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피오는 지금]유아동·킥보드 넘어 식품까지…공격적 영토 확장①활발한 M&A로 사업다각화, 건기식 침체기 속 실적 성장 견인
서지민 기자공개 2024-11-07 07:33:11
[편집자주]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로 성장가도를 달리며 증시 입성에 성공한 에이치피오가 종합 생활건강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합작사 설립, 인수합병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왔다. 더벨은 상장 4년차를 맞은 에이치피오의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 성장 전략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강기능식품 전문 기업 에이치피오가 영토 확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활발한 M&A를 통해 펫푸드, 킥보드, 유아동 의류 시장에 진출한 에이치피오는 최근 에디션덴마크를 인수하며 일반 식품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혔다.기존 주력 분야인 건기식 사업에서도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롯데홈쇼핑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지난달부터 신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업계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대형 유통채널을 등에 업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굳혀갈 계획이다.
◇'자회사 설립·지분 취득' 통해 포트폴리오 확장
2012년 설립된 에이치피오는 프리미엄 건기식 브랜드 'Denps(덴마크유산균이야기; DENmark Probiotics Story)'로 이름을 알렸다. 유럽 현지에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세계 1위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회사인 덴마크 크리스찬한센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으면서 하이엔드 시장에서 차별화된 브랜드를 구축했다.
2018년부터 자회사 설립과 지분 취득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업황의 영향을 많이 받고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건기식 사업의 특성을 보완하고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019년 건기식 OEM·ODM 제조업체 비오팜을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매출 500억원을 돌파한 비오팜은 덴마크 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7월 현지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생산세계를 구축했다.
2020년부터는 건기식 업계 밖으로 조금씩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펫푸드 시장 부흥에 발맞춰 반려동물 플랫폼업체 펫닥 지분을 취득하고 코펜하겐레서피 법인을 설립해 반려동물 사료 사업에 진출했다.
코펜하겐레서피는 유기농 사료를 기반으로 한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해 프리미엄 사료시장을 공략하고자 했다. 갤러리아백화점 등에 입점하고 5성급 호텔과 협업해 펫 패키지를 출시하기도 했으나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에이치피오는 지난해 100% 자회사 코펜하겐레서피를 흡수합병했다.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후 사업 영역 확장에 더욱 공을 들였다. 마케팅 능력과 브랜딩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소비재 분야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모색했고 투자 전문성 및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신기술금융투자사 피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2021년 12월 프리미엄 아동용 킥보드 제조 판매기업 지오인포테크이노베이션을 품에 안았다. 스위스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한국과 일본 독점 유통권을 보유한 회사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키즈 산업의 성장세에 주목한 에이치피오는 지난해 유아동 의류 기업 아프리콧스튜디오를 인수하고 지오인포테크이노베이션에 흡수합병시켰다. 지오인포테크이노베이션은 사명을 '아른'으로 변경하고 글로벌 유아용품 브랜드로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건기식 매출 부진 '자회사 실적'으로 상쇄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피오는 올해 10월 에디션덴마크가 진행한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에디션덴마크는 덴마크 왕실차 브랜드 A.C. 퍼치스 티핸들 등을 수입유통하는 업체다.
에이치피오가 건기식 분야에서 덴마크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회사인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회사 기조와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이로써 에이치피오는 건기식, 유아동 제품, 킥보드를 넘어 식품 및 생활용품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향후 P&G, LG생활건강과 같은 글로벌 생활건강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부터 건기식 시장이 급격한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건기식 사업 부진으로 에이치피오의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다.
하지만 아른을 포함한 자회사들이 견조한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연결기준 매출액은 3.1% 증가한 121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아른의 매출액이 157억원에서 295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에이치피오의 전체 실적에서 건기식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86.7%, 2023년 81.5%, 올해 상반기 75.4%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에디션덴마크가 종속회사로 편입되면서 건기식 사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에이치피오 관계자는 "생활건강 기업으로 나아가면서 본업인 건강기능식품 외 사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에디션덴마크 인수를 결정했다"며 "덴마크를 기반으로 삼은 점에서 사업의 결이 일치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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