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가 분쟁]다시 만난 '신동국-소액주주연대'…대주주 역할 '제한' 피력30일 소액주주연대측 4인 간담회 개최, 정상화 대안은 '전문경영인' 재확인
김성아 기자공개 2024-10-31 12:00:32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 오너가 모녀인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과 3자연합을 맺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이달 초 더벨의 주선으로 소액주주연대 대표와 만남을 가지며 약속했던 주주 간담회를 30일 개최했다.약 한달만에 다시 만난 신 회장과 소액주주연대. 그 사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상황은 또 진전된 양상을 보였다.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일정이 잡혔고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 대한 이사회 결의도 진행됐다. 소액주주연대는 표심을 정하기 위해 29일 형제와 3자연합 양 측에 발송한 공동질의서에 답변을 받기도 했다.
핵심은 ‘밸류업’.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연합과 형제측 모두 밸류업의 전제조건을 ‘경영 정상화’로 보고 있지만 방향성은 달랐다.
신 회장은 오너 갈등에 흔들리지 않는 전문경영인 시스템이야 말로 유일한 정상화 대안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의 역할은 후방에서 지원과 감시, 그 책임에 집중하는 것 뿐이라는 이야기다.
◇경영권 분쟁 장기화 우려에 “결국 균형점 찾아갈 것”
30일 늦은 저녁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신 회장과 소액주주연대가 한 테이블에 앉았다. 이달 7일 더벨과 함께 좌담회를 가진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신 회장은 이날도 수행직원 없이 홀로 등장했다.
간담회는 장기화된 경영권 분쟁의 종식 시점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3자연합의 이사회 진입이 실패 또는 5대5 구도에 그칠 경우 분쟁이 더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주주들은 내년 3월 3자연합 측 사외이사 3인의 임기 만료를 언급하며 신 회장에게 뾰족한 대안을 요구했다.
11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3자연합은 신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이사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다만 임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이사회 구성원을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을 수반한다. 정관 변경은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주주연대는 5대5로 힘의 구도가 양분된 이사회에서 내년 3자연합 측 사외이사들의 공석이 형제 측 인사로 채워지게 되면 또 다시 분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신 회장이 확실한 마무리를 위해 공개매수 등 지분 추가 확보 계획이 있는지 궁금해 했다.
신 회장은 지분 추가 확보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다만 경영권 분쟁 장기화 우려에 대해선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신 회장은 “형제 측이 백기사를 알아보고 있다고 하지만 이미 담보가 많이 잡힌 주식인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선 지금 당장은 임종훈 대표 중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독단적 결정을 막는 것에 집중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주주로서 ’정도경영‘ 토대 마련…제약업계 출신 전문경영인 물색
신 회장(사진)은 결국 이 분쟁이 힘의 논리, 즉 지분을 많이 가진 3자연합의 방향대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넥스트’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한미약품그룹의 ‘밸류업’이다.
3자연합은 밸류업을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형제 측도 전문경영인 체제 자체는 동의하지만 한미사이언스를 경영하고 있는 임 대표 본인 역시 전문경영인이라고 말한다.
신 회장은 “고(故) 임성기 회장이 확실한 오너 경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과반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임 대표의 경우 10.80% 수준으로 두 형제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다 합친다고 해도 확실한 지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형제가 경영에 참여 할 수는 있지만 그 대상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핵심 계열사 한미약품은 아닐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나 한미약품에 오너가 오르면 또 분란의 가능성이 남아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3자연합은 ‘대주주 공동의사 결정 체제’를 제안했다. 대주주가 함께 의사결정을 하고 전문경영인과 이를 논의하는 구조다. 신 회장은 후방에서 투자나 경영을 지원해 주는 것이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다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경영인 후보는 내년 3월 정기 주총 시즌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 후보군은 확보한 상태다. 신 회장은 “당연히 제약 업계 인사로 보고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십을 나타낼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잘 안착된 회사들을 보면 모두 기초가 단단하고 대주주의 후방 지원이 빛난다”며 “한미약품그룹 역시 기초가 튼튼한 회사기 때문에 대주주가 사심을 갖지 않고 전문경영인 중심 정도경영을 바라본다면 틀림없이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액주주연대는 이날 간담회 결과와 앞선 양 측 공동질의 답변서를 기반으로 빠른 시일 내에 표심 결정을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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