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재무 점검]롯데 위기설 속 신용등급 버팀목 '유통·식품'롯데쇼핑·롯데칠성·롯데웰푸드 지표 '양호'…지주 등급 하락 가능성 '미미'
윤종학 기자공개 2024-11-26 07:37:41
[편집자주]
세기의 경영인라는 잭 웰치 GE 전 회장은 기업의 생명선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캐시플로를 뽑았다. 작년부터 좀처럼 불씨가 꺼지지 않는 롯데그룹 위기론도 그 근원은 유동성과 현금흐름에 있다. 더벨은 주요 계열사들의 현금흐름과 유동성을 비롯한 재무지표을 통해 롯데그룹 심박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13: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며 향후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재조명되고 있다. 앞서 불거진 '12월 위기설'은 롯데그룹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롯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시장에서는 이번 위기설을 놓고 롯데그룹의 차입금 부담이 크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현금성 자산 및 보유 부동산 처분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위기설과 별개로 차입금 부담이 여전한 만큼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리스크는 잔존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올해 6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됨에 따라 롯데지주의 신용등급도 연쇄적으로 낮아진 바 있어 추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6월 등급전망 변경 논거로 롯데지주의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상승했다고 짚은 바 있다.
다만 올해 롯데그룹이 실적 및 재무구조를 개선한 부분 등을 반영하면 신용등급 하락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올해 6월 신평사 3사가 내놓은 신용등급은 2023년 실적을 기반으로 책정됐다.
한 신용평가사 수석연구원은 "올 3분기까지 상황을 보면 롯데지주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혹여 지난해처럼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이 낮아지더라도 다른 핵심 계열사들의 핵심 지표들이 나아지고 있어 그룹통합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그룹에 있어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그룹 전반의 신용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계열사별 신용등급 평가에 지주의 지원 여력도 반영되기 때문이다. 역으로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핵심 계열사들의 자체신용도를 반영해 결정된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6월 롯데지주의 신용도를 롯데쇼핑(AA-), 롯데케미칼(AA), 롯데칠성음료(AA), 롯데웰푸드(AA)의 자체 신용도를 가중 평균해 산출했다. 각 자회사들의 매출액, 자산총액, OCF(영업활동 현금흐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규모의 최근 3개년 비중의 평균치 결합가중치로 결정하고 있다.
최근 신용등급 하락 전망의 배경은 롯데케미칼의 부진이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41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수요 불균형 등의 영향으로 화학업황이 불황을 겪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다만 화학사업을 제외한 유통, 식음료 사업은 양호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어 화학사업 부진에 따른 신용 리스크를 상쇄할 공산이 크다. 각 사의 3분기 누적 실적을 보면 롯데쇼핑은 매출이 10조9230억원에서 10조5095억원으로 3.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060억원에서 3259억원으로 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웰푸드는 매출이 3조867억원에서 3조737억원으로 0.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478억원에서 1767억원으로 19.5% 급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영업이익이 2027억원에서 1757억원으로 13% 감소했지만 매출은 2조3063억원에서 3조1012억원으로 34.5% 불어났다. 매출과 영업이익의 부침은 있는 상황이지만 신용등급 평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신평사들은 신용등급 평가 시 기업의 재무지표와 사업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의 현재 재무상황에 따라 더 중시하는 핵심 지표들도 제시하고 있다.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등 유형자산을 많이 갖춘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EBITDA마진(매출 대비 EBITDA)이 핵심 지표로 꼽힌다.
롯데쇼핑과 롯데웰푸드는 매출이 줄긴 했지만 EBITDA의 시작점인 영업이익은 급증한 만큼 EBITA마진은 전년과 유사하거나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롯데지주 신용등급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롯데쇼핑은 EBITDA 1조1388억원, 매출액 10조5095억원을 기록해 EBITDA마진 10.8%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10.2%) 대비 EBITDA마진이 소폭 개선됐다. 이는 롯데쇼핑 2024년 3분기 IR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산한 수치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등급변동 검토를 위해 제시된 핵심 지표들이 일정수준에 도달했다고 반드시 등급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지표인 만큼 추세적으로 지켜보겠다는 의미"라며 "롯데 유통, 식음료 계열사는 양호한 지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까지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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