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매도가 내년 4월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더 밀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당국에서 무차입공매도 방지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내년 4월 재개가 공식화된 모양새다.다만 여러가지 조건이 걸렸다. 먼저 기관투자자들에게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해 무차입공매도가 불가능한 환경을 만들도록 했다. 여기에 더해 내년 3월까지 한국거래소에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구축해 전수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실수로라도 무차입공매도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여러 규제가 새로 생겼지만 오히려 환영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어서다. 그간 당국은 금지조치를 연장하면서 일부 증권사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시장에서는 불법공매도는 일부의 잘못이지만 향후 공매도를 금지할 이유 자체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안심하고 있다.
특히 헤지펀드 업계에서 화색이 돈다. 메자닌 펀드가 대표적이다. 공매도 금지로 그간 메자닌 투자의 핵심인 델타헤지 전략을 활용할 수 없었다. 델타헤지란 전환사채(CB)를 사고 동시에 주식을 공매도해 변동성을 줄이는 전략이다. 주가가 오르면 CB를 전환해 수익을 얻고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얻어 변동성을 관리한다.
안정적인 수익을 꾀할 수 있어 메자닌 펀드의 주력 전략이었다. 하지만 당국의 공매도 금지로 스텝이 꼬였다. 당장 선물 매수매도를 통해 대응해 왔지만 국내 메자닌 시장에 대한 매력 자체가 크게 떨어지면서 신규 펀드 설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롱숏펀드도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롱숏은 매수(롱) 포지션과 매도(숏) 포지션을 함께 취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상반기 상승하다가 8월 블랙먼데이부터 급락을 시작한 올해 같은 장에서 수익을 내기에 적합하다.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롱숏펀드도 올해 재미를 보지 못했다.
뒤늦게라도 공매도 재개를 공식화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가장 큰 상흔은 급격하게 공매도를 금지하면서 글로벌 관점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됐다는 점이다. 시장 회복이 빠르게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헤지펀드들은 1년 넘게 멈췄던 대차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될지 걱정하고 있다.
공매도 재개가 내년 헤지펀드 시장에 마중물이 될 수 있을까. 시장은 예측할 수 없다지만 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재정비됐다는 점에서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공매도라는 핵심 무기를 잃었던 헤지펀드 시장에 돌파구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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