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보틱스 리빌딩 전략]'보릿고개' 에스비비테크, 감속기 국산화 수혜 '지연'외형 정체, 해외시장 텃밭 공략 '관건'
이우찬 기자공개 2024-12-05 08:30:56
[편집자주]
국내 로보틱스 업계가 실적 부침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18개 로봇 상장사의 실적은 2021년 1조원을 넘기며 축포를 쏘아 올렸지만 성장세는 이듬해를 끝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는 1조원을 넘어설지 조차 장담하기 힘든 국면이다. 반등의 서막일까. 트럼프의 재집권은 로봇산업에 훈풍을 불어넣어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혁신의 아이콘인 일론 머스크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국내기업도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수혜를 입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벨이 로보틱스 업황 진단을 통해 각사의 리빌딩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비비테크는 상장 로봇기업 18개 가운데 외형이 정체된 곳 중 하나다. 매출 증가 규모는 3억원에 불과했다. 정부의 로봇 핵심 부품 국산화 정책으로 감속기 수혜주로 꼽히고 있지만 본격적인 실적으로 나오는 구간은 아니다. 회사는 생산캐파 확대를 진행하면서 중국·일본시장에 침투하기 위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연매출 50억대 정체, 감속기 매출 본격화 '아직'
에스비비테크는 2000년 11월 설립된 볼·베어링 제조기업이다. 국내서 처음 세라믹 볼 베어링과 로봇용 감속기를 개발했다. 베어링은 반도체·LCD 장비에 공급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베어링 부문이 더 크지만 로봇시장 확대에 따른 감속기 성장 폭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감속기는 모터 회전 속도를 줄이는 동시에 회전력을 높여 로봇의 정확한 구동을 가능케 하는 제품이다. 로봇 제조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감속기 시장은 크게 소형 정밀의 하모닉 타입과 중대형의 사이클로이드로 구분된다. 하모닉 감속기가 회사의 타깃 시장이다. 일본의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즈(HDS)가 1970년대 처음 상용화한 뒤 2010년대 접어들어 원천특허 소멸을 앞두고 신규 연구가 이어졌다. 일본의 NIDEC 심포, 중국 리더 드라이브를 비롯해 소수 기업이 참전했다. 에스비비테크는 2013년 국산화에 성공했다. 다만 지금까지 HDS 시장점유율이 50% 안팎에 달한다.
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3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속기 사업의 매출 기여도가 크지 않고 베어링 부문은 반도체를 비롯해 전방산업 둔화 탓에 부침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20년 이상의 업력과 우수한 기술력을 감안하면 1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매출은 아쉬운 편이다.
성장 모멘텀으로 여겨진 감속기 사업이 예측과 달리 시장 확대가 지연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지난 2022년 10월 코스닥 상장 당시 감속기 매출 계획을 10여개 고객사별로 구분해 자세히 공개했다. 지난해와 올해 하모니 감속기 매출로 각 147억원, 329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해 하모니 감속기 매출은 20억원이었고 올해는 3분기까지 12억원에 그쳤다.
정부의 로봇부품 국산화 의지에도 일본과 중국이 주름잡고 있는 하모닉 감속기 시장을 파고들기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1조원 안팎의 하모니 감속기 시장에서 두 국가 합산 점유율은 70%를 상회하고 한국은 5%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장비와 같은 제조 로봇시장에서는 수십년 동안 누적된 검증, 신뢰의 문제로 부품 공급업체를 바꾸는 게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캐파 확대 지속, 중화권·일본 공략
에스비비테크는 자사 감속기 기술력이 일본 업체와 대등할 만큼 자신하고 있다. 고객사 확보만 본격화되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드 유저 확보에 공들여 감속기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 밝힌 캐파 확대도 예정대로 진행하며 영업활동과 마케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타깃은 하모니 감속기 최대 시장인 중국과 일본, 대만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감속기 캐파는 연 5만개로 2022년보다 150% 증가했다. 2025년까지 20만~25만대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 감속기 생산캐파는 금액으로 300억원이다. 단순 계산하면 20만대 캐파는 1200억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캐파는 계획대로 늘려나가고 있다"며 "결국 엔드 유저 쪽에서 수요가 증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적극적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대만 스카라로봇과 감속기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라로봇은 중국 시장점유율 3위 업체다. 이 테스트를 통과하면 중화권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 등지에서 스가츠네공업이 개최한 산업용 박람회에도 참가했다. 에스비비테크는 스가츠네공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현지 시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스가츠네공업은 가구·건축용 하드웨어 산업기기용 부품 기업이다.
에스비비테크 관계자는 "올해 해외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면서 고객사 발굴에 공들였다"며 "중화권과 일본 타깃으로 향후 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KB증권, 주태영 IB부문장 주축 '새로운 시대' 열렸다
- 태경그룹, 라이온켐텍 경영권 지분 인수
- [LP Radar]군인공제회, VC 8곳 GP 선정…iM-SJ '첫' 낙점 낭보
- [조각투자 톺아보기]2026년 상장 도전 열매컴퍼니, 프리IPO로 밸류 높일까
- 'K첨단산업'이 나아갈 길
- [카드사 생크션 리스크]소비자보호 실태도 공개…KB·현대·우리카드 '양호'
- [상장 VC 이사회 분석]스틱인베, 꾸준한 배당금 확대 기조 '눈길'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수익 확대 나선 메가존, 해외 시장 돌파구
- [하나금융 차기 리더는]3년 만의 레이스 개막, 공통점과 차이점은
- BNK캐피탈, 내부통제위 신설…사외이사 위원장 '유력'
이우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Red & Blue]시지메드텍, 의정부 공장 증설 외형 성장 조준
- [ROE 분석]애경케미칼, 마이너스 자본이익률 '경고등'
- [2024 이사회 평가]'PBR 0.5배' 애경케미칼, 시장 저평가 시선 돌릴까
- [2024 이사회 평가]재무건전성 돋보인 KPX케미칼, 경영성과 '우수'
- [i-point]바이브컴퍼니, '썸트렌드 클라우드' 신규 기능 추가
- [i-point]티로보틱스, '3000만불 수출 탑' 수상
- [Red & Blue]'고된 신고식' 치른 닷밀, 외형 성장 '자신'
- [i-point]'재계약 완료' (여자)아이들, 중국 활동 기대감
- [i-point]FSN 계열 애드쿠아, KODAF 2024 단독 그랑프리 수상
- [thebell interview]"시지메드텍, 치과 임플란트 본격화 위한 M&A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