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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s View]투자 '확' 줄인다는 LG화학·에너지솔루션석유화학·EV 시장 불투명성에 '효율·수익성·경제성' 사업에 자본 투자 강조

박기수 기자공개 2024-11-07 08:15:18

[편집자주]

시장 전체를 '숲'으로 본다면, 시장 속 플레이어들인 개별 기업들은 '나무'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개별 기업이 숲을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창구입니다. CFOs View는 기사 형식으로 담아내기 부족했던 CFO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는 콘텐츠입니다. 금리·환율·제도 등 매크로한 이슈를 비롯해 재무, 인수·합병(M&A), 주가, 지배구조 개편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CFO들의 발언을 THE CFO가 전달합니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opic]

시장 불투명성에 자본적지출(CAPEX) 감축 외친 LG화학·엔솔

[THE CFO's Summary]

LG화학과 LG화학의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일제히 '투자액 감소'를 외쳤습니다. 석유화학과 배터리 시장 모두 '일단 투자'를 외치던 3~4년 전과 비교하면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인데요. 꼭 필요한 투자는 하지만 이전처럼의 투자 기조를 이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2조6700억원, 498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약 12조3000억원, 4060억원이었는데 전분기보다는 소폭 개선됐습니다. 다만 전년 동기보다는 악화했습니다. 작년 3분기 LG화학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약 13조4950억원, 8600억원이었습니다.

LG화학의 연결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이었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4480억원이었습니다. LG화학의 미래 먹거리인 첨단소재사업은 1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다만 LG화학의 전통 사업이자 기반이 되는 '기둥'인 석유화학 사업은 3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전분기 3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석유화학사업이 다시 적자 전환한 것이죠.

LG화학은 순수 기초화학 회사는 아닙니다. ABS, PVC 등 석유화학 기반 제품의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게 구축돼있어서 글로벌 불황에도 엄청난 순손실을 떠안거나 하는 경향은 비교적 약합니다. 그럼에도 석유화학이 '시황'을 이길 수는 없죠. 2021년만 해도 연간 연결 영업이익이 5조원이었던 LG화학은 3년 만에 상황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그래서인지 CFO인 차동석 사장은 CAPEX 감축을 외쳤습니다. 원래 올해 LG화학의 CAPEX 지출 예산은 약 4조원이었는데, 2조원 중반 정도로 감소할 것이라고 합니다. 매크로 불확실성과 시황, 수요 성장세 등을 꽤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듯 합니다. 다만 양극재를 중심으로 한 첨단소재 사업 등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을 위한 '꼭 필요한 투자'만큼은 이어간다고 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 넘어와볼까요. 앞서 LG화학 연결 영업이익의 사실상 전부가 에너지솔루션이라고 언급했었죠. 그런데 속사정을 살펴보면 LG엔솔 역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올 3분기 기록한 영업이익이 4480억원인 것은 맞으나, 대부분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효과입니다. 이를 제외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 영업손익은 -177억원으로 적자입니다.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엔솔은 손실 폭을 줄였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V및 ESS 제품 출하량 증가로 전사 가동률 개선과 메탈가 하향 안정화로 전 분기 대비 단위당 원가 부담이 줄어들면서 전 분기 대비 손실 폭을 상당히 축소했다"고 말했습니다. 바닥을 벗어났다는 말이죠.

상용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을 뜻하는 '캐즘'이라는 말을 언론에서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캐즘일 지 장기 침체일 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올해 전기차 시장은 3~4년 전 장밋빛 전망이 무색해졌습니다. 이에 이창실 LG엔솔 CFO도 그간의 투자 기조는 앞으로 없다고 못박았는데요. 이 부사장은 "과거와 같은 패턴으로 CAPEX 투자를 할 수는 없고 필수적 투자에 한해서만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LG엔솔은 이번 실적발표회에서 희망적인 전망도 내놨습니다. 이 부사장은 글로벌 톱 OEM들과 160GWh에 달하는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멘트로 CFO 기조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또 국내 최초로 제주도에 ESS 발전소를 완공해 에너지 통합관리 사업의 첫 발을 내딛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차동석 LG화학 CFO

"CAPEX 4조→2조원 중반으로, 엔솔 지분 당장은 유동화 안해"


"산업 시황과 시장 변동성, 그리고 매크로 불확실성을 고려해 보다 보수적이고 신중한 투자 의사 결정 및 집행을 해나가고 있다. 올해 당초 4조원 가량의 CAPEX 투자를 계획했으나 2조원 중반 정도로 축소할 계획이다. 내년 역시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 투자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다."

"모든 투자에 대해 우선순위화해 엄정하게 집행할 것이다."

"양극재 투자는 당연히 최우선 순위지만 고객사 감산 기조에 맞춰 중장기 Capa 계획을 순차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지속가능(Sustainability) 사업에서도 현재 '윌링 투 페이(Willing to pay)' 고객들의 기조가 조금 약화하고 있다. 그래서 최우선적으로 수익성과 경제성이 담보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자본을 투입하고자 한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활용의 경우 기존 기조와 동일하다.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하게 되는 상황이 올 경우 활용 가능한 자산으로 생각을 하고 있지만, 올해도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유지 중이라 당장은 매각 계획은 없다."

"비핵심 자산의 매각도 활용할 것이며 EBITDA 창출로 차입금 증가 없이 투자를 집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수익성 개선과 현금흐름 관리를 위해 철저한 운전자본 관리, 원가 절감 활동 등 관리 역량을 고도화하겠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 및 R&D 활동은 계속 집중해 성장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겠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

"필수 투자 제외 CAPEX 지출 최소화"


"CAPEX 투자를 과거와 같은 패턴으로 할 수는 없다. 신규 증설 투자는 가장 효율적으로 축소할 것이다. 속도 조절은 물론이고 자산 운용 최적화로 일부 필수 불가결한 투자를 제외한 CAPEX 지출을 최소화할 것이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CAPEX 집행 폭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년간 돌이켜보면 정말 상상치 못했던 여러 가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급변하는 시장과 고객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 글로벌 Capa 운영의 전반적인 최적화와 효율적인 CAPEX 집행이 경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EV 배터리 생산 시설의 유휴 라인들을 타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과 신규 제품형으로 속히 전환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기존 라인의 활용도를 최대화해 고정비 증가에 따른 수익성 부분을 커버할 수 있다."

"북미 지역 신규증설 규모의 신속한 축소 등 과잉 Capa를 막고 투자 손실을 줄이겠다. 다만 ESS의 경우 북미 전력망을 중심으로 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실기하지 않도록 수주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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