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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압타머는 안질환만? 첫 ApDC 항암 본임상 압타머사이언스한동일 대표 "'AST-201' 국내 1상 진입, 항암물질 글로벌 첫 사례"

김진호 기자공개 2024-10-31 09:01:24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0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8월 약 20년만에 일본 아스텔라스가 압타머 신약을 세계 두번째로 내면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모달리티 '압타머-약물 접합체(ApDC)'.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유사한 구조지만 적응증 확장에 더 유리하다고 알려졌다.

압타머사이언스는 ApDC를 활용한 신약 개발을 하는 국내 대표적인 업체다. 최근 ApDC 주력 후보물질인 'AST-201'의 국내 임상 1상을 승인을 받으며 국내 첫 압타머 파이프라인 본임상 사례로 올라섰다.

압타머사이언스는 1상을 차질없이 수행하는 것과 동시에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더벨은 한동일 압타머사이언스 대표를 29일 판교 본사에서 만나 개발 전략을 들어봤다.

◇국내 유일 전방위 압타머 개발 플랫폼 확보 기업

압타머는 저분자나 단백질 등 특정 표적에 잘 결합하는 특징을 가진 단일가닥의 핵산이다. 압타머 역시 단일가닥으로 이뤄진 RNA(리보핵산)처럼 염기로 구성된다. 그러나 압타머는 RNA보다 염기서열의 길이가 훨씬 짧은 올리고핵산의 일종으로 통한다.

래리 골드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 연구진이 압타머라는 물질의 개념과 이를 디자인하는 1세대 셀렉스(SELEX) 기술, 이를 변형해 표적에 더 잘 접히도록 설계 가능한 2세대 변형핵산 셀렉스 기술 등을 개발했다. 해당 연구진이 보유했던 1세대와 2세대 셀렉스 관련 원천기술 특허가 순서대로 1990년과 2010년에 만료되면서 각국에서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시도됐다.

압타머사이언스도 특허 만료와 맞물린 2011년 한 대표의 주도로 포항공대(POSTENT)에서 스핀오프해 설립됐다. 1, 2세대 셀렉스 기술을 바탕으로 압타머 기반 진단제 및 신약개발에 나서는 목적에서다.


그 결과 압타머사이언스는 △압타머 발굴을 위한 자체 '바이로셀렉스'(ViroSELEX) 기술 △체내 반감기 등을 조절하기 위한 압타머 최적화 기술 △압타머의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 등을 고도화했다. 현재 압타머사이언스는 보유하고 있는 압타머의 발굴 및 최적화, 응용 기술 등을 통틀어 ‘완성형 압타머 플랫폼’으로 칭한다.

압타머사이언스는 2014년부터 아산병원과 공동개발을 통해 ‘압토디텍트-렁’이라는 압타머 기반 폐암 진단 키트를 확보했다. 2017~2018년 사이 한국과 유럽 연합(EU) 등에서 해당 키트를 허가받는데도 성공했다. 압토디텍트-렁은 현재도 아산병원에서 폐암 환자의 2차 진단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항체 대신 압타머를 접합…차세대 항암제 ApDC 개발 총력

진단사업은 압타머사이언스의 초창기 모델로 수익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일환일 뿐 본질은 신약개발에 있다. 한대표가 "회사의 중심 축을 압타머 신약개발로 전환했다"고 강조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시장에 출시된 압타머 신약은 단 2종 뿐이다. 미국 화이자와 아이테크가 2005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노인성 황반변성(AMD) 치료제로 승인받은 ‘마쿠젠’이 최초의 압타머 신약이다. 아이테크는 래리 골드 교수가 설립한 압타머 기반 신약개발 기업이다.

이후 2023년 일본 아스텔라스가 20년 만에 지도형 위축증을 동반한 AMD 적응증으로 ‘아이저베이’를 내놨다. 두개의 압타머 신약은 모두 안질환을 적응증으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이를 항암으로 확장한 것은 물론 ADC 구조를 차용해 ApDC로 설계하고 신약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으로 출시한 적 없는 ApDC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한편 전례없던 항암에 본임상까지 진출한 셈이다.

