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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금투 밸류업 점검]자회사 DB운용, '규모의 경제'로 성장 노린다③운용자산 넘긴 DB손보, 2대주주 '눈앞'…연결 실적 개선 '핵심 과제'

이정완 기자공개 2024-11-11 07:45:46

[편집자주]

‘4860원과 4870원.’ 전자는 밸류업 공시 직전인 지난 9월 5일 DB금융투자 종가이고 후자는 10년 전인 2014년 9월 5일 종가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DB금융투자 시가총액에는 변함이 없었다. 적극적인 주가 끌어올리기에 나선 이유다. DB금융투자는 ‘PB+IB’란 키워드를 앞세워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자회사 수익성 개선도 시급 과제다. DB금융투자의 밸류업 전략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금융투자의 밸류업 전략은 DB금융투자 자체에만 그치지 않는다. 주요 자회사인 DB자산운용과 DB저축은행의 수익성 개선도 주주 환원 재원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 다만 지난 수년 동안 두 자회사의 수익성은 주춤한 흐름을 이어왔다.

DB금융그룹 차원에서도 반전 계기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DB자산운용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이렇게 세운 복안이 그룹 보험사와 운용자산(AUM) 통합이다. DB손해보험은 DB자산운용 2대 주주로 직접 참여하기로 하면서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늦어진' 지분 인수에 DB금투 대체양수인으로

DB자산운용은 오는 12월 DB손해보험을 2대 주주로 맞이할 예정이다. 지분 44.67%를 375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1대 주주인 DB금융투자 지분율은 55.33%다. 두 회사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는 셈이다.

DB손해보험에게 지분을 넘기는 곳은 바로 시중은행이다. 이는 과거 자산운용사 인가 조건과 관련이 깊다. DB자산운용은 1997년 동부투자신탁운용이란 사명으로 설립됐다. 1년 전이던 1996년 당시 동부증권에 투신준비팀이 생겼는데 운용업 진출을 위해선 은행 참여가 필요했다. 당시 금융당국에서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 은행 출자를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 때 주택은행을 비롯 조흥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외환은행, 부산은행, 한빛은행, 평화은행 등이 주주사로 참여했다.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이들 은행의 주인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DB자산운용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신한은행(14%), 하나은행(9%), 기업은행(9%), 부산은행(6.67%), 우리은행(6%)이 지금까지 주주로 이름을 올린 이유다. 1998년 DB금융투자에 지분을 넘긴 주택은행만 주주 명단에서 빠졌다.


사실 시중은행은 지난해 10월 매각을 발표하고 작년 연말까지 거래를 마치려 했다. 하지만 DB손해보험의 지분 취득 작업이 미뤄지면서 올해로 거래 완료가 미뤄졌다. 대주주 변경 승인 절차에 예상보다 시간이 더 필요했다. 지난 9월 DB금융투자가 대체양수인으로 지정된 배경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더 이상 매각을 늦출 수 없다는 은행권의 의지가 반영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에는 DB손해보험이 DB자산운용 인수를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DB손해보험 차원에서 일찌감치 DB자산운용 육성 의지를 드러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운용자산 이관이다.

DB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AUM이 13조원 수준으로 업계 중위권에 자리했다. 하지만 DB손해보험과 DB생명이 올해 초 유가증권과 채권 등 자산을 30조원 가량 이관하면서 AUM이 단숨에 43조원으로 늘었다. DB손해보험은 4월 추가로 9조원을 넘겨주면서 현재 AUM은 52조원에 이른다.

이를 계기로 DB손해보험에서 운용을 담당하던 인력이 DB자산운용으로 대거 수혈됐다. DB자산운용은 위탁 운용을 계기로 LDI(부채연계투자) 조직을 신설했는데 LDI부문대표를 비롯 본부장급 인력이 대거 DB손해보험에서 이동했다.

◇DB운용, 배당금 '뚜렷'

DB자산운용은 물론 DB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은 DB금융투자 입장에서도 중요한 과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밸류업 공시 후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B금융투자는 DB자산운용과 DB저축은행의 수익 개선을 목표로 하는데 하반기에 가시화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실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출처=DB금융투자 IR)
우선 DB금융투자는 그룹 차원의 자회사 힘 싣기를 IR을 통해 알리고 있다. DB자산운용에 대해선 "AUM 기준 약 460개 자산운용사 중 7위에 자리했다"며 "업계 톱티어(Top-Tier) 자산운용사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DB저축은행은 고정이하비율이 저축은행 79개사 중 2위를 기록해 양호한 건전성을 강조했다.

이제 실적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DB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까지 순이익 1억원, DB저축은행은 44억원을 기록했다. DB금융투자 연결 전체 순이익이 388억원이었으니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

DB자산운용은 저조한 이익 흐름으로 인해 배당금이 줄기도 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는 보통주 1주당 300원, 2011년부터 2021년까지는 매년 주당 200원씩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2022년 주당 150원으로 줄더니 지난해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DB저축은행은 배당보다는 저축은행 특성상 자기자본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순이익 저하를 피할 수 없었다. 2021년 146억원에 달하던 순이익은 지난해 20억원까지 줄었다. 다른 저축은행과 비교하면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로 안정성을 유지해왔으나 부동산 익스포져로 인해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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