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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CEO 연임 신호등]역대 최대 실적 KB국민카드 이창권, 글로벌 부문은 숙제②올 들어 해외법인 적자 전환…'국내는 내실, 해외는 확장' 투 트랙 전략 수정 불가피

김보겸 기자공개 2024-10-30 13:02:12

[편집자주]

연말 임기 만료를 맞는 카드사 수장들이 연임 시험대에 섰다. 이들은 성숙기에 접어든 카드사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공통의 과제를 갖고 있다. 누군가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각 카드사 CEO의 성과와 한계를 통해 연임 가능성과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11: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투 트랙'으로 제시한 미래 성장동력 중 한 축이 부진하다는 점은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의 숙제로 남았다. 해외법인 자산은 매년 늘면서 영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해외법인 실적이 부진하면서 KB국민카드는 해외 사업에서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레드오션인 국내 시장에선 내실 경영을 추진하고 블루오션인 해외 시장에선 외형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이 대표 취임 일성이었지만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이 대표 '해외 확장' 전략, 적자 전환으로 차질

KB국민카드는 사양단계에 접어든 카드사업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한 동력으로 투 트랙을 제시했다. 국내와 해외에서 서로 다른 전략을 펼쳐 '1등 카드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국내 시장에선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경기침체 등으로 성장성이 떨어지는 만큼 몸집 키우기보다는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뒀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외형을 확장했다.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3개 국가에 현지 법인을 두고 인수합병(M&A)을 통해 신규 시장 진출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 대표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글로벌사업본부를 글로벌사업그룹으로 격상하기도 했다.

M&A 전문가로서의 이 대표의 강점을 극대화할 방침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 사후처리 업무를 맡았으며 2016년에는 현대증권, 2020년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주도하는 등 M&A 역량을 쌓아 왔다. 지주 전략총괄 시절 글로벌전략총괄도 역임했다.

KB국민카드는 이를 바탕으로 해외 M&A 작업도 전개했다. 지난 2022년 캄보디아 현지 리스사 아이파이낸스리싱(IFL)를 인수했다. 캄보디아 해외 현지법인인 KB대한특수은행(KDSB)과 통합 작업도 진행 중이다.

기존 해외법인 자산도 늘리면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3개 국가에 현지법인이 있다. 2021년 말 기준 3개 법인 총 자산은 9255억원이었지만 올 상반기 1조6282억원으로 76% 증가했다. 법인 전체 자산 규모는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 등 4개국에 진출한 신한카드(6292억원) 보다 159% 많다.

하지만 올 들어 KB국민카드의 해외 사업은 고전하고 있다. 2022년 255억원이던 해외법인의 총 순이익은 작년 5억4200만원으로 감소한 뒤 올해 적자 전환했다. 상반기 기준 KB국민카드는 당기순손실 26억74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 해외법인이 64억4100만원 순이익을 낸 것과도 대비된다.

KB국민카드가 진출한 동남아시아 지역이 중국 경기 둔화에 타격을 입은 영향이 컸다. 또 코로나19 기간 동안 각국 정부가 주도한 '채무재조정자산 상환유예 프로그램(특별금융)'이 종료되면서 신용리스크가 커져 해외법인 성장성에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과감한 영토 확장"→구조조정 통한 수익성 확보

이에 따라 이 대표의 해외사업 확장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 대표는 취임 2년차인 지난해 "글로벌 사업의 경우 M&A 또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과감히 비즈니스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해외 법인의 수익성을 회복하고 내실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수정했다.

이를 위해 법인별로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성장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추진 방향을 전환하고 법인별 리스크관리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현황을 점검하고 효율화를 추진하며 표준화된 관리 프레임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인별로는 캄보디아 KB대한특수은행의 경우 무리한 성장보다는 자산축소를 방어하고 연체 및 회수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캄보디아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 직면한 만큼 내실 성장을 추구해 올해 안에는 캄보디아 리스사인 IFL과 합병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캄보디아 KB Finansia Multi Finance(KB FMF) 역시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상품 라인업을 재편하고 있다. 중고 오토바이와 자동차 담보대출 및 내구재에 집중하는 식이다. 캄보디아는 인플레이션 및 금리인상 영향으로 고객 실질 소득이 줄어든데다 특별금융 프로그램이 지난 4월 종료되는 등 인도네시아 내 신용리스크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카드는 심사정책을 강화하고 사업 효율화에 나서는 등 내실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기대를 걸고 있는 해외법인은 태국 KB제이캐피탈이다. 코로나19 기간 중 시행된 특별금융 프로그램이 작년 말로 종료되면서 태국 내 신용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다만 영업자산은 단말기 할부금융 상품 판매가 늘면서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 KB국민카드 측은 향후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신용리스크가 안정화되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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