한 대표는 “압타머로 이뤄진 약물은 국소부위 주사로 주입해 효과를 볼 수 있는 안질환 분야로 개발되고 있다”며 “압타머사이언스는 항암분야로 폭을 넓히고자 ApDC 개발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를 비롯해 ADC 신약은 암세포 표면의 특정 단백질 수용체와 결합하는 항체에 이를 공격할 수 있는 톡신(페이로드)을 접합체로 연결한 물질이다. 여기서 항체 대신 압타머를 활용한 것이 ApDC다.

국내외 바이오 업계서 ADC 신약이 각광받고 있지만 단백질과 결합하는 항체의 특성상 적응증을 확장하는데 제한이 있다. 특정 질환과 관계된 단백질 바이오마커만 노려야하기 때문이다.

항체는 압타머보다 10배 이상 크고 오직 단백질에만 정교하게 결합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압타머는 저분자부터 단백질까지 다양한 생체분자와 결합하는 장점이 있다. ApDC 신약의 확장 가능성이 더 폭넓다는 얘기다.

하지만 압타머의 체내 안전성은 최대 1주일 수준이다. 항체(보통 2주) 대비 비교적 짧다. 압타머의 반감기를 조절하는 기술이 신약개발에 필요한 이유다.


압타머사이언스는 간암에 특히 많은 GPC3 단백질을 표적하는 압타머와 화학항암제 ‘젬시타빈’을 접합시킨 ‘AST-201’을 발굴했다. 이달 25일 식품의약처안전처(식약처)로부터 AST-201의 고형암 대상 1상 임상시헙계획(IND)를 승인받는데도 성공했다.

APDC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항암 분야로 확장해서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텍이 없을 뿐더러 국내로 좁혀봐도 관련 신약으로 본임상에 들어간 경우도 압타머사이언스가 유일하다. 오랜기간 특허로 막혀있어 진입장벽을 만들었다.

한 대표는 “ApDC 분야는 해외에서도 아직 뚜렷한 임상 성과를 낸 기업이 없다”며 “AST-201이 해당 시장에서 최일선에 있는 물질이다”고 말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2026년까지 AST-201의 1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기업 80여 곳과 AST-201에 대한 공동 연구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내년께 공동연구 협약 등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7년 한국과 중국에서 AST-201의 임상 2상을 동시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다른 ApDC 후보물질로 ‘AST-202’(혈액암·전임상 진행), ‘AST-203’(고형암·연내 전임상 진입 예정) 등이 있다. AST-202는 CD25를 타깃하며 T세포 림프종 등 혈액암 적응증으로 개발된다. AST-203의 경우 압타머사이언스와 코오롱제약이 췌장암 관련 해당 물질의 연구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ApRC로 확장 시도...안정적인 매출 확보위한 CRO 인수도

이밖에도 압타머사이언스는 연세대 연구진과 협력해 ApRC 분야 첫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다양한 물질이 접합가능한 압타머의 특징을 반영해 최근 항암 분야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방사성치료제에도 접목해 보겠다는 설명이다.

압타머사언스와 연세대 연구진은 루테튬(Lu)과 압타머를 접목시킨 신규 ApRC 후보물질 도출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다. 루테튬은 스위스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와 같은 방사성의약품에 적용된 핵종이다.


한편 지난 6월 압타머사이언스는 비임상 및 검체분석에 특화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인터네셔널 사이언티픽 스탠다드'(ISS)와 소규모 합병을 결정했다. ISS는 2008년 유유제약과 미국 바텔연구소 등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이며, 최근 3개년 평균 매출이 54억원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 대표는 “코로나 때 ISS의 매출이 비교적 높았고, 올해는 20억원대로 예상한다”며 “내년에는 ISS를 통해서만 30억원 규모의 매출이 나와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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