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은지 2년여가 흘렀다. 짧지 않은 기간동안 많은 사업이 금융 주선에 실패했다. 주요 조달처인 증권사들이 보다 까다로운 잣대를 적용한 영향이다. 어떤 시공사가 참여하는 사업인지에 따라 대출약정 체결 여부가 엇갈리고 있다.대부분 우량한 신용등급을 보유한 시공사들이 참여한 사업에 한해 브릿지론 만기를 연장해주거나 본PF를 주선해주는 모습이다. 증권사 부동산조직도 시공사의 지급보증과 같은 중첩적 신용보강이 필수인 만큼 삼성물산(AA+), 현대건설(AA-) 정도가 참여하는 사업들에 대해서만 제안서를 읽고 있다.
주택 브랜드가 지닌 인지도도 금융 주선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GS건설(A)과 대우건설(A)이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된다. 두 건설사 모두 AA급 신용등급은 아니지만 주택 브랜드인 '자이'와 '푸르지오' 모두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기 때문에 증권사들도 이들이 참여하는 사업에 PF를 주선해주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증권사 부동산조직이 효성중공업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등과 동일한 수준의 신뢰도를 갖췄다고 판단해 제안서를 읽고 있다는 점이다. 효성중공업은 효성그룹 산하 계열사로 건설부문을 통해 해당 업종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39위다. 중견 시공사에 해당한다.
주택 브랜드 '해링턴플레이스'의 인지도도 대형 시공사에 비해 떨어지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효성중공업이 지닌 사업 방식이 우량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주요 시공사들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단위 우발부채를 쌓는 것과 달리 효성중공업은 보증액이 상반기 기준 904억원에 그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효성중공업이 직접적인 신용보강보다는 책임준공 확약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효성중공업은 38개 사업에 6조2684억원 한도로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효성중공업이 현재까지 책임준공기한을 도과한 사례가 없다는 점, 책임준공이 낮은 수준의 신용보강이라는 점 등에서 리스크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증권사 고위 관계자도 최근 만남에서 효성중공업의 사업 방식을 근거로 1군 건설사보다 제안서를 우선적으로 읽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PF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현 업황에 미루어 증권사 부동산조직들에게 '읽히는 건설사'가 되기 위해서는 효성중공업 사례처럼 건전성을 우선시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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