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산은 달러채 주관 경쟁 본격화…SSA 모집 전략 '핵심'이달내 주관사단 선정…정치 리스크에 기관 투심 관건
윤진현 기자공개 2024-12-20 08:41:0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6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 한국물 발행 계획을 밝힌 한국산업은행의 주관사 선정 작업이 본격화됐다. 한국산업은행은 이달 내 파트너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이다. IB들은 이번 주관 경쟁의 핵심은 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 시장, 즉 선진국형 시장 내 기관 모집 방식이 될 전망이다.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이슈까지 겹치며 국내외 정치 리스크가 커졌다. '신흥국형 시장(EM)'보다 보수적인 특성을 보이는 SSA 시장에 나서는 만큼 한국산업은행이 투자자 모집 과정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산업은행도 국내외 주요 IB의 발행 전략 아이디어를 적극 고려하겠단 입장이다.
◇RFP 마감 'D-DAY'…국내외 정치 리스크 '관건'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이날 한국물 주관 RFP를 마감한다. 국내외 IB 하우스가 초청을 받아 RFP 마무리에 한창이다. 한국산업은행이 발행 통화를 명시하진 않았으나 달러채가 유력하다고 보고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은 분기마다 한국물 시장을 찾는 이슈어다.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이번 발행에 공을 들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외 정치 리스크로 발행 난이도가 높아진 탓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여전히 변수는 많다. 헌법재판소에서의 탄핵 심판이 마칠 때까지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발행된 한국물 유통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현상이 관측됐던 배경이기도 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전후로 변동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금리 변동성과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외 정국의 불확실성이 조달 결과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는 과정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정치 리스크가 겹치며 발행 난이도가 다소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한국산업은행의 주관 경쟁에서의 중요한 지점 역시 조달 환경을 진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보수적' SSA 이슈어 설득 중요…모집 전략, 주관 경쟁 '키'
한국산업은행이 주력하고 있는 것이 SSA 스타일인 점도 변수로 꼽힌다.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초우량 발행사와 기관으로 구성된 시장인데, '신흥국 시장(이머징마켓·EM)'보다 보수적인 특성을 보인다.
소수 이슈어와 기관이 신뢰를 기반으로 대규모 조달액을 분기마다 거래하는 영향이 크다. 대외 신인도를 유지하는 건 물론 투자자와의 신뢰 관계를 쌓는 과정이 중시되는 이유다. 지난 2월 SSA 스타일 데뷔전을 치른 한국산업은행이 대외변수로 평판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조달 자체를 우려하는 건 성급하다는 해석도 공존한다. 스프레드 절감 효과가 덜하겠지만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에도 발행에 무리가 없었다. 학습효과로 인해 기관들도 한국 시장의 안정화까진 관망세에 돌입하는 측면이 크다고 짚는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연말 기관의 북클로징(채권매수 중단)으로 크레딧 시장에서의 스프레드 움직임이 관측되는 측면도 있다"며 "한국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진 기관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국산업은행도 발행에 무리가 없다고 적극 강조하고 나섰다. 대신 시장에서의 여러 우려를 인식해 증권사의 RFP는 물론 PT 과정에서의 제안들을 면밀히 검토하겠단 입장이다.
한국산업은행 관계자는 "EM 시장과 마찬가지로 SSA 이슈어들도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면서도 "증권사들로부터 받은 제안을 적극 수용할 계획이며 이를 기반으로 주관사단 선정 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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