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밸류업 점검]'잘나가는' 승강기 말고, 비주력 사업 정리방안은③매출액 80% 승강기 사업…임대·관광·금융업 정리 가능성도
허인혜 기자공개 2024-12-19 07:43:47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밸류업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경제적 부가가치(EVA) 개선을 약속했다. 효율적으로 조달하고 더 많이 버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작업이다.수익성 개선과 함께 비효율 자산의 처분도 필수불가결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비영업용 자산의 효율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잘 나가는 승강기 사업을 빼보면 효율화가 필요한 곳이 보인다. 투자 부동산, 금융자산 등의 비영업 자산과 부동산 임대업, 관광 숙박업, 금융업 등 수익성이 낮은 비주력 부문이다.
◇'비영업용 자산' 부동산·금융 효율성 따져보니
효율성을 고려해볼 만한 비영업용 자산 중 하나는 투자 부동산이다.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기말 투자 부동산의 장부가는 2056억원이다. 여기서 발생한 임대 수익은 114억원이고, 직접 관련된 운영비용은 94억원으로 나타났다. 3분기 기말 투자부동산 규모는 2923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임대업의 수익도 전체 실적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부동산 임대업을 통해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가 벌어들인 매출액은 163억원에 그친다. 이 매출액은 승강기 사업 중에서도 물품취급장비제조업 만의 연간 매출액과 비교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영업이익은 69억원이다.
역시 비영업용 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융자산은 3분기 말을 기준으로 3709억원이다. 각 금융자산에서 당기손익으로 인식된 금액은 지분상품은 -190억원, 채무상품 11억원, 복합금융상품 4억6000만원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서는 투자 부동산의 비중이 크고, 승강기 사업 등 잘 되고 있는 분야가 있으니 비영업용 자산을 처분한 현금으로 애프터 마켓 등의 서비스 확대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처분 시기와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임대·관광·금융업까지 하는 현대엘리, 매출액 8할은 승강기
현대엘리베이터의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액의 사업별 비중을 보면 승강기가 76.1%를 차지한다. 이외 물류시스템과 IT서비스 사업이 9.6%, 호텔과 관광, 건설과 투자 사업 등이 14.3%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액은 약 2조1000억원으로 이중 약 1조6000억원을 승강기 사업으로 버는 셈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최근 5년간 영업이익은 2020년 9.4%, 2021년 7.5%, 2022년 4.3%로 낮아졌다가 지난해부터 반등했다. 2023년 5.4%, 2024년 8.5%다. 사업별 비중에 따라 승강기 사업이 영업이익을 이끌었다. 제반 경기인 주택시장의 흐름에 따라가는 경향성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유지보수 사업을 확장해 보완하면서 영업이익이 상승하고 있다.
반면 현대엘리베이터가 영위하는 다른 사업군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IT서비스업과 부동산 임대업, 관광 숙박업, 금융업 등이다.
이 사업군의 합산 매출액은 약 20%를 차지하지만 영업이익은 뒷받침되지 못했다. 3분기말 IT서비스업의 영업이익은 6억7000만원, 금융업은 마이너스(-)140억원을 기록했다. 관광 숙박업의 영업이익은 91억원이다. 승강기 사업과 관련된 물품취급장비제조업에서는 620억원을, 설치 및 보수 서비스업에서 693억원을 벌었다.
해외법인도 효율화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터키 등 다섯 곳에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해외 사업 수익성의 턴어라운드를 본격화하겠다고 적었다. 현재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말 기관투자자가 발송한 주주서한을 받았다. KCGI자산운용의 주주서한에는 "부동산임대업, 호텔 관광업 등 상대적으로 열위의 재무적생산성을 기록중인 국내 비주력사업에 대한 효율화 방안도 공개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주주서한은 회사가 수익성이 높은 엘리베이터 사업에 고정자산의 30%만 투입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10년째 적자를 기록한 해외 사업과 수익성이 낮은 부동산 임대업, 호텔관광업 등이 70%를 배치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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