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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신동국-소액주주 좌담회]전문경영인이 만들 밸류업 기대, 대주주 역할은 '후방지원'③분쟁서 유일하게 지분매입한 인물 '상징성', 임종훈 이사회 배제는 고려 안해

사회=최은진 부장/ 정리=정새임 기자공개 2024-10-14 15:10:04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4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분쟁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인물이다. 7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주식 일부를 매입하는데 총 1644억원을 썼다. 오너 주식이 시장에 대거 풀리는 오버행으로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지원책이었다.

이 때 신 회장이 시세보다 15% 프리미엄을 얹어 매입했다는 점이 부각되며 주가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을 줬다. 대규모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그의 자금력도 놀라웠지만 그만한 자금을 한미약품그룹의 성장에 베팅했다는 점에 여러 해석이 뒤따랐다.

그는 선대회장이 구축해놓은 자산을 밑거름 삼아 한미약품그룹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만 밸류업의 전제조건은 어디까지나 '경영 정상화'라고 강조한다.

오너 갈등에 흔들리지 않는 전문경영인 시스템이 그가 꾸준하고도 일관되게 주장하는 유일한 정상화 대안이다. 스스로 경영에 개입하겠다는 얘기를 꺼내지만 경영자로 직접 경영을 하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그럼 신 회장이 구상하는 경영 정상화 방안, 밸류업의 대안은 무엇일까.

◇"주가 10만원에도 팔지 않았다, 한미 성장성은 그 이상"

소액주주연대: 주주들에게 있어 신 회장은 사실 대장격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신 회장이 모녀 지분을 시가보다 15% 프리미엄을 얹어 매입했다는 점이 주주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더 높게 주가를 매입한 이유가 궁금했다.

신동국: 3만7000원에 송영숙 회장 주식을 매입한 건 주식이 저평가 됐다고 판단해서가 아니라 송 회장을 돕기 위해서였다. 프리미엄을 얹어 매입한 것 역시 송 회장을 돕기 위해서였고 이는 궁극적으로 주주들을 위해서이기도 했다. 오버행 이슈를 막는 일.

현재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많이 눌린 상태다. 과거 나는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10만원까지 치솟았을 때도 단 한 주도 팔지 않았다.

경영을 정상화하고 유의미한 성과를 내면 주가는 스프링처럼 튀어오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국가적으로 봐도 미래가 밝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대표격인 한미를 세계적 회사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사회: 임종훈 대표는 한미약품 임시주총 안건으로 신 회장 해임안을 올렸다. R&D 비용을 너무 많이 쓴다며 축소시키라는 말을 해 한미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신동국: 단연코 그런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니 황당하다. 오히려 R&D 역량을 강화하고 유망 파이프라인 발굴하고 산학 협동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했다.

R&D도 시간싸움이다. 비용을 투입하고 시간을 절약해 남들보다 빨리 치고 나아가야 한다. 그걸 이끄는 역할이 전문경영인이다. 한미 임직원들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있다. 그나마 임직원들이 열심히 해주고 있어 갈등 속에서도 잘 버티고 있다. 빠르게 경영 정상화를 통해 임직원들이 열심히 뛸 수 있는 분위기와 운동장을 조성해줘야 한다.

지금은 위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듯 해 미안함이 크다. 안타깝지만 임종훈 대표가 욕심을 가진 채로 대표이사를 유지한다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한미약품의 한미사이언스로의 독립경영에 대해서도 나는 지시한 적이 없다. 여러 문제들을 나로부터 비롯됐다고 하니 황당할 뿐이다.


◇"모든 건 다 사필귀정, 비정상의 정상화 머지 않았다"

사회: 임종훈 대표는 한미약품에서 신 회장의 이사해임을 추진하는데 한미사이언스에서 임종훈 대표 및 측근을 해임하는 안을 추진할 생각은 없나. 신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입성하면 5대5 전열이 될텐데 갈등이 더 커지지 않을지.

신동국: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임종훈 대표를 한미사이언스 이사에서 해임하는 안을 추진할 생각은 없다. 모든 건 사필귀정이다. 지금처럼 임종훈 대표가 무리수를 두는 일을 하게 되면 어느순간 한계치에 다다르게 될거다. 정상적이지 않은 잘못된건 언젠가는 고쳐지게 된다.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 상태가 그리 오래 지속되진 않을거다. 5대5 이사회 전열이 되면 임종훈 대표가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저지할 수 있다. 지금 그의 우호세력으로 이사회가 구성돼 있는데도 외자유치 등 마음대로 안되는데 균형 잡히면 어떻게 되겠나. 더 투명한 회사가 될거라고 본다.

사회: 이번 임시주총에서 새 전문경영인 자리는 없었다. 신 회장이 어떤 전문경영인 체제를 그리고 있는지 궁금한 이들이 많다.

신동국: 단기·중기·장기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일단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동수를 만들어 임종훈 대표의 무리수를 막아야 한다. 모든 결재 시스템을 막아놔 한미약품의 피해가 크다. 한미약품이 손실을 입으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주주들의 손실로 이어진다.

내년 정기 주총에서 3명의 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그 때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은 업계에서 연륜도 있고 인정받는 사람을 생각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더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될 것이다.

중기적으로 한미약품은 15%에 불과한 해외 비중을 확 끌어올려야 한다. 북경한미를 더 활성화 시키고 아시아와 미국 쪽으로 판로를 넓혀야 한다.

나는 평생 제조업에 몸 담았기 때문에 잘 안다. 선진국과 비교하며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새 전문경영인이 와서 정말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대주주일 뿐 아무 권한이 없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공약을 내거는 건 적절치 않지만 회사가 정상화 되면 소액주주들에게도 더 자세한 미래비전을 밝히고자 한다.

사회: 신 회장과 오너일가 등 대주주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게 옳다고 보는지. 대주주연합체 합의를 통한 경영모델인 빅파마 머크 방식을 고 임성기 회장은 많이 얘기를 했다고 하던데.

신동국: 맞다. 바로 그거다. 대주주들은 옛날 로마의 원로회의와 같이 뒤에서 미래 성장 전략 및 혁신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전문경영인을 통해 실현시킬 수 있는 그런 공동의사결정 체제를 만들자고 제안을 했다. 나도 들어가고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장녀 임주현 부회장도 들어가는 그런 의사결정 공동체.

단 한명의 회장체제가 아닌거다. 한미약품그룹은 주인이 있지만 주인이 없는 회사가 돼야 한다. 오너 한사람이 회사 전체를 좌지우지 하는 경영은 아니라고 본다.

사회: 형제가 내건 '감액배당'은 어떻게 보나.

신동국: 지금 문제는 배당이 아니라 주가다. 3만원 초반대 주가를 4만원, 5만원으로 끌어올리는게 관건이다. 일시적으로 주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감액배당을 하는게 당장은 좋을지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론 투자에 써야 할 돈이 나가는 거라 주가에는 좋은 영향이 아니라고 본다. 현 시점에서 자본을 까먹으면서 배당을 하는 건 적절치 않다.

사회: 추후 소액주주나 언론 앞에 설 생각이 있는지.

신동국: 원하면 언제든 소액주주 및 언론 간담회에 나서서 얘기도 할 생각이다. 나는 더벨과 나눈 몇달간의 대화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한결같이 일관된 얘기를 한다. 그 점에 주목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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