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change]상장폐지 락앤락, 어피니티 체제 ‘7년’ 이사회 변화는실적 악화에 대표 5번 교체, 어피니티 내부 '세대교체'로 기타비상무이사도 변동
김지효 기자공개 2024-12-09 08:23:14
[편집자주]
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 CFO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10: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이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2017년 락앤락 경영권을 인수한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가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녹록치 않자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 상장폐지로 방향을 튼 결과다.이로써 락앤락은 2010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 14년 만에 증시에서 퇴장하게 됐다. 락앤락은 1978년 설립된 국진유통이 모태다. 1998년 4면 결착 밀폐용기를 선보인 이후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독일, 미국 등 15개 국가에서 밀폐용기 등 생활용품을 제조해 판매해왔다.
어피니티가 경영권을 쥐면서 락앤락 이사회는 한번의 큰 변화를 겪었다. 이사회 구성원 수와 구성 등이 변했다. 최근에는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ESG 차원에서도 활발한 행보를 보여왔다. 어피니티가 상장폐지 이후에도 락앤락의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2017년 어피니티 경영권 인수 이후 실적 부진, 이사회 잦은 변동
어피너티는 삼성전자 출신의 박영택 전 회장이 말레이계 중국인인 탕콕유 창립회장과 2004년 UBS캐피탈 아시아태평양 투자조직을 중심으로 분사시켜 설립한 PEF 운용사다. 오비맥주, 하이마트, 더페이스샵 등 경영권 인수에 참여해 성과를 내면서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SK렌터카를 품에 안기도 했다.
어피니티는 2017년 락앤락 창업자인 김준일 전 회장 등으로부터 락앤락 지분 63.63%를 6300억원 가량에 사들였다. 주당 매입가격은 1만8000원선으로 당시 주가 1만2000~1만3000원보다 경영권 프리미엄 40% 가량을 얹어 인수했다.
어피니티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락앤락 이사회 구성도 바뀌었다. 어피니티 체제 이전에 락앤락 이사회는 총 5명으로 운영됐다. 김준일 전 회장과 김성태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꾸려진 이사회였다.
하지만 어피니티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에는 이사회 구성원이 9명까지 증가했다. 경영권을 인수한 어피니티 소속 이사들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다. 어피니티 체제가 되면서 창업주인 김전일 전 회장은 2018년 2월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왔지만 이사회 멤버로 1년 남짓 경영에 관여했다.
김 전 회장이 빠진 이후 락앤락 이사회는 잦은 변동을 겪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사내이사 변동이 잦았다. 7년 사이 대표이사 5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표가 공석일 때도 있었다. 어피니티 내부의 세대교체와 맞물리며 기타비상무이사도 몇 차례 변동을 겪었다.
◇지난해 임시주총 3차례 이후 안정화, 8인 이사회 구성
잦은 변화를 겪던 락앤락 이사회가 안정을 찾은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7월과 9월, 12월 세 차례의 임시주총을 통해 새 멤버들이 대거 합류했다. 임시주총에서 짧게는 반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던 기타비상무이사들이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되면서 현재의 구성을 갖추게 됐다.
현재 락앤락 이사회는 모두 8명으로 구성돼있다.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 등이다. 사내이사는 이영상 대표이사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락앤락 대표에 선임됐다. 그는 연세대와 와튼스쿨 MBA를 졸업하고 AIG손해보험 CFO, 오비맥주 CFO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4년 동안 투썸플레이스 대표를 지내며 글로벌 PE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칼라일그룹과 호흡을 맞췄다. 어피니티와는 오비맥주 CFO 시절 인연을 맺었다.
