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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인사 풍항계]은행장 전격 교체, 연말 인사폭 확대되나공석된 KB라이프 대표 자리…카드도 교체 가능성, 지주 부사장단 주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4-12-03 12:33:0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장이 예상을 깨고 전격 교체되면서 KB금융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폭이 한층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단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가 차기 행장 후보로 선임되면서 그의 후임을 찾아야 한다. 기존 관행처럼 KB금융 부사장이나 국민은행 부행장들이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당초 KB금융은 올해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소폭의 인사가 실시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사 대상자가 다른 곳보다 적었던 데다 핵심인 국민은행에서 이재근 행장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장 교체로 양 회장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내기 시작하면서 공기의 흐름이 달라졌다.

◇공석 된 KB라이프 대표, 지주 부사장단에 쏠리는 시선

KB금융은 9월 말 다른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계열사 대표 선임 절차를 본격화했다. 양종희 회장 취임 이후 한 달여 만에 인사가 이뤄졌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체제가 1년을 넘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올해 말 KB금융 11개 계열사 가운데 5곳에서 대표이사(CEO) 임기가 만료된다. KB국민은행과 KB증권, KB국민카드, KB라이프, KB데이타시스템 등이다. 인원 수로는 6명이다. KB증권에서 2명의 대표가 모두 임기를 마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벌써 두 곳은 대표 교체가 확정됐다. KB라이프를 이끌던 이환주 대표가 차기 행장으로 낙점됐다. 당초 이재근 행장은 물론 이환주 대표 역시 연임할 것이 관측이 나왔으나 예상이 어긋났다.

당장 시선은 이 대표의 후임에 쏠리고 있다. 주요 계열사에 지주 부사장을 대표로 보내왔던 그간의 행보를 볼 때 이번에도 가장 먼저 후보로 오르내리는 건 지주 부사장들이다. 이환주 대표도 지주 부사장을 지내다가 KB생명(KB라이프 전신) 대표로 선임됐다.

예외는 KB손해보험 단 한 곳이다. KB손해보험은 출범 9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내부 출신을 대표로 맞았다. 기존 조직과 KB금융의 화학적 결합이 완성됐고, 실적도 확실히 정상 궤도에 들어섰다. 무엇보다 양종희 회장이 KB손해보험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구본욱 대표를 눈여겨봤던 만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

반면 KB라이프는 두 회사가 합병해 출범한 지 만 2년도 채 되지 않았다. 지주와의 소통도 여전히 필요한 만큼 지주 출신이 대표가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지주 부사장은 모두 6명이다. 그간 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전략책임자(CSO)가 계열사 대표로 자주 선임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CFO는 김재관 부사장이, CSO는 이승종 부사장이 각각 맡고 있다.

특히 보험 쪽은 CFO 출신이 자주 맡았다. 이환주 대표는 물론 KB손해보험을 이끌었던 김기환 전 대표도 지주에서 CFO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양종희 회장 역시 지주에서 재무·IR·HR 총괄 부사장을 지내다가 KB손해보험 대표로 이동했다.



◇3년 채운 KB국민카드 이창권 사장 거취는?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의 거취에도 자연스럽게 시선이 몰린다. 이 대표는 KB국민카드를 3년째 이끌고 있다. 2022년 취임해 2년 임기를 마쳤고 연임에 성공해 다시 1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통상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들은 첫 2년에 더해 이후엔 1년씩 임기를 받고 있다. 보통 3년을 채우면 물러나는 사례가 많았는데 이 대표나 올해 딱 3년을 채운다.

사실 실적으로 보면 연임을 못할 결격 사유는 없다. 오히려 올해는 실적 반등에도 성공했다. 코로나19 이후 고금리와 고물가 등 어려운 외부 환경 속에서도 회원 확대와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한 내실 성장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 대표 역시 이재근 행장과 같은 길을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실 이 행장도 안팎에서 모두 연임을 점칠 만큼 실적과 조직 안정 등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단 양종희 회장의 선택은 안정보다는 변화였다. 이번 행장 교체를 통해 인적 쇄신 메시지를 분명하게 던졌다. 국민은행과 KB라이프에 이어 KB국민카드 역시 자신과 한층 더 맞는 인물을 대표로 선임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이 행장과 이창권 대표 모두 전임 회장 시절 대표로 선임됐다.

대표 교체시 지주 CSO가 카드 대표로 가는 관행이 이어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KB국민카드가 독립한 2011년부터 지금까지 대표에 오른 인물은 모두 6명인데 모두 지주 혹은 은행 출신이다. 특히 최근 3명의 대표는 모두 예외없이 지주 CSO를 지낸 경험이 있다.

기존의 공식대로라면 지주의 이승종 부사장이 차기 대표에 성큼 다가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역대 KB국민카드 대표들과 마찬가지로 은행에 이어 지주에서 근무했고 올 1월부터는 지주에서 CSO를 지내고 있다.

내부에선 김세민 부사장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지난해 말까지 지주에서 CSO를 맡았던 인물이다. 이승종 부사장이 그의 후임이다. 김 부사장은 지주 CSO로 임명됐을 당시에도 파격 인사로 KB금융 안팎을 놀라게 했는데 올해 초 KB국민카드로 이동했다. 차기 대표 선임을 염두에 둔 인사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KB국민카드 부사장 3명 가운데 2명이 내부 승진자라는 점에서 내부 출신 대표를 향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경영기획그룹장을 맡고 있는 서은수 부사장과 고객전략그룹장을 맡고 있는 정연규 부사장은 올 초 승진해 부사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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