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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한미사이언스, 또 '외부투자' 당위성 피력…'8150억'의 비밀M&A에 대규모 자금 투입 계획, ‘백기사’ 확보 여부에 이목

김성아 기자공개 2024-11-07 08:21:25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19: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사이언스가 5개년 중장기 성장 전략을 내놨다. 소액주주연대에 미래 성장 비전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약속한 지 일주일 만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인수합병(M&A), 전략적 제휴 등 ‘인-오가닉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눈에 띄는 점은 필요 자금 규모다. 2028년까지 5년간 총 815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자체 조달은 불가능하다. 올해 반기 기준 한미사이언스 현금성 자산은 24억원에 불과하다.

우회적으로 외부투자 유치에 대한 당위성을 피력한 셈이다. 형제 측이 줄곧 외부투자에 대한 의지를 보였던 만큼 자금 조달처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5개년 중장기 전략 발표…‘인-오가닉’ 성장 초점

한미사이언스는 6일 오후 ‘한미그룹 중장기 성장 전략 발표’를 공시했다. 2028년까지 5개년 성장 과제와 투자 규모, 주주친화정책을 담았다. 구체적인 내용은 7일 서울 글래드 여의도 호텔에서 열리는 간담회를 통해 밝힌다.

공시에 따르면 주요 전략 과제는 6개로 추려졌다. △M&A, 코프로모션을 통한 TA 확대 △글로벌 혁신 신약 연구개발(R&D) 역량 개선 △헬스케어 밸류체인 사업 다각화 △원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 △상품 구색 다양화 및 물류 역량 강화 △유럽 및 북미 등 신규 시장 개척이다. 이를 위해 필요 투자규모는 약 8150억원으로 밝혔다.


이 가운데 주목할 지점은 M&A다. M&A에 5년간 568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총 투자 예정액인 8150억원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M&A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강조하던 ‘인-오가닉’ 성장의 대표적인 방법이다. 인-오가닉은 ‘비유기적’이라는 뜻으로 M&A, 지분투자 등 기업이 외부에서 성장 동력을 얻는 방법을 일컫는다. 임 대표는 취임 이후 줄곧 한미사이언스의 성장 체질을 ‘오가닉’에서 ‘인-오가닉’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주주연대에 회신한 답변서에도 “한미는 그동안 내부에서 뚝심 있게 연구해 유기적으로 성장해왔지만 치열한 경쟁 속 R&D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며 “적극적인 인수합병 및 전략적 제휴 등 비유기적 성장이라는 새로운 성공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8150억원 자금 투입 예고…조달처에 ‘관심 집중’

한미사이언스는 M&A에 568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것 외에도 △R&D 2000억원 △제조시설 420억원 △IT 인프라 50억원 순으로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내부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해 반기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현금성 자산은 23억6100만원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도 연간 300억원 안팎이 순유입되는 데 그친다. 외부 투자 유치 말고는 해답이 없는 셈이다.

업계는 이번 전략 발표가 임 대표의 굳건한 외부투자 의지를 드러냈다고 본다. 사실 외부투자는 임 대표와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가 지속적으로 주장하던 바람이었다.

형제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상속세와 주식담보대출로 인한 채무를 변제하기 위한 현금이 필요하다. 특히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의 협력으로 상속세 부담을 털어내면서 부담감은 더 커졌다.

방법은 여러가지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역시 ‘백기사’ 확보다. 특히 해외 투자자 유치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KKR 등 구체적인 PE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임 대표는 답변서에서 “해외 투자 유치는 대주주의 일부 부채를 일시에 갚아 오버행 이슈를 해결하고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 제약 관련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형제측 지분만을 담보로 해외유치를 받는 건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임 대표가 신 회장은 물론 모녀를 설득하려고 노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임 대표는 꾸준히 해외투자 유치 자신감을 드러냈다.

만약 해외 투자유치가 실체가 있다고 해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3자 유증 등을 하기 위해선 이사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현재로선 임 대표에 유리한 이사회이기 때문에 문턱을 넘어선다고 하더라도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의 외부 투자유치는 무효 가능성이 있다. 곧바로 법적분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분쟁 상황에서 임종훈 대표가 어떤 투자자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 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만약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하더라도 넘어야 할 문턱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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