기타비상무이사 4인은 모두 어피니티 소속이다. 민병철 어피니티 한국 총괄대표와 최현 부사장, 이상진 상무, 김동하 상무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 부사장만 2021년부터, 다른 3명은 지난해 이사회에 합류했다. 현재 민 대표가 락앤락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민 대표는 2007년 어피너티에 합류해 2018년 파트너로 승진했다. 어피니티에 합류하기 전에는 골드만삭스, 딜로이트 컨설팅 등에 몸담았다. 민 대표가 락앤락 이사회에 참여한 건 지난해 어피니티 한국 총괄대표에 선임되면서부터다. 어피니티 ‘2세대’인 민 대표가 주도권을 쥠과 동시에 어피니티 내부 인원 구성이 크게 변하면서 락앤락 기타비상무이사 구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로는 강연아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대학 부교수, 김욱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경하 한양사이버대학교 재무·회계·세무학과 조교수가 등재돼있다. 김욱준 변호사는 검찰에 20년간 몸담으며 서울지방검찰청 제1,4차장 검사를 역임했다. 김경하 교수는 공인회계사로 앞서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에 몸담았다.
강연아 교수는 락앤락 최초 여성사외이사로 2022년 선임됐다. 강 교수가 사외이사에 합류하며 락앤락 이사회는 성별다양성도 갖추게 됐다. 여성인 김경하 교수도 지난해 이사회에 합류했다. 락앤락은 별도기준 자산총액 2조원 미만 상장사이기 때문에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다는 규정의 적용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준을 선제적으로 충족하며 ESG 기준에 부합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의지는 소위원회에서도 드러난다. 현재 락앤락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는 감사위원회와 ESG위원회가 있다.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 3인으로, ESG위원회는 강연아 사외이사와 김경하 사외이사, 김동하 어피니티 상무가 소속돼있다. ESG위원회는 환경, 안전보건, 사회공헌, 지배구조, 인권, 윤리경영 등에 대해 논의하는 소위원회로 올해 4월 꾸려졌다. 락앤락은 2022년부터 ESG리포트도 발간하고 있다. 다만 상장폐지 이후에는 각종 공시 의무가 사라지는 만큼 락앤락이 이 같은 ESG 정책 확대 기조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KB증권, 주태영 IB부문장 주축 '새로운 시대' 열렸다
- 태경그룹, 라이온켐텍 경영권 지분 인수
- [LP Radar]군인공제회, VC 8곳 GP 선정…iM-SJ '첫' 낙점 낭보
- [조각투자 톺아보기]2026년 상장 도전 열매컴퍼니, 프리IPO로 밸류 높일까
- 'K첨단산업'이 나아갈 길
- [카드사 생크션 리스크]소비자보호 실태도 공개…KB·현대·우리카드 '양호'
- [상장 VC 이사회 분석]스틱인베, 꾸준한 배당금 확대 기조 '눈길'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수익 확대 나선 메가존, 해외 시장 돌파구
- [하나금융 차기 리더는]3년 만의 레이스 개막, 공통점과 차이점은
- BNK캐피탈, 내부통제위 신설…사외이사 위원장 '유력'
김지효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상장 VC 이사회 분석]스틱인베, 꾸준한 배당금 확대 기조 '눈길'
- [상장 VC 이사회 분석]'국내 유일 상장 PE' 스틱인베, 도용환 회장 이사회 중심
- [Board Match up/모두투어 vs 노랑풍선]배당 재개 모두투어, 4년째 멈춘 노랑풍선
- [Board Match up/모두투어 vs 노랑풍선]엇갈린 매출과 사내이사 보수
- [Board Match up/모두투어 vs 노랑풍선]출석률 '우수'…아쉬운 이사회 개최횟수·소위원회
- [Board Match up/모두투어 vs 노랑풍선]위기에도 변하지 않은 건… '오너 중심' 이사회
- [그룹 & 보드]HD현대그룹, 지주사 임원 계열사 겸직 '다수'
- [Board change]초록뱀미디어, 큐캐피탈 체제 이사회 재편으로 '밸류업 기틀'
- [그룹 & 보드]AMC사이언스 초대 이사회, HD현대그룹 임원으로 구성
- [Board change]상장폐지 락앤락, 어피니티 체제 ‘7년’ 이사회 변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