공표하는 이유…이해관계 없는 국민연금, 안건 '설득력' 관건
허인혜 기자공개 2024-10-25 08:17:3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5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번도 밟아보지 못한 고지에 주가가 올라서 있다."강성두 영풍 사장은 지난달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경영권 분쟁으로 치솟은 고려아연의 주가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주가가 오버밸류 됐다는 지적도 인정했다. 당시 고려아연의 주가는 71만1000원.
공개매수가 끝난 다음날인 24일 주가는 장중 113만원 이상으로 하루만에 30% 가깝게 급등했다. 정말 고려아연이 가보지 못했고 생각하기도 어려웠던 고지에 주가가 올라간 셈이다. 양쪽이 장내매수를 받아줄 것이라는 확신이 주가를 받치는 힘이다. 공개매수가 사전 게임이었다면 본격적인 라운드는 주주총회다.
◇'집토끼' 지키고 회색지대 설득해야
남은 후반전의 순서는 양측의 장내매집과 의결권 확보가 먼저다. 동시에 백기사 확보를 병행하고 우군으로 불리는 주주들도 이견없는 '내편'으로 만들기 위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회색지대인 국민연금은 사업적 이해관계로 설득할 수 없기 때문에 양측은 각각 주주총회 안건도 공들여 짜야 한다.
고려아연은 백기사 공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5%)과 한화(7.8%), LG화학(1.9%), 트라피구라(1.5%) 등을 백기사로 분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측에서는 트라피구라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게 지지의사를 밝히는 한편 내한 소식을 전한 것이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이 고려아연의 백기사가 '백기사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측의 의결권 확보비율을 볼 때 국민연금은 어느쪽에든 승기를 가져다줄 수 있는 캐스팅보터다. 국민연금은 공개매수를 반영하지 않은 지분이 7.83%, 위탁자산 매도분을 상각하더라도 고려아연의 자사주 소각 후 지분이 8%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은 다른 백기사보다 훨씬 까다로운 대상이다. 사업적이든 인맥이든 물밑 관계가 있는 백기사들과 달리 국민연금에 대한 설득의 방법은 '국민연금의 이득'에 기인한 안건밖에 없다. 최근 5년간 고려아연의 안건에 92.5% 찬성했고 반대 의안 중 하나가 장형진 영풍 고문에 대한 이사 선임안이지만 이번에도 고려아연 편에 설 지는 미지수다.
고려아연에 찬반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한편 판단의 기준이 국민연금의 수익률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연금 고위급 관계자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두 회사의 의견이 양립한다면 다른 판단도 들어가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어떤 쪽 판단을 하는 것이 우리 기금 수익률에 더 도움이 되느냐를 볼 것"이라고 답했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도 국정감사를 통해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의결권 과반, 이사회 장악→경영권 확보 '키'
양쪽 모두 확실한 승기는 가져가지 못하면서 지분 차이도 경영권 분쟁 이전과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유통물량이 줄어들면서 양쪽 모두 과반 의결권에는 가깝게 다가섰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지분을 빼고 나면 영풍 측과 고려아연의 의결권은 각각 48~49%와 45~46%로 점쳐진다.
과반 의결권까지 남은 지분 비중이 많지 않다는 점은 공격적인 장내매수 가능성을 시사한다. 투자자들은 양쪽의 자금력에 대한 믿음을 떠나 의결권 매집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의결권 과반은 곧 경영권 수성과 탈환의 키다. 의결권으로 이사회를 장악하면 경영권 분쟁은 종식된다. 영풍 측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예정한 가운데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청약 물량을 공개하지 않으며 영풍 측의 대응책 마련 시간을 줄이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임시주총을 일단 거부할 것으로 보여 또 다른 법정공방이 불가피하다.
시장의 고려아연에 대한 투자 여력이 여전히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주가는 가격제한폭(30%) 수준으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당일 일부 증권사 창구에서 다른 증권사 대비 큰 폭의 매수 거래량을 기록했는데 창구를 이용한 투자자의 특징을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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