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 보드]복귀한 이동채, 에코프로 '송호준' 체제에 모이는 눈2022년 전문경영인 체제 본격 도입, '오너=의장'서 진일보
김슬기 기자공개 2024-11-05 08:15:37
[편집자주]
기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을 원한다. 모이고 분화되고 결합하며 집단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공통의 가치와 브랜드를 갖고 결속된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지분관계로 엮여있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배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 주요 의결기구인 이사회 간 연결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집단 내 이사회 간 연계성과 그룹이 계열사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15: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인 에코프로 이사회를 이끄는 이는 송호준 대표다. 2022년 12월 선임된 송 대표는 대표이사로 선임된 동시에 이사회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다만 에코프로는 아직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는 수준까지는 가지 못했다.올해로 설립 26주년을 맞는 에코프로는 창립 이후 20여 년간을 이동채 현 상임고문이 등기이사이자 의장으로 그룹을 이끌었으나 2022년 오창공장 화재로 인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이 상임고문을 둘러싼 오너리스크가 있었으나 의사결정 체제를 바꾸면서 위기를 넘겼다.
◇ 삼성SDI 출신 송호준 대표 체제 2년, 의사결정 최정점
현재 에코프로 이사회에는 송호준 대표와 최상운 경영지원본부장, 박재하 경영관리본부장 등 사내이사 3명과 김재정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안태식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하종화 세무법인 두리 회장 등 3명의 사외이사로로 구성돼 있다.
에코프로의 의장은 송 대표가 맡고 있다. 그는 1965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삼성물산 경영지원실을 거쳐 PwC컨설팅, 엑센츄어파트너 등 컨설턴트로 활약하다가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삼성SDI에 몸담았다. 삼성SDI에서는 경영지원실 전략기획팀장(부사장)까지 지냈다.
그는 2022년 12월 에코프로 대표로 영입됐고 2023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입성했다. 입성과 동시에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회사 측은 "경영 및 기획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지니고 있고 업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회사의 중장기 성장에 높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히고 있다.
현 이사회 구성은 2023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동채 회장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혐의로 구속됐다가 올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되면서 지난 9월 상임고문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는 에코프로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이뤄졌다. 다만 향후 이 전 회장이 상임고문이 아닌 등기임원으로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그가 등기임원으로 복귀할 경우 이사회 체제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의 경우) 상임고문으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등기임원으로 복귀하는 부분까지는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이동채 상임고문의 에코프로 지분율은 18.83%로 최대 주주다.
◇ 화재 사고 이후 물러난 이동채…이사회 확대 계기
에코프로가 '대표이사=이사회 의장'을 고수한 것은 2022년 이후로 얼마 되지 않았다. 2022년 초 핵심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 양극재 제조공장인 오창 사업장 화재로 인명피해가 있었고 미공개 정보 이용 거래 등으로 인해 오너 리스크가 점증되고 있었다.
에코프로는 2022년 3월 이동채 대표에서 김병훈 대표(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이 전 회장이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체제였지만 위기 상황이었던 만큼 회사에 영향이 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함이었다. 이후 대표이사가 의장이 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물론 이 또한 한국ESG기준원이 제시한 지배구조 모범규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를 권고하고 있고 분리되지 않으면 선임 사외이사를 두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 현황 중에서도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를 보고 있다.
다만 에코프로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의무 법인이 아니다. 자산규모가 별도 기준 1조원을 넘어섰지만 코스닥 상장법인이어서다. 현재로선 자산규모 5000억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까지 의무적으로 공시를 해야 한다. 공시 대상이 아닌 만큼 자발적으로 이사회를 정비할 유인이 크지 않았던 셈이다.
현 상황에서는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할 정도까지 나아가진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오너 중심의 체제에서 변화한 데에 의미가 있었다. 또한 2022년 들어서 사외이사 수를 3명, 이사회의 50% 수준으로 늘렸다. 2021년까지만 해도 사외이사도 2명으로 이사회 내 사내이사 비중이 더 높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노랑통닭 운영' 노랑푸드 매각 착수, 삼정KPMG 맞손
- [달바글로벌은 지금]유가증권시장 향하는 뷰티기업, 에이피알 '판박이' 전략
- 삼성·키움까지…증권사 VC 협회 릴레이 가입 '왜'
- 코스포, 일본 진출 조력자로…현지 답사 첫 진행
- [VC 투자기업]씨너지, 132억 프리A 브릿지 투자 유치
- [아이지넷, Road to IPO]'보험+핀테크' 결합…인슈어테크 1호 상장 노린다
- [VC 투자기업]빅오션이엔엠, 뮤지컬 제작사 T2N미디어 인수
- 한화생명,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HUG 금리 여파 '촉각'
- HS효성첨단소재, 3년만에 '공모채' 노크…차입만기 늘린다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슈 & 보드]'10조 자사주 매입' 삼성전자, 과거와 다른 점은
- [이슈 & 보드]삼성전자 자기주식 매입, 허은녕 사외이사만 기권
- [이슈 & 보드]'시총 20조 목전' 메리츠금융, 돋보인 밸류업 결단
- [그룹 & 보드]정교선의 현대홈쇼핑, 밸류업 빠진 이유 '정체된 성장'
- [그룹 & 보드]'닮은꼴' 현대백화점그룹, 핵심지표 일제 상향 기대
- [그룹 & 보드]현대지에프 장호진 대표, 오너 일가 최측근
- [그룹 & 보드]지주사 전환 1년 현대백그룹, '밸류업' 원동력은
- [2024 이사회 평가]몸집 키우는 솔루스첨단소재, 이사회 점수는 '50점'
- [Board change]상장 닻 올린 롯데글로벌로지스, 이사회는 '완성형'
- [thebell interview]"커지는 이사회 역할, 사외이사 보상 현실화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