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흑자 유력' 백미당 자체 승부수 띄운다 수익성 중심 외식브랜드 개편 효과, 9월부터 홀로서기 준비 착수
정유현 기자공개 2024-10-31 09:11:2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이 외식사업부에 속해있던 '백미당1964(이하 백미당)' 브랜드를 따로 떼어내 독립시킨다. 운영 중인 외식 브랜드 정리 작업을 통해 사업부의 수익성 개선에 속도가 붙은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별도 법인에서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인지도 개선뿐 아니라 영업이익 개선세에 탄력이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28일 자본시장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이 신설 법인 백미당아이앤씨(I&C)에 백미당 영업권을 양도하기로 결정한 것은 외식사업부의 영업이익 흑자전환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양도 규모는 141억9300만원으로 예상 거래 완료일은 오는 12월 31일이다.
그동안 남양유업은 외식사업부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으로 예상됐다. 한앤코로 대주주 변경 후 외식사업부를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짠 것도 같은 당연한 수순으로 읽혔다. 남양유업은 올해 초부터 이탈리아 레스토랑 '일치프리아니' 및 '오스테리아 스테쏘', 철판요리 전문점 '철그릴' 등 외식 브랜드 매장의 영업을 종료하거나 폐점 절차를 밟고 있다.
사업 효율화 작업과 백미당 성과 등을 합치면 올해 연간으로 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자본 시장 업계의 중론이다.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는 것은 역시나 사업성을 엿봤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다. 업계 추산 올해 남양유업의 외식사업부 예상 매출 규모는 300억~400억원 정도다.
사실상 백미당 한 곳에서 300억~400억원대 매출이 발생한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적자 브랜드 정리 효과에 따라 백미당의 성과가 드러나자 9월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면서 준비 절차에 착수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부천 소재 현대백화점 중동점에 신규 매장을 출점한 것도 9월이었다.
백미당은 2014년 남양유업이 신사업으로 추진한 디저트 브랜드이자 홍원식 전 회장의 아들인 홍진석 전 상무가 애착을 가지고 추진한 사업이다. 자본 시장에서 백미당 브랜드에 관심을 두는 것은 전 오너가 애정하는 사업이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브랜드 사업 초기 남양유업이 갑질 사태 등을 겪으며 신뢰도가 하락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기업명을 드러내지 않고 백미당 브랜드만으로 마케팅에 나섰고 전략은 통했다. 유기농 농가에서 집유한 우유와 직접 짠 두유액을 넣어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킬러 제품으로 안착하면서 꾸준히 존재감을 키웠다. 한때 70여 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 등과 경영권 분쟁 등을 거치며 현재는 56곳 정도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외식사업부의 실적이 기지개를 켜고 있으나 연결 기준으로는 남양유업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백미당에서 긍정적인 성과가 도출되고 있지만 자체 브랜드의 성과만 드러내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또한 본업인 낙농제품 제조업과 트렌드에 민감한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은 경영 구조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이번 결정은 성격이 다른 사업을 떼어내서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고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 큰 흐름에서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주주가 사모펀드인 만큼 향후 백미당아이앤씨를 키워 매각하는 것도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다.
백미당아이앤씨는 일단 남양유업의 서경민 경영전략본부장이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식사업부는 홍진석 전 상무가 수장이었지만 회사를 떠나면서 경영전략본부 아래로 편제된 상태였다. 외식사업부가 소속된 본부의 리더인 서 본부장을 주축으로 법인이 설립된 상황으로 향후 사업 확대 과정에서 대표가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백미당의 효율적인 경영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사한 것"이라며 "흑자 운영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LG그룹 인사 풍향계]위기의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역할 남았다
- 변화없는 ㈜LG 최고경영진, 배경엔 '트럼프 2.0'
- [LG그룹 인사 풍향계]LG엔솔, 임원 승진 역대 최소…김동명 대표, '유임 성공'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카카오엔터, 투자 손실·법인세에 3분기 실적 '압박'
- 자사주 '줍줍' 나선 김승철 네오위즈 대표, 주가 저점일까
- [2024 이사회 평가]현대위아, 평가개선 프로세스 못미치는 경영성과 지표
- [2024 이사회 평가]기본에 충실한 SK가스…'경영성과' 반전 필요
- 엔씨소프트, 올해 마지막 '터닝포인트' 기회 눈앞
- [Art Price Index]경매 막판까지 고르게 이어진 경합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자산 2조 미만 휠라홀딩스, 사외이사 평가는 체계적
- [2024 이사회 평가]'대표이사=의장' 체제 아모레G, 참여도는 '강점'
- 바이오 손보는 CJ제일제당, 실적 변동성 낮추나
- [thebell interview]지앤지유니버스 강예 대표 "3년 내 그룹 매출 500억 목표"
- [캐시플로 모니터]애경산업, 4년만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출 전환
- [thebell desk]삼양식품 '라면 원조'와의 경쟁
- [2024 이사회 평가]'참여도 강점' 롯데지주, 아쉬운 경영 성과
- SPC삼립, '미래 성장' 방점 투자 전략 전면 수정
- '미국 신사업 추진' 농심미분, 신승열 선봉장 나섰다
- [쿠팡 실적 리뷰]이커머스 1위 굳히기 돌입, 돌파구 보이는 '성장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